유치원부터 고3까지… 자녀의 끝없는 ‘시험 스트레스’ 어떡하죠? [이향숙 박사와 함께하는 아동상담]

시험기간만 되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우리 아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거나, 시험을 치기도 전에 ‘망치면 어떡해!’라며 불안해 합니다.
심지어 그냥 학교 가는 것 자체가 무섭다고 말하기까지…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시험불안, 시험 스트레스, 불안장애… 이런 단어 많이 들어보셨지요? 우리나라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걸린다는 말도 있을 정도입니다.

시험을 볼 때 불안하고 긴장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면 문제가 됩니다. 이런 불안감이 잠재적인 능력 표출을 방해하는 심리적, 신체적 증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죠. 이런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증상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차근차근 알아봅시다.


이향숙 소장이 설명하는 시험불안 증상 체크사항

Q : 그저 예민해서 그런 건지.. 정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 건지.. 시험불안 증상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나요?

A :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화 증상에는 개인차가 있기 마련이지만, 점검해 볼만한 시험불안의 특징적인 증상들을 관찰해 보세요.

지나친 긴장은 두통이나 신경성 위장병, 배탈 등을 유발합니다. ​그러다 보니, 신체적 불편함은 물론이고 막상 시험에 임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기도 하죠. 시험불안증이 심한 아이들은 시험 1~2주 전부터 신체 반응이 먼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저 신체적 긴장으로만 여기거나 예민한 성격 탓을 하기 전에, 주요 증상들을 점검해 봅시다.

    • 시험기간이 오면 항상 소화불량, 설사, 복통 등을 호소한다
    • 사소한 자극에도 흥분하고 짜증을 많이 낸다
  • 의욕상실, 식욕부진, 극도의 무력감, 우울한 감정 등을 표현한다
  • 불필요한 고민과 걱정으로 집중하지 못하는 인지 저하 증상을 보인다 (“시험을 보다가 실수하면 어떡해”, “이번에도 망치면 어떡하지”, “점수가 낮게 나와서 좋은 학교에 못 가면 어떡하지” 등)
  • 불필요하고 강박적인 행동 반응이 나타난다 (손톱을 물어뜯거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거나, 시험지를 앞뒤로 계속 넘기며 문제들을 확인하는 등)

이향숙 소장이 설명하는 시험불안의 악순환 과정

Q : 시험공부를 게을리한 것도 아닌데… 시험불안은 왜 생기는 건가요?

A : 시험불안의 원인은 ‘지나친 각성 수준’과 ‘자기충족적 예언’ 때문입니다.

시험이란 건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성적이 나쁘고, 긴장이 너무 지나쳐도 실수를 해서 실력 발휘를 못하게 되곤 합니다. 중간 정도의 긴장 상태가 가장 시험에 적절한 각성 수준이라는 거죠. 하지만 시험이 중요하면 할수록 더욱 긴장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평소에 쉽게 풀던 문제도 못 풀고, 그러면 더더욱 긴장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치열한 교육적 경쟁환경과 부모님의 높은 기대 때문에, 상시로 학업•성적에 대한 압박감과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험상황에 처하게 됐을 때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죠. 시험에서 실수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아이를 불안감에 빠뜨리고, 그 불안감이 머리를 채우고 있으니 정작 시험문제를 풀어야 할 심리적 에너지가 불안을 처리하는 데 소모되고, 그 결과로 점수가 낮아져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난 시험을 망치고 결국 패배자가 될 거야!”라는 식의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잘못된 방향으로 실현됩니다.

이런 두 가지 악순환의 결과로 완전히 시험을 망쳐버리는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향숙 소장이 설명하는 시험불안을 줄이는 사고방식과 연습방법

Q : 시험불안 우리 아이 증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A : 불안 증상은 억지로 없애려고 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자연스러운 연습과 경험으로 이겨내야 합니다.

불안감과 압박을 느끼는 아이들은 그 왜곡된 생각 자체에 집중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거부당하고 비난받는 것에 대한 공포와,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는 것은 가치가 없다는 식의 생각이 머릿속을 차지하는 거죠.

역설적이게도 아이가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불안은 점점 더 깊어지고 치료가 더 어려워집니다. 자연스럽게 시험상황에 익숙해지고, 자신감을 쌓아주기 위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연습방법을 알아봅시다!

1.편안한 상황에서 편안한 시간 만큼 문제집 풀기

평소에 공부할 때, ‘내가 집중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을 설정해 놓고 문제집을 풀어봅시다. 처음에는 견딜 수 있을 만큼 짧은 시간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며 실제 시험시간까지 집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거죠. 불안감이 느껴지더라도 주변의 가족들에게 언제든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집이라는 편안한 공간에서의 연습을 통해 감정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2. 성취 가능한 작은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달성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기

자신에 대한 너무 높은 기대는 곧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으로 거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과도한 목표를 세우는 것은 좌절감과 불안감만 높여줍니다. 먼저 ‘영어단어 10개 외우기’, ’10분 후에 외운 단어 중 절반 이상만 맞추기’ 등 조금만 노력한다면 성취할 수 있는 정도의 작은 목표를 세워주세요. 한 단계씩 성공할 때마다 칭찬하고 격려해준다면, 시험에 대한 부담감이 오히려 동기부여로 변하여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거에요.

3. 다양한 성공 경험을 쌓으며 용기 얻기

이전의 실패로 부정적인 경험을 한 아이들은 시험이라는 상황 자체를 회피하거나, 일부러 공부를 소홀히 함으로써 실패에 대한 핑곗거리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겐 과거의 부정적 경험을 잊게 하는 ‘새로운 상황에서의 성공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림 그리기나 달리기 1등 하기 등 꼭 학업과 관련된 활동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내가 해냈어!”라고 생각할만한 다양한 경험이 생기면 그만큼 안도감과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더 심한 공포가 찾아오는 상황에서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해 볼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불안을 일으키는 일들에 끊임없이 부딪히게 됩니다. 아이가 맞닥뜨리게 될 불안한 상황들에 대비하는 방법들을 연습하고 실천하며 심리적인 힘을 키우고, 부모라는 기댈 수 있는 안전한 대상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세요. 그런 힘을 키우는 과정에서 도움과 조언이 필요하다면, 심리상담센터와 같은 전문가를 찾는 것도 꼭 잊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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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이향숙 소장님이 제공한 ‘아동∙청소년 심리상담’ 관련 기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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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소장 이향숙 박사
저자 : 이향숙 박사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소장)

· 숙명여대 대학원 초빙교수, 성균관대 대학원, 광운대 대학원 등 외래교수 역임
· KBS, MBC,SBS, JTBC, EBS,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 신문 등 아동청소년 가족상담 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