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의 생산과 안정적 공급을 통한 원활한 소비는 국가 및 세계 경제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BP 에너지통계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하루에 원유는 9,800만 배럴, 천연가스는 3.7조 입방미터 소비되었다. 그렇다면 이 많은 양을 누가 생산하여 공급하는지 이번 전문가가 전해주는 석유이야기를 통해 구체적 수치와 함께 알아보자.
이번 글에서는 매년 6월에 발표되는 BP 에너지통계 자료를 분석하여 활용하였다. 아래 표 2가지는 원유와 천연가스 관련 주요 항목에 대한 국가별 순위와 구체적 수치를 보여준다. 석유의 수요와 공급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 관심 있는 주요 항목을 모두 표기하였지만 이번 글에서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매장량과 생산 그리고 공급을 중심으로 중요한 특징들을 언급하고자 한다.
목차
1. 비전통 석유자원 생산 기술의 발달로 인한 석유매장량 순위 변화
2. 미국 원유생산량 증가로 저유가 장기화
3. 천연가스 매장량과 수출량 1위인 러시아
4. 천연가스 순수출국이 된 미국
비전통 석유자원 생산 기술의 발달로 인한 석유매장량 순위 변화
과거에는 “석유” 하면 사우디가 연상될 정도로 사우디는 2010년까지 부동의 원유매장량 1위 자리를 유지하였고, 2013년까지도 생산량과 수출량 모두 1위를 차지하여 나라이름에서 연상되듯, 그야말로 “석유왕국” 이었다. 하지만 석유개발기술의 혁신적 발전으로 비전통 석유자원도 상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매장량에 공식적으로 집계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중질유를 많이 가지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1위를 차지하고 오일샌드 부존량 세계 1위인 캐나다가 전체 3위이다. 나머지 순위는 예상한대로 중동국가들이 차지하며 석유수출국기구 회원이 아닌 러시아가 6위이다.
매장량과 달리 원유 생산량은 조금 다른 특성을 보인다. 특히 미국은 전통 및 비전통 석유자원 매장량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생산기술로 인해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의 생산량이 최근 10년간 급격히 증가하였다. 그 결과 2014년부터 사우디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원유 생산국이 되었고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풍부한 매장량을 바탕으로 원유를 많이 생산하여 수출하고 있다.
미국 원유생산량 증가로 저유가 장기화
우리가 경제 현황이나 향후 전망을 이야기 할 때, 환율과 더불어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아마도 유가일 것이다. 유가는 수요와 공급 그리고 이들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2008년 7월 배럴당 147달러까지 상승하였던 유가(WTI)는 2014년 이후 계속 하락하여 2019년 5월 1일 기준 63.91달러이다. 이와 같은 저유가가 유지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미국의 원유생산량 증가이다. 과거에는 황성분이 적고 품질이 우수한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두바이 유가보다 배럴당 5~7달러 정도 비쌌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배럴당 7~9달러 더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그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5년과 10년 전에 비하여 각각 하루 415만 배럴, 620만 배럴 증가하였다. 비록 미국이 많은 소비량으로 인해 여전히 원유를 수입 (단일국가로 2위)하고 있지만, 국제 원유시장에서 증가한 생산량만큼 수요의 감소를 유발하였다. 또한 친디아로 불린 중국과 인도의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원유수요가 급증하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미국을 제외한 세계경제의 불황과 위기로 원유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진 않다. 따라서 유가를 유지하거나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공급측면인 산유국의 수출량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일부 산유국이 수출량을 줄여도 해당 국가의 시장점유율만 감소하고 유가는 별로 상승하지 않는 현상을 보인다. 무엇보다도 산유국의 국가재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석유수출량을 줄이거나 다수의 수출국이 일관된 정책을 지속하기 어려운 한계로 인하여 현재는 구조적 공급과잉 상황에 있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나 베네수엘라의 정치불안 그리고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여전히 낮은 상태로 유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5년과 10년 전에 비하여 각각 하루 415만 배럴, 620만 배럴 증가하였다. 비록 미국이 많은 소비량으로 인해 여전히 원유를 수입 (단일국가로 2위)하고 있지만, 국제 원유시장에서 증가한 생산량만큼 수요의 감소를 유발하였다. 또한 친디아로 불린 중국과 인도의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원유수요가 급증하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미국을 제외한 세계경제의 불황과 위기로 원유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진 않다. 따라서 유가를 유지하거나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공급측면인 산유국의 수출량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일부 산유국이 수출량을 줄여도 해당 국가의 시장점유율만 감소하고 유가는 별로 상승하지 않는 현상을 보인다. 무엇보다도 산유국의 국가재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석유수출량을 줄이거나 다수의 수출국이 일관된 정책을 지속하기 어려운 한계로 인하여 현재는 구조적 공급과잉 상황에 있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나 베네수엘라의 정치불안 그리고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여전히 낮은 상태로 유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천연가스 매장량과 수출량 1위인 러시아
천연가스의 경우 러시아가 매장량과 수출량에서 1위이다. 러시아는 90% 이상을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과 인근 소비지로 수출한다. 이란과 카타르는 중동 페르시아 만에서 두 나라의 영해에 걸쳐있는 세계 최대 South Pars/North Dome 가스전으로 인하여 그 매장량이 많다. 하나 특이한 것은 중앙아시아에 위치하는 투르크메니스탄이 세계 4위의 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통계에 익숙하지 않는 일반인들은 중동이나 동남아시아의 산유국이 아님에 놀랄 수도 있다.
매장량은 상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양이기 때문에 석유개발회사가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것이 아니다. 매장량은 해당 유가스전의 가치뿐만 아니라 투자 및 자산관리의 기본정보이므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정확히 평가되고 외부 감사기관으로부터 공인을 받아야 공식적으로 인정된다. 2006년 말에 처음 발견된 남 요로탄(South Yolotan) 초대형 가스전이 세계 2위의 규모로 그 값이 공식 매장량에 편입되면서 투르크메니스탄이 단숨에 세계 4위를 차지하였다.
천연가스 순수출국이 된 미국
셰일가스 혁명이라 회자될 정도로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이 대량으로 생산되면서 미국이 원유와 천연가스의 최대 생산국이 되었다. 액체인 원유는 수송과 관리가 비교적 쉬운 반면, 천연가스는 비축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 따라서, 생산된 천연가스는 반드시 수요자와 연계되어 판매되어야 하며 만약 그리하지 못하면 실제로 생산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미국은 석유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수출을 금지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천연가스 순수출국이 되었고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출뿐만 아니라 2016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도 수출하고 있다. 다음 글에서는 석유자원의 거래와 수송 그리고 비축에 대하여 알아보자.
※ 본 콘텐츠는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최종근 교수로부터 기고를 받아 재구성한 것입니다.
※ 본 콘텐츠의 IP/콘텐츠 소유권은 GS칼텍스에 있으며 Reproduction을 제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