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을 환하게 밝혀준 ‘등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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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는 증류탑을 통해 다양한 석유제품으로 만들어집니다. 증류를 통해 만들어질 수 있는 다양한 석유제품 중 등유는 가장 오래전에 발견된 석유 제품입니다. ‘등유’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등유는 등불의 연료로 쓰이며 어두운 거리를 밝게 비추어 주고, 많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주며 오랜 기간 널리 쓰였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전기를 잘 다룰 수 있게 되고 전구를 발명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등불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고, 이에 따라 등유도 등불의 연료로서는 거의 소비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등유는 사람들의 생활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등불 외 다른 다양한 부분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우리와 오랜 시간 함께해온 등유가 어떻게 발견되었고 현재는 어디에서 사용되고 있는지 같이 알아보도록 할까요?
등유의 발견과 보급의 대중화
석유는 오래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어둠을 밝히기 위한 연료로 사용되어왔습니다. 로마제국, 페르시아, 일본, 인도,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석유를 조명의 연료로 사용했던 기록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제되기 전 상태의 원유만 태울 경우 흑색의 매캐한 연기를 내뿜을 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밝지도 않았죠.
세월이 흘러 1846년, 캐나다의 에이브라함 피니우 게스너(Abraham Pineo Gesner) 가 새로운 공정 과정을 통해 석유 원유에서 등유를 추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로 인해 등유는 오일 램프의 연료로서 주목받기 시작하죠. 이 당시에는 오일 램프의 주 연료로 고래기름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오일 램프에 대한 급격한 수요의 증가를 한정된 고래기름이 충족시키기에는 공급량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고래기름 가격은 치솟게 되고 동식물유 등 고래기름을 대처할 연료에 대한 연구가 이어졌어요.
그러던 중 1859년 미국의 에드윈 드레이크(Edwin Drake)가 최초로 땅에 구멍을 파 기름을 발굴하는 유전 굴착을 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고래기름을 대체할 석유의 대량 공급이 가능해진 것이지요. 결국, 유전 굴착을 통한 석유의 대대적인 공급과 함께 19세기 말 전 세계적으로 오일 램프의 사용이 보편화되기 시작합니다. 결과적으로 등유가 본격적으로 세상을 밝히는 연료로 사용되게 된 것은 게스너의 발견과 에드윈 드레이크의 유전 굴착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어둠을 밝히던 등유의 변신
19세기 미국의 밤을 밝혀주던 오일램프와 등유는 경쟁자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1897년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인데요. 전구는 처음에 그리 강력한 경쟁자는 아니었습니다. 전기 보급에 대한 문제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등유와 오일램프를 더 익숙하게 여겼기 때문이지요. 다만 수십 년에 걸쳐 조금씩 등유의 사용이 줄어들고, 전구의 사용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등유가 불을 밝히는데 거의 사용되지 않는데요. 그럼 등유는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을까요?
등유는 현재 다양한 용도로 많은 곳에 사용되고 있답니다. 그중에서 주로 난방과 주방에서의 연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등유는 연소될 때 다른 연료에 비해 그을음을 적게 발생시키고, 소음이 작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난방용 연료로 사용되기에 가장 적합하지요. 1990년대 우리나라에서는 기름보일러 설치의 증가로 등유의 사용량이 급증하며 수요량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가정 외에도 등유가 많이 사용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비행기의 연료인데요. 등유는 휘발유보다 휘발성이 적고 높은 인화점을 갖고 있습니다. 즉, 연료 운송 중 손실량이 적고 불이 잘 붙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는 연료를 저장하거나 운송할 때 더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러한 특성 덕분에 안전이 생명인 항공산업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대기의 저온, 저압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연소량과 발열량이 좋아 다른 연료와 비교할 때 비행기의 연료로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지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정의 어둠을 밝히는 용도로는 조금씩 밀려났지만 기술 개발과 함께 새로운 분야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등유, 나중에는 또 어떤 분야에 사용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불법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등유?!
2007년부터 고유가가 지속되자 값비싼 경유를 대신하여 난방용인 보일러 등유를 자동차 연료로 불법 유통하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최근까지도 경유에 등유를 혼합한 가짜 경유 유통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가짜 경유 유통으로 적발된 횟수가 매해 200건이 넘었으며, 특히 2014년 적발 횟수는 289건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왜 등유가 가짜 경유로 둔갑하여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것 일까요? 2019년 10월 2주차 기준 석유제품 가격을 비교해보면 1L당 경유는 1390원, 등유는 973원으로 417원 정도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작은 차이로 보일 수 있으나 400L가 주유되는 덤프트럭 기준으로 주유할 때마다 약 16만원 이상의 차이가 나게 되니 경제적으로 유혹이 생기는 것이죠. 또한, 가짜 경유는 등유와 섞어 쉽게 제조가 가능하며, 결정적으로 경유차량이 등유로 일시적으로 운행이 가능합니다. 이런 이유로 등유가 가짜 경유로 둔갑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합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진짜 경유인지 가짜 경유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불법 판매도 문제지만 일부 극소수 영업점에서도 이런 일들이 발생하기도 하죠.
그럼 경유차에 등유를 섞은 가짜 경유를 사용한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등유는 경유에 비해 윤활성과 세탄가가 낮은 특성이 있습니다. 차량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가짜 경유를 사용할 경우 당장 문제가 눈으로 보이지는 않아도, 장기간 사용 시 출력 감소로 인한 연비 저하 및 연료계통의 손상과 고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국석유관리원에서 등유 100% 연료를 주입한 경유차량을 주행하는 실험을 한 결과, 연료를 이송하는 고압 펌프와 연료 분사 장치가 약 21,000Km 주행 시점에 파손되는 현상을 발견하였습니다. 정상적인 연소과정이 아니기에 유해 배출가스 문제도 심각한데요. 일산화탄소가 최대 48%,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이 25% 이상 증가합니다. 환경과 국민의 안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경유차량에 등유를 주유하거나 불법 경유를 제조, 판매하는 행위는 근절돼야 하는 위험한 불법행위입니다.
등유가 섞인 가짜 경유를 찾아라
산업통상자원부 석유산업과에 따르면 가짜 경유로 인한 탈루 세액이 약 6,40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등유가 섞인 가짜 경유 불법 유통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한국석유관리원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2000년도부터 난방용 등유에 Unimark 1494 DB라는 식별제를 넣어 판매하였습니다. 등유가 섞여 있을 경우 식별제의 색이 변하는 방법을 활용하여 가짜 경유를 적발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하지만 이 식별제는 활성탄, 백토 등에 의해 제거가 되었습니다. 이를 노리고 불법 판매자가 식별제를 제거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죠. 이로 인해 가짜 경유가 유통되는 것을 적발하는 데에 곤란한 점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대안으로 2015년 영국에서 ACCUTRACE S10 Fuel Marker라는 신규 식별제를 첨가하기로 합니다. 이 식별제는 제거하기가 매우 까다로워 활성탄, 백토 등으로 기존 식별제를 제거하여도 신규 식별제에 의해 쉽게 가짜 경유를 판별할 수 있게 됩니다.
2017년에 신규 식별제를 신규화학물질로 등록하였고 심의 과정을 거처 2018년 10월부터 현장 적용 단계에 들어갔으며 2018년 11월부터 생산되는 난방용 등유에 신규 첨가제가 들어간다고 하네요.
GS칼텍스는 품질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기 위해 Kixx 품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어요. 경유 내 등유 혼유를 분석할 수 있는 Colorimeter와 UV Spectrometer를 탑재해 전국 계열 주유소 현장을 돌아다니며 철저하게 품질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등유가 가짜 경유로 사용되는 일이 근절되어 용도에 맞게 올바른 곳에 사용되면 좋겠습니다.
불완전한 등유의 재탄생
등유는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쉽게 불을 피울 수 있으며, 가격도 저렴하고 소량 구매가 가능합니다. 보관도 6개월 정도 가능하여 많은 개발 도상국에서는 아직까지 등유를 가정에 취사, 난방, 조명 등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죠. 특히 정전이 발생하기 쉬운 국가에서는 더욱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약 5억 가구가 등유를 사용하는 조명을 사용하고 있으며 연간 76억 리터를 소비하고 있어요.
등유는 석탄과 나무를 태우는 것보다 연기 발생이 적어 환경에도 덜 해로운 연료입니다. 하지만 등유에 적합하지 않은 저렴한 스토브를 사용하거나 품질이 낮은 등유를 사용한다면 불완전하게 연소되면서 연기와 악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환기되지 않는 실내에서 사용 시 더욱 문제가 되는데요. 일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이산화황, 질소 산화물 등 해로운 물질들이 발생하여 호흡기에 좋지 않은 문제를 발생시키죠. 특히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휴대용 등유 히터의 실내 사용을 금지하거나 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규격에 맞는 스토브와 좋은 품질의 등유 사용, 그리고 꼭 환기 가능한 장소에서 이용한다면 좀 더 안전하게 등유를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GS칼텍스도 높은 품질의 가정용 등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유에서 증류된 등유와 경유의 경우 황 함유량이 높은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온고압에서 촉매와 수소를 이용하여 황을 제거하는 고도의 탈황시설(Kero-Diesel HydroDeSulfurization Unit, KD-HDS)을 이용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유분 속에 있는 유황성분이 수소와 결합한 유화수소(H2S) 상태로 회수되게 되고, 결국 황 성분을 법 규격의 1/10이하로 줄인 청정연료로 재탄생되는 것이죠. 2008년에 제4 KD-HDS가 완공된 후, GS칼텍스는 하루에 27만 배럴의 등유, 경유를 청정연료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가공되어 활용된 석유제품 등유! 어두운 밤을 환하게 밝히는 용도로서 오랜 기간 사용되어왔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의 보급으로 어둠을 직접적으로 밝히는 용도로는 크게 사용되지 않았지만, 뛰어난 가성비와 안정성을 자랑하며 난방용 연료나 항공기 연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나 LPG 등의 연료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덜 갖추어져 있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오늘날까지도 등유를 가장 선호하는 에너지원으로 생각하며 폭넓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분야를 따뜻하게 밝혀줄 등유가 되길 희망하며 이상 <에너지 라이프 등유>편, I am your Energy GS칼텍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