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학개론] 제5강. 석유 산업의 상류 부문은 무엇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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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석유탐사
2. 석유시추
3. 석유개발 및 생산

석유탐사

석유 산업은 석유를 생산해서 수송하고 정제하여 판매하는 모든 분야를 말하며, 이 중에서 지하에 부존하고 있는 석유를 찾고 개발하여 생산하는 분야를 상류 부문(Upstream)이라고 부른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땅속에 숨어있는 석유를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몸에 이상이 생기면 엑스레이(X-ray)나 엠알아이(MRI) 등을 이용하여 몸속의 아픈 곳을 찾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하는데 이 방법을 조사대상의 물리적인 차이점을 이용하기 때문에 물리탐사 방법이라고 한다.

석유를 찾기 위한 탐사 과정은 근원암(Source rock)에서 만들어진 석유가 이동하여 모여 있는 구조를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큰 그릇을 엎어놓은 것 같은 트랩(Trap)이라는 구조를 찾아서 석유가 그 구조 내에 부존하는지의 여부를 시추를 통해서 확인하게 된다. 이를 탐사 시추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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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지층 중에 석유를 포함하고 있는 암석을 저류암(Reservoir rock)이라고 부르는데, 저류암 내부의 석유는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부력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심도(深度)가 낮은 상부 방향으로 계속 이동하게 된다. 그러나 상부에 유체를 통과시키지 않는 암석층을 만나면 도망가지 못하게 되어 갇히게 되는데 이 상부 암석을 덮개암(Cap rock)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석유를 저장할 수 있는 저류암과 상부에서 석유를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덮개암을 모두 가진 구조를 트랩(Trap)이라고 부른다. 가장 대표적인 트랩은 모자를 엎어놓은 것 같은 구조로, 위에서 물을 부으면 물이 정상부에서 서로 반대쪽으로 등을 지고 흐르기 때문에 배사구조(Anticline)라고 부른다. 즉, 탐사를 통해서 지하의 배사구조와 같은 트랩을 찾는 것이 석유탐사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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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땅속의 배사 구조를 어떻게 찾아낼까? 인공으로 소규모의 지진파와 같은 파동을 발생시켜 지하로 전달하면 밀도가 서로 다른 지층의 경계면에서 파동이 반사되어 지표로 되돌아온다. 지표에 설치한 수진기(Geophone)를 이용하여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한다. 반사파가 빨리 돌아오면 낮은 곳, 늦게 돌아오면 깊은 곳이라는 성질을 이용하여 지하의 구조 모양을 파악하게 된다. 아직 수천 미터에 해당하는 깊은 곳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를 직접 찾는 방법은 시추밖에 없다.

석유시추

내시경이나 수술처럼 직접 몸속을 들여다보고 아픈 곳을 찾아내는 방법이 석유개발에서는 시추이다. 그렇다고 한번 수백 ~ 수천억 원이 드는 시추를 아무 곳이나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먼저 물리탐사를 통해 유망한 구조를 찾아서 확률이 높은 곳에 시추하게 된다.

시추는 지표와 지하의 저류층을 하나의 파이프로 연결해주는 일이다. 수천 미터의 깊이까지 하나의 직경으로 시추를 한다는 것은 시추공(試錐孔)이 무너져 불가능하기 때문에, 큰 직경의 시추를 한 후 케이징(Casing) 이라는 철제 파이프를 시추공 안에 넣고 시멘트로 암석과 파이프를 붙여주는 작업인 시멘팅을 한다. 이번에는 더 작은 직경의 시추를 한 후 케이징과 시멘팅 작업을 반복하게 되는데 결국 최종적인 시추공의 모양은 망원경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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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심도가 깊어질수록 압력과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지하의 유체가 지상으로 나와 폭발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무거운 진흙 물과 같은 시추용액(Mud)을 넣어 발생하는 열을 식혀주고 또한 압력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탐사 시추를 하는 이유는 석유의 부존을 확인하는 일이지만 시추 중 얻은 암석으로부터 지하 저류층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석유 매장량 계산에 필요한 저류층의 두께, 공극률, 오일 포화도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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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석유가 부존하는 저류층 면적의 크기는 지하의 저류층 구조 모양을 찾을 수 있는 물리탐사를 통하여 파악할 수 있으며 저류층의 두께는 시추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저류층의 면적과 두께를 곱하면 저류층 암석의 총 부피(Gross rock volume)를 계산할 수 있다. 이중에 석유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인 암석의 공극률과 이 공극을 얼마만큼 석유가 차지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오일포화도는 저류층의 물성을 평가하는 물리검층과 시추중 획득한 암석 코어(Core) 자료에서 얻을 수 있다. 석유 매장량은 저류층 면적, 두께, 공극률, 포화도의 곱인 탄화수소 공극 부피(Hydrocarbon pore volume)에 회수율을 곱하면 쉽게 계산이 된다.

석유개발 및 생산

탐사 시추를 통해 석유를 발견하면 충분한 양의 석유가 존재할 경우에만 개발단계로 넘어간다. 개발단계에서는 필요에 따라 정확한 매장량 계산을 위한 추가 시추가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이를 평가 시추라고 부른다. 매장량 계산이 끝나면 발견한 유전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된다. 얼마나 많은 양을 생산할 것인지, 몇 개의 생산 시추공이 필요한지, 어떤 방법으로 생산을 할 것인지, 펌프는 필요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인 생산량과 개발 비용을 계산하여 사업의 경제성을 평가한 후 최종 개발 생산 준비를 마치게 된다. 개발단계의 경제성 평가에서는 생산량 및 향후 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하여 평가하고 사업을 수행한다.

개발계획을 통해 경제성이 확인되면 생산설비를 설치하고 생산을 개시하게 된다. 생산단계에서는 꾸준한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석유 생산량 뿐만 아니라 물과 오일, 가스의 생산량을 함께 모니터링하며 압력의 변화도 점검하게 된다. 석유의 생산은 지하의 높은 압력, 즉 저류층 압력에 의해 유체를 지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서 가능하게 된다. 석유를 생산하느라 에너지가 소진되어 저류층의 압력이 점점 낮아지며 생산량이 감소하게 된다. 외부에서 감소된 압력을 보충해 주지 않으면 석유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석유보다는 물의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저류층에는 석유와 물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동이 빠른 물이 유동성이 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물의 생산량이 늘어나게 된다. 이럴 경우엔 생산되는 물과 가스를 다시 저류층에 주입하여 저류층 압력감소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은 지하 저류층 내 부존하는 석유 중 약 35% 정도만 지상으로 뽑아 올려 생산되고, 나머지 65%는 저류층 내 작은 공극 속에 갇혀있다. 남아있는 석유를 더 생산하기 위해 물과 가스를 다시 주입하여 압력을 높이거나 석유의 성질을 변화시켜 석유생산을 늘려주는 기술을 적용하게 되는데, 이 기술을 석유 회수증진기술(Enhanced Oil Recovery) 이라고 부른다. EOR 기술과 추가 시추 등 생산 최적화를 통하여 효과적인 생산으로 유전의 잔존가치를 높여주게 된다.

생산비용이 생산량에 의한 수익보다 낮아져 더 이상 경제적인 생산이 어렵게 되면 생산이 종료되고 생산정(井)을 폐공(Plugged and Abandonment) 절차를 밟게 된다. 만약 적절한 폐공 절차가 없으면 석유유출이 발생하여 지표뿐만 아니라 지하수까지 오염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생산 후기에는 생산량이 적어 수익이 낮기 때문에 비싼 폐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산유국의 석유개발 규정에 따라 생산이 많이 될 때 미리 그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가 젊어서 노년의 은퇴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 본 콘텐츠는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신현돈 교수로부터 기고를 받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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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돈 교수 -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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