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7일부터 11일까지 열린 국제해사기구(IMO) 산하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제83차 회의에서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에 따른 해운업계의 연료 전환 전략, 바이오 혼합유의 운용 실태와 향후 기대 효과를 소개한다.
IMO 중기조치 승인, 2027년 3월 발효 예정

이번 MEPC 83차 회의에서는 선박기인 온실가스의 배출저감을 위한 IMO 중기조치(Mid-term measures) 이행안을 담은 MARPOL(해양오염방지협약) 부속서 6의 개정안이 회원국들의 투표를 통해 승인되었으며, 올해 10월 개최될 MEPC 특별회기에서 채택될 예정이다. IMO 협약 개정절차 등에 따라, 채택 후 16개월 뒤인 2027년 3월에 IMO 중기조치는 국제적으로 발효될 예정이다.
선박연료 온실가스 집약도 규제 도입
선박의 에너지효율 규제방식에서 절대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로 전환하기 위한 중기조치 개발측면의 논의가 MEPC 76차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으며, 2021년 7월 MEPC 80차에서는 2023년 IMO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개정전략을 채택하면서 기술적 요소와 경제적 요소가 결합된 결합중기조치(Basket of combined measures)의 형태를 결정하게 된다.

IMO 중기조치의 주요 핵심은 선박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GHG Fuel Intensity, GFI)를 단계적으로 감축하도록 규제하는 목표기반 연료 표준제이다. 이는 1년의 기간동안 개별선박의 연료유 전주기 온실가스 배출량(Well-to-Wake GHG emissions)을 선박사용 총 에너지(MJ)를 나눈 값으로 “gCO2eq/MJ”이라는 단위로 구현된다.
즉, 1 MJ 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이는 선박이 사용하는 연료유의 종류에 따라 운명적으로 결정되는 값이다. 이 수치에 선박이 1년의 기간 동안 사용한 연료유종에 따른 저위발열량(Lower Calorific Value, LCV) 값을 곱하게 되면 총 온실가스 배출량이 산정되며, 향후 선박들은 해당 배출량 만큼의 톤당 일정금액의 기여금(contribution)을 지불하게 된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친환경대체연료 사용선박들을 위한 인센티브, 탈탄소를 위한 R&D 지원 및 대체연료 보급을 위한 개도국의 항만인프라 지원 등 다양한 사용처에 활용될 예정이다.
2028년 이중목표 체계 시작, 등급제 기여금 운영
IMO 중기조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2023년 개정전략에 따라 2050년 국제해운의 Net-zero 온실가스 배출량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승인된 중기조치는 총톤수 5,000톤 이상의 국제항해에 종사하는 모든 선박들에게 적용된다.
또한, 2008년도 국제해운의 평균 온실가스 연료집약도 수치인 93.3 gCO2eq/MJ을 시작으로,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감축경로는 2028년부터 이중목표(기본목표 및 직접목표)에 따라 설정된다. 2035년까지 기본목표 30% 저감 및 직접목표 43% 저감이 설정되어 있으며, 2036년 이후의 감축률은 재검토를 통하여 향후 결정될 예정이다.
![IMO_graph 1 [에너지칼럼] IMO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중기조치의 도입과 바이오 연료의 역할 | IMO graph 1 1](https://gscaltexmediahub.com/wp-content/uploads/2025/05/IMO_graph-1-1-1080x523.png)
개별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기여금은 상기 그림 1과 같이 등급제로 운영된다. GHG 배출량이 높은 연료를 사용하여 직접목표(Direct-Compliance Target)를 만족하지 못하는 선박들(Tier 1)은 IMO Net-zero Fund로 보충유닛(Remedial Units, 톤당 USD 100) 구매비용을 지불하여 직접목표를 초과하는 배출량을 상쇄시켜야 한다.
하지만, 기본목표(Base Target)를 만족하지 못하는 선박들(Tier 2)은, Tier 1에 해당하는 금액에 추가하여, GHG 배출량이 낮은 연료를 사용한 선박으로부터 초과유닛(Surplus Units, 시장가격)을 구매하거나, IMO Net-zero Fund로 보충유닛(톤당 USD 380) 구매비용을 지불하여 기본목표를 초과하는 배출량을 상쇄시켜야 한다. 초과유닛은 별도로 지정된 가격이 없으므로 시장가격에 의존하지만, Tier 2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한 보충유닛의 가격이 톤당 USD 380인점을 고려한다면 이 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거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석연료 대비 바이오연료의 경제적 우위 확인
![IMO_graph 2 [에너지칼럼] IMO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중기조치의 도입과 바이오 연료의 역할 | IMO graph 2](https://gscaltexmediahub.com/wp-content/uploads/2025/05/IMO_graph-2-1080x523.png)
HFO와 같이 전통 액체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선박들은 평균 온실가스 연료집약도 수치가 91.56 gCO2eq/MJ로서 상기 그림 2에 표시된 바와 같이 배출량 등급제에서 Tier 2에 해당된다. 100,000 DWT 급 벌크케리어를 기준으로 1년간 총 HFO 6,000톤 및 MGO 250톤을 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IMO Net-zero Fund로 부담해야 할 총 기여금은 약 500,000 USD 수준으로 산정된다.
![IMO_graph 3 [에너지칼럼] IMO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중기조치의 도입과 바이오 연료의 역할 | IMO graph 3](https://gscaltexmediahub.com/wp-content/uploads/2025/05/IMO_graph-3-1080x523.png)
하지만, 상기와 동일한 선박이 HFO 대신 Bio30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는 상황이 달라진다. Bio30을 사용하는 선박들은 평균 온실가스 연료집약도 수치가 69.92 gCO2eq/MJ로서 상기 그림 3에 표시된 바와 같이 배출량 등급제에서 Tier 1 및 2에 해당되지 않는다. 1년간 총 Bio30 6,150톤(저위발열량 차이에 따른 사용량 변화) 및 MGO 250톤을 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발생된 초과유닛을 온실가스 배출량이 Tier 2에 해당하는 선박들에게 판매하여 약 USD 750,000의 경제적 이득을 발생시킬 수 있다. 단, Bio30의 가격이 일반 HFO 대비 약 USD 150~180 비싸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약 USD 250,000 정도의 이득을 발생시킬 수 있다.
바이오 혼합유, 현존선 즉시 적용 가능

IMO 중기조치의 이행에 앞서, 국제해운의 지속가능성과 탈탄소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해운 분야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에 따라 2030년, 2040년, 그리고 2050년까지 단계적이고 실질적인 감축 목표를 이행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다양한 대체 연료 옵션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현실적 적용 가능성과 즉시성, 안전성, 그리고 환경적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바이오 혼합유는 현존선의 탈탄소화를 위한 가장 실용적인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혼합유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현존선의 엔진 및 연료 시스템에 대한 별도의 물리적 개조 없이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막대한 선박 개조 비용과 운항 중단에 대한 우려 없이 연료 교체만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기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바이오 혼합유는 기존의 선박용 중유나 저유황유에 바이오 기반 성분(FAME, HVO 등)을 일정 비율 혼합한 연료로, 기존의 연료 인프라와도 높은 호환성을 갖는다. 즉, 기존의 저장 및 공급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선사 및 항만 운영자들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국제해운은 바이오 혼합유의 상용화를 위해 다년간 다양한 해상 시범 운항과 검증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 혼합유의 안정성, 연소 효율성, 엔진 내 탄소 및 슬러지 잔여물 축적 문제 등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해소되었다. 주요 선급 및 관련 기관에서도 바이오 혼합유 사용에 대한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다수의 상선이 해당 연료를 사용한 성공적 운항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안전성 측면에서도 상용 연료로서의 타당성을 입증한 셈이다.
전환기 연료 넘어 전략적 대안으로 부상
바이오 혼합유는 초기에는 기존 화석연료와의 혼합 형태로 사용되지만, 그 잠재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100% 바이오 연료(B100)의 사용은 화석 기반 성분을 전혀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의 실질적 ‘제로화’에 가까운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국제해운이 직면한 탄소 집약도(CII), 연료 온실가스집약도(GHG fuel intensity) 규제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바이오 연료는 연료유 전주기(Life-cycle) 관점에서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도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물론 바이오 연료 공급망의 안정성과 경제성 확보라는 과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다른 대체 연료들과 달리, 이미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이며,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없이도 즉각적인 감축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 혼합유는 전환기 연료(transition fuel)를 넘어서는 전략적 대안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특히, 메탄올, 암모니아 등 미래 연료가 시장에 충분히 자리 잡기까지의 과도기에, 바이오 연료는 기존 해운 산업의 탈탄소화를 견인할 핵심 수단으로 기능할 것이다.
국제해운의 탈탄소화는 궁극적으로 연료의 전환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연료전환은 단순한 기술적 전환이 아니라 운항, 안전, 공급망, 비용, 규제 대응 등 복합적 요인을 아우르는 문제이다. 그런 측면에서 바이오 혼합유는 즉시성과 실용성, 환경성과 안전성을 고루 갖춘 해법으로, 국제해운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바이오 혼합유의 사용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우리 손에 쥔 실행 가능한 변화의 열쇠이며, 그 열쇠를 쥐고 있는 GS 칼텍스와 같은 정유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