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인들도 ‘어느 나라가 원유의 생산량 또는 소비량이 가장 많은지’와 같은 순위에 관심이 많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BP 에너지 통계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하루에 원유는 9,260만 배럴, 천연가스는 3.68조 입방미터 생산되었다. 그렇다면 이 많은 양이 어디서 사용되었는지 이번 전문가가 전해주는 석유 이야기를 통해 구체적 수치와 더불어 알아보자.
목차
1. 에너지 사용 경향의 변화
2. 원유 관련 중요 항목의 세계 순위
3. 천연가스 관련 중요 항목의 세계 순위
4. 국가별 일인당 원유 소비량
에너지 사용 경향의 변화
본격적인 석유 수요를 설명하기에 앞서 최근 변화되고 있는 에너지 사용 경향을 살펴보자. 에너지를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으로 간단히 정의한다면, 1차 에너지는 실제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부문으로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 에너지와 풍력과 태양광 등의 재생 에너지를 들 수 있다. 화석에너지는 연소열을 통하여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얻고 재생에너지는 주로 전기로 변환된 에너지를 얻는 특징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1차 에너지의 수요는 산업의 발달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매년 1~2% 내외로 증가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관련 통계에서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사용될 수 있는 에너지가 낮은 밀도로 넓은 곳에 퍼져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생산이 어렵고 생산단가도 비싸 대량생산되기에는 한계가 있어 그 비중은 여전히 3.6% 정도에 불과하다. 환경에 대한 관심은 또한 규제의 강화로 나타나므로 석탄의 비중(27.6%)은 점차적으로 감소하고 단기간 내에 비중을 확대하기 어려운 재생에너지의 현실적 대안으로 천연가스의 비중(23.4%)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원유의 비중이 34%이므로 이들 세 전통에너지는 현재 85%의 에너지를 공급한다.
원유 관련 중요 항목의 세계 순위
이번 글에서는 2018년 BP 에너지 통계 자료를 분석하여 활용하였다. 석유회사 BP는 매년 6월 전년도 공식 자료를 모아 관련 통계를 제공한다. 각국의 사정에 의해 아주 일부는 자료의 갱신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통계자료 중의 하나라 판단되어 이를 사용하였다. 아래 두 표는 원유와 천연가스 관련 주요 항목에 대한 국가별 순위와 구체적 수치를 보여준다. 석유의 수요와 공급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 관심 있는 주요 항목을 모두 표기하였지만 이번 글에서는 석유의 수요를 중심으로 중요한 특징들을 언급하고자 한다.
위 표에서 원유의 소비량을 보면 미국이 1위이고 중국이 그 뒤를 잇고 있으며 3위와는 큰 차이가 있다. 전 세계 원유소비량은 하루 9,820만 배럴인데, 미국의 소비량은 전체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비록 그 양이 많지만 지구상에 200여 개 나라가 존재하고 또 미국의 각 주는 작은 국가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이고 에너지 소비량이 비교적 높은 선진국임을 감안하면 그 비중이 쉽게 이해된다. 중국도 원유의 소비와 정제 용량에서 모두 2위이며 특히 단일국가로서 최대 원유수입국이다. 한국은 세계 6위의 원유수입국이고 8위의 원유소비국으로 6위의 정제용량을 가지고 있다.
위 표에서 중국의 1차 에너지 사용량이 1위이고 그 양이 TOE로 표시되어 중국이 원유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 다양한 에너지원은 그 형상과 열효율이 달라 부피나 질량으로는 비교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 TOE를 단위로 사용한다. TOE(tonne of oil equivalent)는 원유 1톤의 열량으로 비유되지만 정확하게는 1,000만 킬로칼로리(=42 Giga Joule)에 해당되는 값이다. 각 국가에서 사용된 1차 에너지를 모두 합하면 중국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64%를 석탄에서 얻고 있다. 통계적으로 중국은 세계 석탄 소비의 51%를 차지한다.
천연가스 관련 중요 항목의 세계 순위
위 천연가스 자료에서도 볼 수 있듯이 미국이 러시아를 제치고 생산과 소비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파이프라인 또는 저온 고압에서 액화(LNG) 시킨 후 수송선을 이용하여 수입된다. 일본은 모두 LNG 형태로 수입하며 독일은 전량을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입한다. 중국의 가스 수입량도 급증하여 지난해 LNG 수입량이 한국의 수입량을 초과하였다. 한국의 경우 LNG 수입량은 세계 3위, 총 수입량은 8위, 소비량은 16위이다.
국가별 일인당 원유 소비량
위 표는 한국을 포함한 국가별 일 인당 연간 원유소비량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한 해에 일인당 약 20 배럴의 원유를 사용하여 미국과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현재 중국과 인도의 평균 사용량이 매우 낮지만, 그 소비량이 조금만 증가해도 많은 인구의 영향으로 총 소비량은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만약 중국과 인도의 일인당 연평균 원유 사용량이 우리나라와 비슷해진다면, 현재 전세계 원유생산량은 이들 두 나라 수요의 66%만 충족하게 된다. 이를 보면, 중국이 왜 자국 내는 물론 전세계에서 석유를 확보하려고 노력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위 BP 에너지 통계를 참고한 원유, 천연가스 중요 항목 순위 표에 요약된 석유자원의 공급적 측면을 중심으로 알아보자.
※ 본 콘텐츠는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최종근 교수로부터 기고를 받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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