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칼럼]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대 ‘숨겨진 新시장’ 액침냉각

GS칼텍스 -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대 ‘숨겨진 新시장’ 액침냉각

최근 인공지능(AI) 모델 훈련 인프라 구축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 산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기존의 공기냉각(Air-Cooling) 방식으로는 처리하기 어려울 만큼 고밀도 그래픽처리장치(GPU) 랙1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아태지역, 액침냉각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

고밀도 GPU 랙의 발연 문제로 인한 새로운 냉각 방식과 에너지 효율 문제 해결이 데이터센터 업계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그중에서도 최근에는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액침냉각은 정보통신(IT) 장비를 절연성 유체에 직접 담그거나 냉각 플레이트를 장비에 밀착시켜 고열을 신속하게 제거하는 방식이다. 기존 방식보다 냉각 효율이 높고 설계 유연성도 우수하다.

글로벌마켓인사이츠 액침시장 시장 규모 확대 분석 자료

시장조사기관들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액체냉각 솔루션 시장은 향후 수년간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마켓인사이츠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장이 2025년 약 16억 달러 수준에서 2034년 약 72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연평균 성장률은 약 18.3%에 달한다. 또 다른 자료에서는 전 세계 액침냉각 시장이 연평균 약 21.6%씩 성장해 2024년 53.8억 달러에서 2030년 177.7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는 여전히 시장의 중심이자 AI 데이터센터의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본사가 집중되어 있어 막대한 자본과 GPU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북미는 액침냉각 기술의 초기 상용화와 대규모 투자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는 지역으로 평가되며, 지난해 기준 액침냉각 시장에서 약 44.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전력비용 절감 필요성, 공간 제약, 에너지·환경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액침냉각 기술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은 고온 다습한 기후로 인해 공기냉각 방식의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높은 온도와 습도 환경에서는 냉각 장치가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도 서버 발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국가는 AI, 반도체, 클라우드, 금융 데이터 처리 등 전력밀집형 산업이 집중되어 있어 랙당 전력 밀도가 매우 높다. 이에 따라 기존 냉각 방식으로는 발열 억제와 전력 효율 유지에 한계가 있으며, 이러한 환경적·산업적 요인이 결합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냉각 효율 향상 기술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AI 데이터센터의 랙당 전력 소비가 기존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성능 AI 칩이 늘어나면서 냉각 및 전력 인프라 설계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액침냉각은 단순한 ‘대안적 냉각 기술’을 넘어 AI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는 추세다.

GS칼텍스가 2023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액침냉각용 냉각유 제품 'Kixx Immersion Fluid S'

韓기업들에 新먹거리, 액침냉각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들도 액침냉각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GS칼텍스는 2023년 국내 최초로 액침냉각용 냉각유 제품 ‘Kixx Immersion Fluid S’를 출시했으며, 2024년부터 실증 테스트와 산업 적용을 확대해 왔다. 삼성SDS 데이터센터와 LG유플러스 평촌2센터 등에 냉각유를 공급하며 기술 검증을 진행했다.

지난 9월에는 GS칼텍스, GS건설(GS E&C), SDT가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GS칼텍스는 냉각유 공급과 기술 솔루션을, GS건설은 대형 모듈형 데이터센터의 설계·시공을, SDT는 액침냉각 시스템(AquaRack 등)의 공급 및 최적화를 담당한다.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발맞춰 에너지 효율과 열관리 분야에서 기술 대응과 시장 진입 기회를 적극 모색 색하고 있다.

GS칼텍스의 액침냉각 솔루션은 데이터센터를 넘어 전기자동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고열 관리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로 적용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센터 외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전략적 포지셔닝으로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데이터센터 설비 규모가 작다고 지적하지만, 고효율 열관리 기술력과 국내 수요,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액침냉각 기술의 본격화로 데이터센터 설계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냉각 장비와 배관 설비가 건물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냉각과 전력 설계가 데이터센터 운영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기계·냉각설비·모듈형 건축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액침냉각 유체의 안정성, 서버와의 호환성, 냉각 효율성 등은 여전히 대규모 클러스터 수준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초기 설비 투자비용이 공랭식 대비 높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이 글로벌 액체냉각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면 ▲냉각 유체 및 시스템의 국제 인증·규격 적합성 확보 ▲모듈형 데이터센터 설계·시공 역량 강화 ▲데이터센터 외 산업(배터리·ESS·전력 인프라)으로의 수요처 확대 등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글 – 김리안 한국경제 기자

※ 본 콘텐츠는 한국경제 김리안 기자의 기고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1. 서버나 네트워크 장비를 일정한 규격의 금속 프레임에 수직으로 여러 대 쌓아 올려 설치·운영할 수 있게 만든 구조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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