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의 환경 영향, 그리고 위드플라스틱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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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의 환경 영향, 그리고 위드플라스틱 시대 | 20220715 01 01

미세플라스틱,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오염물질

비닐봉지를 쓴 황새, 플라스틱 그물에 걸린 붉은 바다거북, 플라스틱 링에 목이 졸린 물개, 면봉을 감고 다니는 해마, 플라스틱과 뒤엉킨 산호초… 생태계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모습이다. 그리고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미세플라스틱은 이제 전 국민에게 익숙한 용어가 되었다.

필자는 생태독성학자이다. 생태독성학은 환경 속 오염물질과 생태수용체 간의 상호영향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생태독성학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문제는 역시 미세플라스틱이다. 필자가 에디터로 있는 SCIE(과학인용색인 확장판) 저널인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투고되는 논문의 상당한 부분이 미세플라스틱과 관련되어 있을 만큼,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매우 심각한 환경문제 중 하나다.

환경에는 중금속, 잔류성유기오염물질, 환경호르몬, 유류 등 매우 다양한 오염물질이 존재하는데, 왜 지금은 미세플라스틱이 제일 심각해졌을까? 그 이유는 아마도 미세플라스틱만큼 그 양이 어마어마한 환경오염 물질은 없고, 플라스틱 생산을 당장 금지한다고 해도 이미 환경에 버려진 폐플라스틱으로부터 미세플라스틱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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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그리고 생물체 내에서 조각화·미세화 되는 플라스틱

미세플라스틱은 없는 곳이 없다. 대기, 해수, 담수뿐 아니라 토양과 퇴적물에서도 발견되고 있으며, 농작물, 수산물 등을 포함한 생물체 내부에서도 발견된다. 미세플라스틱은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스티렌(PS) 등 종류가 다양하며, 모양에 따라 원형(sphere), 파편형(fragment), 섬유형(fiber)로 분류된다. 그 크기는 매우 다양한데 일반적으로 1㎛(미크론, 1mm의 1/1000) 이상 5mm사이의 플라스틱 조각을 미세플라스틱, 1㎛ 이하는 나노플라스틱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300㎛ 이하로, 가루 또는 미세한 보풀과도 같다.
플라스틱은 물리적·화학적 풍화작용으로 조각화, 미세화가 진행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게 부서지게 된다. 최근에는 생물체 내부에서도 플라스틱의 조각화가 발생하는 생물파편(Biofragmentation) 현상이 알려져 있다. 필자의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토양을 지렁이가 섭취할 경우, 섭취 활동에 의해 더 잘게 쪼개진 나노플라스틱으로 배출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다른 토양생물이 더 미세화된 플라스틱 조각에 재노출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데, 일반적으로 입자 크기가 작을수록 반응성이 커져 독성이 증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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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플라스틱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담수, 토양을 포함한 환경다매체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서식하는 생물체에 매우 다양하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필자의 연구 결과를 예로 들자면, 미세플라스틱은 담수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물벼룩의 생존을 위협하는데, 물벼룩의 소화기관, 그리고 생식기관에 침투해서 생식 및 발달을 저해한다.

한편,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은 토양생물인 톡토기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톡토기는 흙 속에서 호흡하고 원활히 움직이기 위해 스스로 공간(생물공극)을 만들어 행동하는데, 톡토기가 만든 생물공극 내로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되면 행동저해가 발생한다. 또한 미세플라스틱 오염토양에서 자란 녹두 잎에 노출된 달팽이는 먹이탐색 능력이 저하되고, 섭식속도가 저하되어 생태계에서 취약한 상태로 전락하기도 한다.

그리고 미세플라스틱은 다른 오염물질처럼 하위영양단계에서 상위영양단계로 전이가 된다. 이는 수산물, 농작물 등 먹거리를 통해 인체에 유입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전이를 통해 어류에 전이되며, 식물뿌리를 통해 식물체내로 유입, 줄기, 잎 등 상부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은 먹거리의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미세플라스틱은 중요한 먹거리인 해양생물의 영양소 구성에 영향을 주는데,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흰다리새우의 가식부 내 전체 아미노산 함량이 감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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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플라스틱의 시대

플라스틱, 그리고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요즘 ZERO플라스틱, 플라스틱FREE, 플라스틱OUT과 같은 운동이 활발하다. 그러나 이미 호모 플라스티쿠스(Homo plasticus)로 불리는 인류가 과연 플라스틱 없는 생활을 감당할 수 있을까? 생분해플라스틱 등 대체품 개발을 위한 과학기술적 해법, 보여주기 식이 아닌 ESG기반의 기업의 노력, 정부의 지속성 있는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시대에서 필요한 것은 플라스틱 재사용·새활용·재활용을 포함한 슬기로운 위드플라스틱 생활이 아닐까?
※ 본 글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GS칼텍스의 공식입장은 아닙니다.

GS칼텍스의 플라스틱 리터러시 (Plastic Literacy)

위드플라스틱 시대를 사는 우리, 그렇다고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쓰고 버리기만을 반복할 수는 없는 상황이죠.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면서 장점은 오래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플라스틱을 잘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배너를 클릭해 GS칼텍스 플라스틱 리터러시 웹페이지 를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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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주 교수 - 건국대학교 환경보건과학과

생태독성학자이며 건국대학교 상허생명과학대학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환경독성보건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두산연강환경학술상 대상(2021)을 수상했다. JTBC<차이나는 클라스>, CBS<김현정의 뉴스쇼>, OBS<인사이드스토리>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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