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플라스틱은 자원이다. (주) 도원 김성배 대표

GS칼텍스 -

GS칼텍스는 플라스틱 제품 수거 및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고민합니다. 그리고 관련 종사자들과 함께 논의하고, 그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플레이어’는 이렇게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종사자들을 GS칼텍스가 부르는 이름입니다.

이번 인터뷰 시리즈는 플라스틱 플레이어들의 다양한 고민을 들어보고, 플라스틱 딜레마 해결을 위해 스스로 찾은 방법을 공유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플라스틱 플레이어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플라스틱의 올바른 사용 방법을 찾아봅니다.
첫 번째 플라스틱 플레이어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전처리해 다시 순환할 수 있도록 원료화 하는 회사, “도원”의 김성배 대표입니다. 김성배 대표는 1990년 재활용 전문 회사에 취직한 뒤 자원 재활용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스스로 설립한 도원은 재활용 분야에서 돋보이는 전문적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한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김성배 대표를 만나 재활용 산업의 중요성 및 미래 성장 가능성, 전처리 공정에 대한 오해 등 플라스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전처리 공정 및 그로부터 생산된 제품들을 직접 보여주며 인터뷰를 진행한 김성배 대표의 모습에는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자원순환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이 가득 베여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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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a clean world!

우리나라 쓰레기 분리수거 역사는 30년이 넘습니다. 1970~80년대 경제발전으로 쓰레기 배출량이 많아지자 분리수거 및 재활용에 대한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결국 1991년 쓰레기 분리수거를 의무화하는 ‘재생 자원의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습니다. 이후 1995년 ‘쓰레기종량제’까지 시행되면서 오늘날에는 쓰레기 분리배출 및 재활용 문화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도원은 전처리 공정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원료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리사이클 분야에는 도원과 같은 회사가 많이 있지요. 하지만 저희 회사처럼 재활용을 100% 기초로 삼고 있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눈에 들어왔던 것은 “Make a clean world!”라는 도원의 캐치프레이즈였습니다. 그만큼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위해 정진하는 회사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재활용 사업을 해오면서 점점 많은 사명감이 쌓여가고 있다는 김성배 대표의 플라스틱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의 비전이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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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플라스틱 폐기물은 재활용 자원이 될 수 있다

플라스틱의 전처리 공정을 위주로 운영되는 도원의 평택 공장에는 분리가 필요한 폐기물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대부분 협력 수거업체를 통해 들여온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중형 가전제품이었고, 화장품 용기나 커피 캡슐과 같은 소형 제품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플라스틱 재활용에 집중해 온 김성배 대표에게 폐기물 처리 과정에 있어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PIR(Post Industrial Recycled)은 공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PCR(Post Consumer Recycled)은 소비자들이 쓰고 버리는 폐기물을 말합니다. 예전에는 저희도 수거 시스템이 미흡했어요. 그래서 주로 PIR을 처리했지만 지금은 PCR도 함께 처리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PIR은 일반적으로 PCR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질이 균등하고 깨끗한 특성을 갖고 있어 재활용 시 활용도가 높은데요. 이런 이유로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전처리가 쉬운 PIR로 재활용하는 양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변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인식 향상을 비롯해 수거 시스템 및 재활용 기술의 발전으로 PCR 처리도 가능해지면서 PIR과 PCR 모두 중요한 재활용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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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폐기물 전처리 과정을 살펴보다

우리가 버리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다시 재사용 가능한 원료로 거듭나는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폐기물들이 수거되면 도원과 같은 전처리 공장으로 전달됩니다. 그렇게 모아진 폐기물들은 먼저 분류 과정을 거칩니다. 재활용이 가능하려면 동일한 소재들끼리 묶어 분류해야 합니다. 이후 분류된 폐기물을 세척하고 분쇄하고 녹이고 압출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 결과 펠렛(pellet)이 만들어집니다.

펠렛은 다른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가 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제품으로 취급됩니다. 요컨대 ‘전처리’란 수거된 플라스틱 폐기물로부터 펠렛과 같이 재사용 가능한 원료로 만들어내기까지의 전반적인 과정을 일컫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도원의 전처리 공정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김성배 대표는 자신 있게 도원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강조했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소재에 따라서 적용되는 환경이 다 달라요. 그래서 전처리를 하는 방법도 하나로 정형화될 수 없습니다. 가령 저희가 지금 GS칼텍스와 협업해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공병을 회수하여 재활용하고 있는데요. 화장품 용기 전처리 방법도 4~5가지로 구분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떤 소재이든 거의 비슷한 전처리 과정을 거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소재마다 전혀 다른 방법들로 처리가 됩니다. 비닐을 처리하는 방법, 즉석밥 용기를 처리하는 방법, 페트병을 처리하는 방법, 각기 다른 것이지요.
도원이 가진 노하우도 여기에 있습니다. 폐기물 소재에 따라 다양한 전처리 방법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저희는 축적된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도원의 평택 공장에서는 중형 가전과 커피 캡슐 폐기물의 전처리 과정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을 김성배 대표와 함께 지켜보며 서로 다른 폐기물의 전처리 과정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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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가전의 경우, 셀 방식(첫 공정부터 마무리 공정까지 작업자 1명이 담당하는 시스템: 중형 가전 1대를 철, 플라스틱, 유리 등 서로 다른 재질로 분해 및 분류하는 과정을 1명이 맡아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많이 처리합니다. 그러면 플라스틱이나 고철 모두 온전하게 분리되기 때문에 재활용 소재의 품질 자체가 좋아요. 반면 대형 가전은 너무 무거워서 사람이 움직이기 힘드니까 셀 방식으로 처리할 수가 없고, 소형 가전은 너무 작아서 자동화 설비로 분쇄하고 있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커피 캡슐의 전처리 과정이었습니다. 최근 GS칼텍스와 네슬레코리아의 협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네스카페 돌체구스토’의 캡슐 폐기물 전처리 공정이 도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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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캡슐은 크게 커피 찌꺼기,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복합재질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래서 커피 캡슐을 수거해오면 분쇄와 건조 과정을 거쳐 이 세 가지 소재를 분리합니다. 플라스틱은 펠렛으로 만들어 다양한 산업군의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고요. 알루미늄은 다른 알루미늄 제조업체에 보내 다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커피 가루의 경우 열에너지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커피 캡슐을 버릴 때에는 커피 찌꺼기는 모두 제거한 후 플라스틱 재질만 분리수거해 버려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전처리 과정에서 커피 찌꺼기와 플라스틱을 분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도원이 가진 기술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소재 선별·분류부터 폘렛 색상 조합 및 품질 컨트롤에 이르는 전반적인 전처리 기술을 가진 회사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재활용 산업에 도원이 해낼 수 있는 역할과 가능성을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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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리 과정의 가장 큰 고민거리, OTHER!

다양한 기술로 진행되는 도원의 전처리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김성배 대표는 플라스틱 제품 생산 단계부터 재활용을 위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아무래도 복합재질을 처리하는 게 가장 어렵죠. 처음 제품을 생산할 때부터 재활용이 잘 되게 만들면 그만큼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새로 생산한 제품과도 경쟁할 수 있는 고품질의 원료를 만들 수가 있거든요. 하지만 애초 재활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복합재질로 만들어버린 제품들이 있어요. 그런 제품들은 재활용하려면 그만큼의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에 힘들죠.”

일반적으로 복합재질은 환경부 기준 플라스틱 분류법 중 OTHER로 분류되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김성배 대표의 설명처럼 OTHER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물리적, 화학적 분해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크고, 첨가제 탓에 결과물로 나온 제품의 질이 떨어지기에 선별장에서 대부분 폐기되는 실정입니다.

일찍이 영국이나 프랑스의 경우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플라스틱 포장 용기로 PE, PP와 같은 단일 재질만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도 복합 재질의 사용 규제를 위한 정책 및 제도 마련을 위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컵을 페트(PET) 단일 재질로 사용하도록 한 방안이 시행 중인 게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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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용성을 높여 자원순환을 실현하다!

자원순환경제의 기본적인 개념은 전처리를 통해 재활용 가능한 원료를 생산하고, 그 재활용 원료로 다시금 제품을 만들어 자원을 지속 순환하도록 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성배 대표 역시 전처리 및 재활용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자원순환경제의 전체적인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과거에는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처리하는 데 집중했고 그에 대한 보상을 주는 것으로 끝났다면, 자원순환경제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모든 제품을 다시 사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만들어진 제품을 처리하고 재활용 소재를 만들어내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폐기물을 좋은 자원으로 처리해 고부가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효용’이 중요해질 겁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로 주로 주차장에 사용되는 카 스토퍼(차량의 바퀴 등이 닿아서 멈추도록 유도하는 고정 안전 시설물)나 유통회사에서 쓰는 파레트(지게차 등으로 물건을 싣고 나를 때 안정적으로 옮기기 위해 사용하는 구조물) 같은 저부가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도원과 같은 재활용 전문회사들이 재활용 기술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하면서, 자동차나 세탁기 부품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도 활용 가능한 원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도원과 GS칼텍스의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점도 여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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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을 원료로 만드는, 전처리에 필요한 기술에 있어서는 도원이 강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면 친환경 복합수지 등 고부가 가치 소재를 만들어 실제 산업에서 쓰일 수 있도록 생산하는 기술은 GS칼텍스가 월등하게 우수하죠. 저희와 GS칼텍스가 협업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서로 필요한 관계로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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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은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다

인터뷰 중, 김성배 대표는 지속적으로 발전해가는 자원순환체계의 구성과 관련해 중요한 점을 언급했습니다. 바로 모든 폐기물은 자원으로서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플라스틱이 전처리 과정을 통해 또 다른 폐기물로 이어져서는 절대 안 되며, 이를 위해서는 하나하나 낱개로 버려지는 쓰레기들을 모아 자원으로 만들려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재활용이 안 되는 플라스틱은 없습니다.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다만, 재활용을 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노력과 비용, 시간이 들어갈 뿐입니다. 최근에는 ‘그린워싱’ 같이 가짜 표시만 하는 제품들이 이슈가 되었는데, 앞으로는 그럴 일이 줄어들 겁니다. 전처리를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이 실제로 재활용되고 제품화 되는 방향으로 갈 테니까요.
플라스틱 폐기물은 순환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어요. 때문에 앞으로는 자원의 개념으로 봐야 됩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재활용 기술을 갖고 있거든요. 이제 우리도 폐기물을 천덕꾸러기로 볼 게 아니라 유전이 하나 생겼다고 여기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재활용이 안 되는 플라스틱은 없습니다.
하나가 낱개로 버려지면 쓰레기가 되고 폐기물이 되는 것이지만,
한 곳으로 모이면 재활용이 됩니다.
이제 플라스틱을 단순한 쓰레기로 보지 말고 자원으로 봐야 합니다.

사용한 플라스틱을 쓰레기로 바라보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김성배 대표는 충분한 여건이 마련되면 얼마든지 순환시킬 수 있는 자원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김성배 대표의 생각처럼 플라스틱 폐기물이 하나의 자원으로 평가받으며 지속적인 순환이 이뤄지려면 다양한 기업들이 협력하여 연구하는 등 재활용 산업 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플라스틱을 단순한 쓰레기로 보지 않는, 우리 모두의 인식과 행동 변화도 필요한 때입니다.

‘플라스틱 리터러시(Plastic Literacy)’ 웹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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