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학개론] 제13강. 석유 매장량의 이해 : 석유는 40년 후 정말로 고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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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학개론] 제13강. 석유 매장량의 이해 : 석유는 40년 후 정말로 고갈될까? | title banner introduction to energy

사람들을 만나 석유공학을 전공한다고 소개하면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의 하나가 ‘석유가 언제쯤 고갈되나’ 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석유가 고갈되는 시점을 40~60년 후 정도로 알고 있는데, 사실 40년 전부터도 비슷한 숫자를 들어왔을 것이다. 이번 전문가가 전해주는 석유 이야기를 통해 석유 매장량의 정의와 종류, 그리고 시간이 지났는데도 같은 숫자가 계속 반복되는 이유를 알아보자.

목차

1. 석유자원관리체계(PRMS): 석유 자원량의 평가기준
2. 석유 매장량의 정의
3. 석유의 상업생산 판단근거
4. 다양한 석유자원의 매장량과 자원량

석유자원관리체계(PRMS) : 석유 자원량의 평가기준

일반적으로 기업의 가치는 매출액과 순이익, 그리고 미래 발전 가능성에 의해 결정된다. ExxonMobil, Chevron, BP 같은 메이저 석유기업의 경우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며, 그 가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일일 생산량과 매장량이다. 따라서, 매장량은 정확히 정의되고 평가되어 공시되어야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와 정부도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석유 개발과 관련된 세계 주요 4대 협회(SPE, WPC, AAPG, SPEE)가 2007년에 석유자원관리체계(PRMS)를 공식적으로 제안하여 매장량의 정의와 분류체계를 명확히 하였다. 아래 그림은 PRMS를 바탕으로 2009년 정부에서 제정한 석유 자원량 평가 기준이다. 시추를 통한 직접 확인과 상업성 확보 여부를 분명한 기준으로 하고 향후 생산 가능성 정도에 따라 명칭이 구분된다. 이와 같이 용어를 표준화하면 석유 개발뿐만 아니라 관련 투자 및 금융 사업에서 용어로 인한 혼란과 오남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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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의 상업생산 판단근거

매장량의 정의에서, 상업적으로 생산한다는 것은 단순히 손해 보지 않고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석유자원관리체계는 아래에 언급된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구체성과 실현가능성을 상업생산의 판단근거로 제시한다. 구체적인 한 예로, 아무리 많은 양이 저류층에 있을지라도 광구권 허기기간 내에 생산할 수 있는 양이 해당 회사의 매장량이며 그 허가기간이 연장되면 매장량도 증가하게 된다.

(1) 개발을 위한 합리적인 계획수립
(2) 개발계획에 대한 세부적이고 합리적인 경제성 평가
(3) 개발을 보장하기 위한 생산량과 시장의 존재
(4) 생산과 수송이 가능하고 생산을 위한 법, 제도, 환경적 제약이 없음
(5) 광구권의 허가기간 확보

확인 매장량이 되기 위한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했지만, 실제 생산량이 예상량의 50% 이상일 경우가 추정 매장량이며 추가적인 작업에 의해 매장량으로 편입된다. 추정 매장량을 평가한 인근 지역이지만 관련 정보가 부족하여 생산될 가능성이 10% 정도인 경우가 가능 매장량이다. 우리는 많은 경우 “가능한(possible)”이라 하면 매우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매장량의 정의에서는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로 불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앞으로도 생산되지 못하는 석유의 양이 가능 매장량이다.

석유 자원량 분류 및 용어 그림에서, 시추에 의해 그 부존 여부를 직접 확인하였지만 상업적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견 잠재 자원량이다. 상업생산이 어려운 이유는 생산기술의 한계나 시장의 부재 또는 낮은 유가나 과도한 개발비용, 환경규제 등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지하에 석유를 포함하고 있을 유망구조들이 있지만 아직 시추로 확인하지 못하였다면 이를 탐사 자원량이라 하며, 그 평가의 신뢰도에 따라 최소, 최적, 최대 양으로 분류한다. 이 경우 국내에서는 매장량이란 표현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다양한 석유자원의 매장량과 자원량

우리는 언급한 매장량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많은 경우에 숫자적으로 주어진 매장량 가채년수 정보에 의존한다. 아래 표는 다양한 석유자원의 매장량과 자원량을 보여준다. 특히 자원량의 경우, 조사기관과 시기에 따라 값의 차이가 있고 정보의 부족으로 그 가채년수를 정확히 알 수 없음에 유의해야 한다. 2018년 6월에 발표된 BP 에너지통계에 의하면 현재 원유의 가채년수는 50년인데 이는 확인 매장량을 연간생산량으로 나눈 값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30년 전에 예상한 가채년수는 43년 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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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량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매장량은 새로운 유전의 발견, 기존 유전에서 추가정보의 획득, 유가와 개발비 같은 경제조건의 변화, 정부 및 환경 규제의 변화, 또는 생산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한다. 부존도 확인되었지만 판매의 어려움이나 생산비용 또는 낮은 회수율로 인하여 경제적으로 생산하기 어렵거나 탐사단계에서 평가된 양을 일반적으로 자원량(resources)이라 하며 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매장량에 포함되지 않는다. 캐나다 앨버타주의 오일샌드와 베네주엘라 오리노크 지역의 초중질류는 각각 부존량이 1조 7,000억 배럴, 2조 3,000억 배럴로 예상되지만, 현재 조건이 우수한 일부만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으며 그 양이 해당 매장량이 된다. 참고로 이들 각 부존량이 현재 전세계 확인 매장량 보다 많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매장량은 그 정의에 의해 여러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데, 가채년수는 크게 변화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상류부문 산업계가 회사의 존립과 원활한 경제활동의 지원을 위해 40~50년간의 매장량을 항시 확보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확인 매장량으로부터 석유를 생산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가로 획득하여 추정 매장량과 가능 매장량을 매장량으로 확보하는 연간 활동을 계속 반복한다. 세계 인구의 증가와 산업화로 석유 수요는 매년 1~2% 내외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아래 표에서 보듯이 가채년수는 비슷하지만 연간 생산량의 증가로 인하여 총 매장량은, 계속적인 소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20년 전 대비 원유는 46%, 가스는 52% 증가하였다.
현재 원유의 평균 회수율이 35% 내외에 머물고 있고 상업적 생산의 어려움으로 인해 매장량과 자원량에 큰 차이가 있다. 또한 심해와 극지를 포함한 미탐사 지역에 부존하는 자원, 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으로 아직 생산하지 못하는 비전통 석유자원, 저유가로 개발을 미루고 있는 많은 유전들, 그리고 석유공학 기술발전을 고려할 때, 앞으로 200년 이상 석유자원을 주에너지원으로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저자는 예측한다. 다음 글에서는 석유자원의 세계 수요에 대하여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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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최종근 교수로부터 기고를 받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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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근 교수 -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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