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 1명이 1년동안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무려 88kg에 달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에 해당하는 수치인데요. 이처럼 일상 속 범람하는 플라스틱 문제는 우리 모두의 노력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숙제가 되었습니다.
‘플라스틱 리터러시’란, ‘플라스틱’과 잘 알고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리터러시(Literacy)를 더한 합성어인데요. 즉, 플라스틱을 잘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능력을 의미해요. ‘플라스틱 리터러시’를 기르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일까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바로 플라스틱을 ‘잘 아는 것’일 겁니다.
생수병, 일회용 컵 등 눈에 보이는 플라스틱뿐 아니라, 우리 일상 속 꽁꽁 숨은 플라스틱들도 아주 많은데요. 오늘은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인지 모르고 무분별하게 사용했던 존재, ‘히든 플라스틱(Hidden Plastic)’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티슈’ 아니고, ‘플라스틱’입니다! 일회용 물티슈
어느새 하루에 몇 장씩 사용하는 생활 필수품이 되어버린 물티슈. 부드러운 소재에 이름까지 티슈가 들어가 있어, 화장지와 유사한 소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실제로 경기도에서 2021년 실시한 ‘물티슈 사용실태 및 인식’ 조사에 따르면, 물티슈의 원재료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무려 44% 정도였어요.
하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할 사실! 대부분의 물티슈에는 플라스틱 재료인 ‘폴리에스테르’가 활용되고 있어요. 폴리에스테르는 재활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매립 시 썩어서 사라지기까지 100년 이상이 소요되고, 소각을 하게 되면 다이옥신 등의 유해 물질이 발생해요. 또, 물티슈를 변기에 버리게 되면, 녹지 않는 성질 때문에 하수 처리시설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해요.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물티슈가 플라스틱이라니!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환경을 위해 가장 좋겠죠? 다회 사용이 가능한 손수건, 행주, 걸레 등으로 물티슈를 대체할 수 있어요. 그래도 꼭, 어쩔 수 없이 물티슈를 활용해야 한다면, 변기나 하수구가 아닌 ‘일반 쓰레기’로 올바르게 배출해주세요.
씹고 뱉는 플라스틱, 껌
달콤한 향기와 쫄깃한 식감으로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씹는 껌, 하지만 바닥에 아무렇게나 뱉어진 껌들을 보면 절로 인상이 찌푸려지죠. 이렇게 버려진 껌들은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환경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요. 껌에도 미량의 플라스틱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초창기에는 껌을 만들기 위해 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고무인 치클을 베이스로 사용했지만, 껌의 소비가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플라스틱 합성수지 원료인 ‘폴리바이닐아세테이트’로 대체하게 됐어요. 다행히 소량이라 인체에 해가 되지는 않지만, 환경에는 피해를 끼칠 수 있답니다.
길거리를 나가보면 바닥에 까맣게 눌러 붙은 껌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어요. 이 껌들이 조각으로 떨어져 나와 하수구로 들어가게 되면, 미세플라스틱이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갈 수 있는거죠. 바닥에 뱉은 껌이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도록, 껌을 버릴 땐 종이나 휴지에 싸서 쓰레기통에 넣어주세요!
플라스틱, 변기에 버리실 건가요? 콘택트 렌즈
간편하게 시력을 교정해주는 일회용 콘택트렌즈 역시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요. 그런데 이 일회용 콘택트렌즈, 화장실에서 빼고 세면대나 변기에 버리고 있지는 않나요? 이렇게 버려진 콘택트렌즈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 연구진의 조사에 따르면, 변기나 세면대에 버려진 렌즈는 폐수에 섞여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렌즈의 투명하고, 유연한 특성 때문에 필터에 걸러 지기가 어려워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하게 된다고 해요. 이렇게 생분해 되지 못하고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한 채 바다나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물에 살고 있는 생물들이 미세 플라스틱을 먹게 될 테고,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게 될 거예요. 사용한 렌즈는 세면대나 변기가 아닌 쓰레기통으로! 꼭 올바르게 버려주세요.
자, 이렇게 일상 곳곳에 숨은 대표적인 ‘히든 플라스틱’ 세 가지를 살펴봤습니다. 편리함이라는 큰 장점을 갖춘 플라스틱은 생각보다 우리의 삶 속 더 깊고, 넓은 곳까지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제 플라스틱의 편리함은 환경에 위협이 되고 있어요. 그렇다고 플라스틱을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이 딜레마 속에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 제품은 대체품을 사용하거나 사용을 자제하고, 만일 사용했다면 올바르게 배출하고, 재활용이 가능하다면 꼭 재활용으로 배출하는 일상 속의 소소한 노력이, 우리의 지구를 더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거예요. 플라스틱과 환경이 더 건강한 형태로 공존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