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C유에 생명을 불어넣는 GS칼텍스의 연금술사 – 생산기획2팀 박준렬 대리

생산기획2팀 박준렬 대리 – 벙커C유에 생명을 불어넣는 연금술사

석유화학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 연산품(連産品)이라는 것, 다들 알고 계시죠? 원유를 분별증류해서 화학적으로 정제하면, 동일한 공정에서 끓는 점에 따라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는데, 이들 사이에 주종관계가 없고 서로 종류가 다르므로 연산품이라고 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이라크 등 해외에서 들여온 원유는 정제과정을 거쳐 LPG(액화석유가스)와 휘발유, 등유, 경유, 벙커C유 등 다양한 석유 제품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연산품 중에서 가장 아랫단에서는 황 함량이 높은 상압잔사유, 즉 벙커C유(Bunker-C)가 필연적으로 나오는데요. 이 제품은 다른 제품들보다 부가가치가 낮습니다. 원유투입부터 제품생산에 이르기까지 윗단부터 아랫단까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정유공정. 쏟아져 나오는 벙커C유를 고무줄처럼 신축적으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정유공정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인체에 비유하면 음식을 섭취했는데 배설을 못한다면 변비가 심해지면서 몸은 병들기 마련입니다. 아래로 나오는 벙커C유를 쑥쑥 빼낼 뿐만 아니라 부가가치를 왕창 왕창 올리고 있는 현장으로 떠나봅니다.

벙커C유, 새롭게 태어나다

벙커C유는 쏟아지는 대로 잘 처리를 해내야 합니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다른 제품과 섞어 선박용 Bunker Fuel(연료유)로 만들어내거나, 고도화설비의 피드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벙커C유를 경유와 섞으면 LSFO, HSFO, Bunker-A와 같은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고도화설비에 피드되고 남은 감압잔사유로는 아스팔트가 만들어집니다. 점차 강화되고 있는 환경과 법적 규격을 만족시키는 범위 내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생산해 적기에 출하하기까지가 박준렬 대리의 역할입니다.

그가 만들어 내는 엄청난 부가가치!! 
그가 만들어 내는 엄청난 부가가치!!

최근 들어 정유사들이 추가 정제과정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고도화설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셨을 겁니다. 고유가 시대에 원유를 들여와 정제해 휘발유와 등유, 경유를 뽑아내는 1차 과정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얻기 어려워진 탓입니다. 정제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저부가가치의 벙커C유가 바로 고도화설비의 원료가 됩니다. 고도화 설비는 벙커C유에서 황을 분리(탈황)해 다시 LPG와 프로필렌, 휘발유, 경유로 만들어냅니다. GS칼텍스의 고도화설비인 VDU와 RFCC에는 하루 24만 배럴의 벙커C유가 피드됩니다.

24시간, 변수(외란)와의 싸움

쏟아져 나오는 벙커C유의 일부는 제품으로 재생산하고 일부는 고도화설비의 원료로 공급합니다. 간단해 보이는 박준렬 대리의 벙커C유 조정 업무에는 엄청난 변수들이 숨어있습니다. 이러한 변수들의 발생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의 업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정확할 것 같습니다.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상압증류탑(CDU)에 투입되는 원유 성상에 따라 CDU의 젤 마지막 단에서 생산되는 벙커C유의 성상이 직결됩니다. 중동에서 여수까지 원유가 수송되는 데 보통 2달이 걸리는데, 날씨와 부두 작업 등 여러 예상치 못한 원인으로 도착이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럴 때에는 제품생산과 피드 투입계획을 다시 짜야 합니다. 벙커C유가 품질 규격에 맞지 않아 제때에 출하되지 못하거나, 후단공정의 문제로 피드가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재고가 높아지면 벙커C유 탱크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CDU 피드 증가에 제한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물류 흐름상 최후단에서 제품이 나가주질 않으니 경제성이 좋아지더라도 최상단에서 원유투입을 늘리지 못하고 심지어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다양한 변수에도 문제를 해결해 내는 '박준렬' 대리
다양한 변수에도 문제를 해결해 내는 ‘박준렬’ 대리

이뿐 아닙니다. 탱크 개방 검사라도 있을 때면, 제품 조정담당자의 완충장치라 할 수 있는 가용한 탱크 용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외부 변수에 취약해집니다. 순식간에 차오르고 소진되는 식으로 재고 변화 폭이 커지기 때문에 재고 관리가 더욱 타이트해지며 운영계획에 변수도 많이 생깁니다. 항상 긴장감 속에 일하는 박준렬 대리는 조정업무를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은 외부변수에 대한 즉각적인 상황판단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말합니다.돌발상황이 발생해서 즉시 조치를 취해야 할 때 관련 팀들과 신속하게 의견을 교환해서 과거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취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도출합니다.원료도입과 제품출하 계획을 짜는 본사와 생산계획에 맞게 제품을 생산해내는 현장의 중간에서 최적의 방안과 스케줄을 조율하고, 오더를 내리는 컨트롤 타워에서 느끼는 변화무쌍함에 보람을 느낀다는 그. 그의 노력 덕분에 도입된 원유가 무난히 Bunker Fuel이라는 최종제품까지 출하될 수 있습니다.

사람, 그가 일하는 에너지

제품이 생산되는 공정, 품질 관련 실험실, 블렌딩과 출하 관련 저유팀 및 부두, 본사 수급 및 S&T팀, 선사, 검정사로부터 끝없이 걸려오는 전화에 노이로제에 걸리기도 했다는 그는 항상 휴대전화 배터리가 떨어질까 불안하고, 어딜가나 충전 플러그를 찾는 습관이 생겼다네요. 하지만 시스템이 있더라도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거라 굳게 믿는 박준렬 대리는 사람들간의 유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새벽에 걸려오는 전화도 기분 좋게 받고, 현장에 들러 얼굴도 익히고, 자주 만나 고충도 나누고 아이디어를 교환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는 '박준렬' 대리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는 ‘박준렬’ 대리

그의 말이, 얼굴을 맞대고 고민을 털어놓으면 결국 상대방이 예상치 못한 히든카드를 꺼내더랍니다. 올해 초부터 벙커C유 조정업무를 맡으며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태풍 이야기를 합니다. 초대형 태풍이 두 차례나 와서 부두가 이틀 반 동안이나 폐쇄되는 바람에 탱크 운영계획을 기민하게 변경했고, 탱크가 목까지 차오르는 순간 마침내 부두가 재개되어 제품이 출하됐다고 합니다. 몸 안에 쌓여있던 숙변이 일순간 쫙 빠져나가는 듯한 희열을 느꼈답니다. 사실 박준렬 대리도 업무를 맡기 전에는 안정적인 운전을 위해 벙커C유 조정 담당자의 밤낮 없는 노력이 있었음을 몰랐다고 합니다. 피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도화설비의 경우, 벙커C유의 조성과 성상이 달라지면 관련 모든 팀에 최소 8시간 전에는 이메일로 통보를 해야 합니다.

24시간 운전되는 여수공장, 피드 스위치도 물론 밤낮없이 이루어집니다. 피드 스위치 메일을 보내기 위해 지금의 아내와 데이트하던 중 와이파이가 잡히는 커피숍을 찾아 옮겨 다니느라 커피와 케이크, 팥빙수까지 전부 먹었다고 하네요. 벙커C유 조정업무를 통해 공장 물류흐름에 대한 전반적인 안목을 키우고 있는 그. 특히 고도화설비에 단순히 밥만 주는 것이 아니고, 잘 커나가는 것을 세심히 들여다봐서 기술적인 지식을 쌓고 싶다고 합니다. GS칼텍스 공정의 연결고리를 하나하나 경험하며 차근차근 역량을 쌓아가고 있는 그가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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