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 칼럼] 사춘기 아들과의 관계 회복,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린이들의 한 뼘 친구 마음톡톡과 이영숙 박사님이 함께하는 글입니다.

Q.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습니다.

사연 내용

A. 속마음 읽기와 내 마음 표현하기를 통해 대화해 보세요.

얼마나 힘이 드셨을지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아들과의 관계 꼭 회복하고 싶다고 하셨지요?시작이 반이라고 지금이라도 시작하면 어머니 정성의 열매가 열릴 것입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성품대화를 시도하시길 바랍니다. 성품대화란 ‘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생각, 감정, 행동에 영향을 끼쳐 더 좋은 성품으로 표현되도록 돕는 대화’(이영숙, 2009)입니다. 성품대화를 시도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속마음읽기’, ‘내 마음 표현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귀기울이는 모습

속마음 읽기란 다른 말로 ‘반영적 경청’ 또는 ‘적극적인 경청’이라고 합니다. 즉 상대방의 속마음을 적극적으로 읽어서 표현해 주는 것입니다. 자녀의 속마음을 읽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심히 들어야 합니다. 열심히 듣는 것, 그것이 바로 ‘적극적인 경청’입니다.

자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을 때는 마음속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빨리 파악하고, 뽑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운 말

속마음 읽기를 할 때 가장 좋은 말이 바로 “그랬구나!”입니다. 이 말을 자주 사용하면 좋습니다. 이 말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만듭니다.

“어머, 그랬구나. 참 속상했겠다. 두려웠겠구나. 굉장히 억울했겠구나.” 이렇게 “~했구나, 그랬구나”라는 말은 자녀로 하여금 자신이 이해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줍니다.

물론 속마음을 잘못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자녀의 마음을 단번에 파악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고 계속 대화를 시도하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 지점에서 자녀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고 부정적인 감정들이 해소됩니다.


‘속마음 읽기’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볼까요?

피아노 학원을 다니는 형섭이는 학원 수업이 5시부터라서 하교 후 30분 정도 집에서 쉬었다 갑니다. 그런데 요즘은 컴퓨터 게임에 빠져 수업 시간을 훨씬 넘겨 가곤 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형섭이에게 말했습니다.

“형섭아, 피아노보다 컴퓨터 게임이 더 재미있구나?”

이것이 속마음 읽기입니다. 그런데 형섭이 엄마의 경우 형섭이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속마음 읽기’를 썼다는 점이 조금 특이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자녀의 말뿐 아니라 행동까지 살펴 속마음 읽기를 해야 합니다.

엄마의 말에 형섭이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형섭이는 시무룩한 목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시무룩한 아이

아니에요. 피아노도 재밌어요.
그런데 요즘은 어려운 악보를 쳐서 힘들어요.

형섭이의 말을 듣는 순간 엄마는 훈계나 논리적 설득이라는 걸림돌을 사용하지 않고 부모성품대화학교에서 배웠던 속마음 읽기의 한 가지인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래, 어려운 악보를 친다니 참 힘들겠구나.”

이렇게 한 번 더 속마음 읽기를 사용했습니다. 속마음 읽기는 여러 번 해줘도 괜찮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자녀의 마음속에 있는 감정들이 점차 해소됩니다. 속마음 읽기를 몇 번 해 주었더니 형섭이에게 의외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웃는 아이

“맞아요. 하지만 선생님이
매일 조금씩 연습하면 나도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래요.”

어떻습니까? 형섭이는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습니다. 문제의 답을 이미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 대신 결론을 내리면 안 됩니다.


“그럴수록 잘해야지. 누구에게나 어려움은 있는 거야. 견뎌야 해. 자, 가자!”

부모가 이런 식으로 말하면 자녀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속마음 읽기’를 통해 자녀들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쏟아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속마음 읽기’를 통해서 자녀의 마음속에 있는 감정들을 풀어 주었다면, 다음 순서는 부모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내 마음 표현하기‘(나 전달법)입니다.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내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 마음 표현하는 방법

예를 들어 학교에 갔다 와서 갈아입은 자녀들의 옷이 식탁에 놓여 있을 때 “너는 왜 이렇게 게으르냐? 엄마가 옷을 벗으면 바로 옷장에 걸어두라고 말했지?”라고 말하지 않고

“딸아, 외투를 식탁에 올려 두었더구나. 외투를 식탁에 올려두어서 엄마가 저녁식사를 자유롭게 준비하기가 어렵네. 엄마는 옷을 아무 데나 걸어두는 것이 싫구나. 네 옷장에 잘 걸어두면 좋겠다.”

라고 자신의 욕구를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고 잘 표현하는 것이 ‘내 마음 표현하기’입니다. ‘내 마음 표현하기’를 활용하면 나의 마음도 지혜롭게 표현할 수 있고, 자녀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도 제안할 수 있습니다.

가족의 모습

성품대화는 막힌 관계를 회복시키고, 상대방의 생각, 감정, 행동을 변화시키는 기적의 대화입니다.

다만 큰 갈등을 빨리 해결하려는 조급함을 버리고 일상의 작은 대화들을 ‘성품대화’로 바꾸면서 자녀의 속마음을 충분히 읽고, 부모님의 진심을 전달하세요.

정성 들인 나무가 반드시 꽃과 열매를 피우듯 성품대화로 인해 부모와 자녀의 마음에 반드시 기쁨과 감사가 넘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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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이영숙 박사님의 ‘아이교육’ 관련 기고글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본 포스팅은 이영숙 박사님의 저서 [이영숙 박사의 성품대화법] 에서 일부 발췌하여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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