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무더위 끝에 반가운 가을이 찾아온 것도 잠시, 벌써부터 코끝 시린 계절이 시작되었습니다. 11월의 세 번째 주에 접어들며 기온은 영하로 떨어지고 거리에는 겨울 외투를 입은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는 겨울철, 날씨가 추워질수록 난방기기 사용이 잦아지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가정 내에서 사용하는 난방매트와 보일러는 물론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상가와 대중교통에서도 온풍기가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추위에는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겠지만 과도한 난방기기 사용으로 인한 난방비 폭탄은 겨울이 끝나갈 무렵 고스란히 감당할 수밖에 없는데요. 겨울철 난방비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매년 ‘역대급' 추위 갱신, 과연 올해 겨울 날씨는?
작년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추위를 자랑했습니다. 22년 12월 중순 기준, 체감 온도가 영하 10~20도를 넘나들며 최악의 한파가 이어졌습니다. 체감온도는 기온, 풍속을 함께 측정해 피부가 느끼는 추위의 정도를 온도로 표기한 것으로, 바람이 초속 1m로 불 때마다 체감온도는 약 2도씩 떨어집니다. 예를 들면 최저기온이 -19도라면, 사람이 피부로 직접 느끼는 온도는 그보다 약 2~3도가 낮은 -22도라 할 수 있죠.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온도는 더욱 뜨거워져가는데, 겨울은 더 추워지고 있습니다. 올해 6월부터 8월까지만 해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자랑하며 무더위가 이어졌지만, 뜨거웠던 여름을 뒤로하고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더니, 11월 중순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고되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그 원인은 바로 북극 주변의 ‘제트기류’의 약화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날씨가 따뜻해지며 주변의 빙하가 녹는 등 기후변화 현상이 일어나고, 북극 주변을 도는 공기 흐름인 ‘제트기류’가 약해집니다. 제트기류의 변화로 인해 북극을 돌던 차가운 공기는 중위도로 내려오게 되고, 갑작스러운 기류의 약화 및 변화 때문에 한반도의 기온은 더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따뜻한 난방기기, 에너지 소비를 얼마나 할까?
이렇게 더욱 추워진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벌써부터 난방기기를 꺼낼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따뜻한 겨울을 위해 사용하는 난방기기는 많은 전력을 소비하게 됩니다. 겨울에 사용하는 난방기기뿐만 아니라 습도조절을 위해 사용하는 가습기, 공기청정기까지. 보이지 않는 전기인 대기전력의 힘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될 예정인데요.
국내 연간 가정용 대기전력 소모량은 최소한 4.6TWh로 추산되며, 이는 국내 연간 소비 전력량의 1.7%에 해당 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낭비되는 국고는 1,500만 가구 기준, 매년 5,000억에 달할 정도로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소모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 전력 수요 가운데 대기전력의 전기 난방기기 사용 비율은 무려 25%나 된다고 합니다. 이는 형광등 20~30개에 맞먹는 전력을 소비한다고 하니, 따뜻한 실내 온도와 맞바꾼 결과는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에너지 절약과 건강을 동시에! 체감 온도 높이기
전기 난방기기 1대를 하루 4시간씩 20일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한 달에 약 1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과도하게 난방기기를 사용하는 대신, 실내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에너지 절약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겨울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적정한 실내 온도는 18~20도. 실내 적정 온도를 1도 낮추면 총 전력소비량의 7% 절감할 수 있는데요, 실내 온도를 3도 낮추면 도시가스 비용도 월 평균 2만 2640원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만약 실내가 춥다고 느껴진다면, 다음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체감온도를 높이는 방법인데요. 내의를 입는 것만으로도 체감온도를 3도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내의는 체감온도 손실도 막아주는데요. 내의가 부담스럽다면 얇은 옷을 여러겹 겹쳐 입는 것도 방법입니다. 또한 추위에 취약한 목을 보호하기 위해, 실내에서도 간단한 스카프나 목도리를 착용하는 것도 체감온도를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겨울철 에너지 절약, 이것만은 기억하자! 필수 체크리스트
겨울철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필수 체크리스트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실천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뽑아 추가 전력 낭비를 방지해야 합니다. 오랜 시간 집을 비울 때 보일러는 ‘외출’로 돌리는 것이 정석이지만, 자신이 사용하는 전력이 어떤 종류인지 먼저 확인해야 예기치 않은 난방비 폭탄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개별난방의 경우, 3일 이상 외출시 보일러를 ‘외출 모드’로 전환합니다. 지역난방의 경우 외출모드 사용을 지양하고 설정온도를 1~2도 낮추는 것이 절약에 더욱 효과적입니다.
이 외에도 에너지 사용 대비 효율이 높은 1등급 제품을 사용하는 것, 창문에서 들어오는 찬바람을 방지하기 위해 창문에 에어캡을 부착해 추위를 방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겨울이 다가오기 전, 에너지 절약 필수 체크리스트를 반드시 숙지하고 하나씩 실행해 보세요. 일상 속 작은 실천이 혹독한 겨울을 건강하게 나는 대비책이 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 건강한 지구를 위한 첫걸음
‘제 5의 에너지는 에너지 절약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절약만큼 훌륭한 에너지는 없다는 뜻이죠. 현재 기후변화는 지금보다 더 긴 여름과 겨울이라는 계절을 불러내며 앞으로의 에너지 절약에 대한 많은 중요성을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나의 작은 행동이 더 나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