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OECD 중심, 세계 에너지 수요 지속 증가
지역별로 보았을 때 OECD 지역 에너지 수요는 2020~2045년 중 0.6백만boe/d 증가하고 비OECD 지역 에너지 수요는 76.0백만boe/d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2020년 WOO와 같이 OECD 지역 에너지 수요 부진을 비OECD 지역 수요가 상쇄하여 세계 에너지 수요가 전망 기간 동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2045년을 기준으로 볼 때 에너지 수요에서 비OECD 비중이 70%를 상회하게 된다. 비OECD 지역 중에서는 인도의 에너지 수요 증가가 주목할 만하다. 전망기간 내 인도의 에너지 수요 연평균 증가율은 3.1%에 달해 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율 1%의 3배에 달한다.
그에 반해 중국 에너지 수요 연평균 증가율은 0.7%로 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율보다 하회한다. 인도와 중국 에너지 수요 추세 차이는 인도의 전망 기간 내 인구 증가와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산업부문 중심 경제성장 등으로 빠르게 에너지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중국은 전망기간 내 인구가 감소하고 연비 개선, 경제성장률 둔화, 에너지집약도 낮은 경제구조로의 변화 등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인도 등의 에너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비OECD 에너지 수요는 2045년까지 지속 증가하는 반면, OECD 에너지 수요는 작년 코로나 영향을 일부 회복하겠으나 2025년 이후 수요가 감소하여 2045년 수요는 2020년과 비등해질 것으로 보았다.
화석연료 중 석유는 전망 기간 내 수요가 16.5백만boe/d 증가하며 세계 에너지 수요에서 1위 에너지원 입지를 유지하여 2045년 그 비중이 28%에 달한다. 이는 2020년 30% 대비 2%p 하락한 것이다. 다만, 2020~2045년 전망기간을 5년 단위로 구분하여 보았을 때 석유수요의 증가 추이는 급격한 변화를 보임을 알 수 있다. 2020년 팬데믹에 따른 수요 감소분의 회복 여파로 석유 수요의 증분 70%가 초기 5년에 집중되며 전망 기간 후반으로 갈수록 증분과 증가율이 빠르게 둔화한다.
에너지 전환 정책 등으로 가스는 2030년 석탄 수요를 추월하며 2위 에너지원으로 부상하는 한편, 석탄 수요는 석탄발전 축소 등의 정책적 요인과 타 에너지원으로의 수요 대체 등으로 인해 OECD 지역은 물론이고 비OECD 지역에서도 소비가 감소하여 전체 1차 에너지원 중 유일하게 전망 기간 내 감소세를 보이며 2019년 수준을 지속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2. 2045년 석유 수요, 2020년 대비 17.6백만b/d 상회
OPEC은 2045년 세계 석유 수요가 108.2백만b/d로 2020년 90.62백만b/d 대비 17.6백만b/d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팬데믹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하고 2019년을 대비하여 본다면 2019~2045년 증분 규모는 8.26백만b/d로 축소된다. 앞서 밝힌 듯 2020~2045년 석유 수요 증분은 전망기간 초반에 집중되어 2021~2023년 증분이 전체 전망 기간 증분의 80%에 달한다. 한편, OPEC은 애초 예상보다 2021년 수요 회복이 더딜 것으로 평가했다. OPEC이 예상한 2021년 석유 수요는 2019년 대비 여전히 3.4백만b/d 하회하며 OECD 지역의 2021년 수요 회복은 2020년 수요 감소분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 같은 영향들이 더해져 2021년 WOO에서 OPEC이 전망한 2045년 석유 수요는 지난해 WOO 전망치 대비 0.87백만b/d 하향되었다.
OECD 석유 수요는 팬데믹 발 수요 회복으로 2023년까지 증가하겠으나 2045년 석유 수요가 2020년 대비 약 8백만b/d 하회하는 등 전망기간 내 2019년 수준을 지속 미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OECD 석유 수요의 위축 요인으로 OPEC은 1) 에너지 효율 개선 2) 에너지 전환 정책 3) 전기차 등 전기화 4) 선박·항공 부문 석유 대체연료 사용 증가 등을 꼽았다. 반면, 비OECD 지역 석유 수요는 2020~ 2045년 중 25.5백만b/d 증가해 2045년 수요가 74.1백만b/d에 달하여 세계 석유 수요에서 비OECD 지역의 비중이 2020년 54% 수준에서 2045년 68%까지 상승한다. 이 같은 비OECD 지역 석유 수요 증가 요인으로 OPEC은 1) 강한 경제성장률 2) 높은 인구 증가율 3) 중산층 증가 등을 보았다. OPEC의 지역별 수요 전망 구분 중 인도와 중국만이 2021년 수요가 2019년 수준을 상회하고 있으며 이외 비OECD 지역 2021년 수요는 2020년 감소분의 40~60%만을 회복하며 2023년까지 팬데믹 발 회복경로를 이어갈 것으로 보았다. 이 같은 전망을 방증하듯 인도의 석유 수요 연평균 증가율은 3.6%로 OPEC의 지역별 수요 전망 구분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efn_note]1차 에너지원 전망 내 석유와 동 문단의 석유 수요 전망이 상이한 것은 표기 단위가 다르다는 점과 연료 구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며 1차 에너지원의 석유에는 바이오연료, CTLs(Coal-to-Liquids), GTLs(Gas-to- Liquids)가 각각 바이오매스, 석탄, 가스로 구분되어 있음[/efn_note] 한편, 중국에 대하여는 2021~2022년 강한 석유 수요 증가가 비OECD 내 다른 지역의 수요 회복 부진을 상쇄하겠으나 이후 수요 증가 속도가 빠르게 둔화할 것으로 보았다.
OPEC은 2020~2045년 전망 기간 증분에 있어 수송부문이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는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수송부문의 수요 감소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며, 팬데믹 회복 분을 제외한다면 2020년 WOO에서 2019~2045년 전망에서와 같이 석유화학 원료 부문이 최대기여 부문이 된다.
현재 수송부문의 석유 수요 중 비중은 약 56%이며 OPEC은 도로 수송과 항공 부문 수요가 증가하며 전망 기간 동안 수송부문의 비중이 57~58%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았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 각지에서 도입된 이동제한조치에 따라 도로 수송부문 석유 수요는 2020년 4.6백만b/d 감소했으며 전망 기간 내 동 감소분 회복을 포함해 6.3백만b/d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다만, 탈탄소화 정책에 따른 내연기관 차량 감소 등으로 인해 OECD 지역에서는 2045년 도로 부문 석유수요가 2020년 대비 6.1백만b/d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에 반해 차량 소유 비중이 낮은 개발도상국은 전망 기간 내 차량이 10억 대 가량 증가하고 경제와 인구도 증가하면서 비OECD 지역의 석유 수요는 12.4백만b/d 증가를 예상하였다.*[efn_note]OECD 도로 수송 수요 증감요인(백만b/d) : 팬데믹 발 회복 +3.1, 차량증가 +0.9, 연비개선 –4.1, 대체 연료 차량 보급 -4.2, 주행거리 감소 -1.7
비OECD 도로 수송 수요 증감요인(백만b/d) : 팬데믹 발 회복 +1.5, 차량증가 +28.7, 연비개선 –8.6, 대체연료 차량 보급 -5.6, 주행거리 감소 -3.7[/efn_note] 역시나 이동제한조치로 인해 2020년 수요가 절반가량 감소했던 항공 부문 석유 수요는 2024년 팬데믹 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여행수요 증가 등에 따라 OECD와 비OECD 지역 모두에서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2020~2045년 중 석유화학 원료 부문 석유 수요는 4.3백만b/d 증가하나 이 역시 비OECD 지역에 의해 주도되며 OECD 지역의 석유화학 부문 석유수요 증분 규모는 단 0.1백만b/d에 그친다. 특히 OECD 지역 중 미주지역의 경우 미국의 타이트 오일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을 가진 에탄 공급이 용이함에 따라 전망 기간 초반 일부 증가를 보이기도 하나 미국 타이트 오일의 생산 정점으로 인해 2030년경 이후 OECD 지역의 석유화학 원료 석유 수요는 감소세를 나타낸다. 한편 OPEC은 석유화학 시설이 집중적으로 위치되어 있고 충분한 석유화학 수요를 기반으로 비OECD 지역의 석유화학 부문 석유 수요는 전망 기간 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 선박수송과 철도/수로 수송의 전망기간 중 증분 규모는 각각 0.7백만b/d, 0.2백만b/d이며, 기타 산업부문, 주거/상업/농업, 발전 부문의 경우 연료 대체, 연비개선 등의 영향으로 전망 기간 내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았다.
3. 비OPEC 석유 공급 2030년경 정점 도달
2020년 팬데믹에 따른 저유가 시기 OPEC+의 감산과 비OPEC+의 생산 감축 등이 발생했으며 이에 2020년 비OPEC 석유 공급은 전년 대비 2.6백만b/d 감소했다. OPEC은 OPEC+와 미국 생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저유가 시기 생산감축분이 시장에 복귀했다고 평가하며 비OPEC 석유 공급이 2022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았다. 전망 기간 초반 비OPEC 석유 공급 증분은 미국, 브라질, 러시아, 가이아나, 캐나다, 카자흐스탄, 노르웨이 등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OPEC은 석유시장 펀더멘털이 개선되어 석유회사의 실적이 반등했고 2020년 저유가 시기 E&P회사가 비용 절감에 나서며 손익분기를 하락한 가운데 최근 유가 상승으로 차액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라 평가하며 상류 부문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보았다.*[efn_note]팬데믹으로 인한 상류 부문 프로젝트 지연 규모 : 약 3.4백만b/d(지연 기간별로 1년 지연 1.7백만b/d, 2년 지연 0.8백만b/d, 3~4년 지연 프로젝트는 0.9백만b/d로 추정)[/efn_note] 다만, 비OPEC 석유 공급은 미국 석유 공급이 정점을 맞는 2020년대 후반 이후에는 소수의 산유국에서만이 공급 증가를 하겠으며 이에 따라 비OPEC 석유 공급 역시 2029년 71.2백만b/d 수준에서 정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비OPEC 공급 증가에 있어 기여국이 OECD 미주지역에서 전망 기간 후반으로 갈수록 남미/유라시아/중동으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비OPEC 석유 공급은 정점 이후 2045년에는 2019년 수준과 유사한 65.5백만b/d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WOO에서 OPEC은 미국의 타이트 오일 생산이 2030년 15.8백만b/d에서 고점에 달할 것으로 보았으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이보다 정점 시점을 조금 앞당겨 2029년으로 보았으며 정점 생산량 역시 15.2백만b/d로 하향하였다. 타이트 오일 외에 멕시코만 해상 전통 원유 생산은 전망 기간 초반 일부 신규 유전 가동 영향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았고 알래스카 원유생산 역시 바이든 행정부가 알래스카 내 NPR-A (National Petroleum Reserve in Alaska) 구역의 Willow 유전 개발을 허용하면서 2020년대 중반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멕시코만과 알래스카 원유생산은 각각 2024년, 2028년경 이후 감소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타이트 오일 생산이 둔화하면서 미국의 전체 석유생산량은 2027년 20.6백만b/d에서 정점에 도달해 2045년 16.9백만b/d까지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OPEC은 미국의 중장기 석유생산에 있어 미국 정부의 에너지정책 영향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집권 초기 연방정부 토지 및 해역에 대한 신규 임대를 일시 유예하고 알래스카 ANWR(Alaska National Wildlife Refuge) 자원 개발 중단, 캐나다와 미국을 잇는 Keystone XL 송유관 허가 취소 등을 단행하였다. 장기적으로 미국 석유산업은 탈탄소 정책과 석유회사에 대한 높은 세금/로열티 부과, 메탄 배출 및 가스 플레어링 관련 조치 강화와 더 나아가 탄소세 부과 등의 환경에 놓일 수 있다. 다만 OPEC은 최근 미국 법원이 행정부의 연방정부 토지 및 해역에 대한 신규 임대 일시 유예 조치에 반대하는 조치를 내렸고 연방정부 토지 생산량이 제한적이며 기 임대구역 재고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전망 기간 초반의 경우 이에 대한 미국 생산량 영향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4. 나가며
OPEC은 2020~2045년 세계 석유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1차 에너지원 내에서도 1위 에너지원 입지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OECD 지역에서의 석유 수요가 장기적으로 상당한 속도로 증가함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로이터 통신이 진행한 Future of Oil and Gas 행사에서 BP 등 석유시장 관계자들 역시 석유수요가 정점을 맞더라도 석유가 에너지 믹스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OPEC이 전망기간 내 석유 수요 정점이 발생할 것으로 제시한 시나리오도 물론 존재하나 이는 OPEC의 기준 시나리오가 아니다.*[efn_note]팬데믹 상황이 예상보다 지속되어 낮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경우, 정책과 기술 측면에서 기준 시나리오 대비 빠르게 보급이 될 경우로 각 시나리오(Lower GDP Case, Accelerated Policy and Technology Case)에서 2032년 103.55백만b/d, 2031년 105.23백만b/d에서 수요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함[/efn_note]
OPEC은 석유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에 입각하여 수요 충족을 위해 석유시장에 전망 기간 동안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코로나19로 투자 부족이 더욱 악화하였으며 투자 부족은 석유산업에 있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필요투자액이 충족되지 않으면 석유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향후 에너지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OPEC은 이 같은 상황은 산유국과 소비국 모두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OPEC이 2021~2045년 석유시장에 필요하다고 밝힌 투자 규모는 총 $11.8조에 달하며 이 중 80%가 상류 부문에 투입되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OPEC은 주요 선진국과 신흥경제국에서도 탄소 배출량 저감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점이 상류 부문과 석유 공급에 미칠 영향을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다고 밝히면서도 장기적인 석유시장 투자 축소와 전망 기간 초반 석유시장 수급 타이트 우려를 고조시킨 점은 명백하다고 평가했다. OPEC의 전망대로 석유 수요가 장기적으로 지속 증가한다면 이를 충족할 만한 석유 공급과 이를 위한 투자가 이뤄질지 또한, 질서 있는 에너지 전환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