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를 잃은 인공 조형물이 자연을 만나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오늘은 버려진 공간에서 ‘업사이클링’을 통해 공간의 가치와 생명력을 찾은 공원 세 곳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바로 서울에 위치한 선유도공원, 경의선 숲길, 난지도 하늘공원과 노을 공원입니다. 자원 낭비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버려진 공간을 새롭게 활용해서 지금은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업사이클링 공원’! 어떤 공원일지 궁금하지 않나요?
선유도공원 “정수장에서 시민을 위한 생태공원으로”
선유도는 한강 중심부에 위치한 작은 봉우리 섬입니다. 한강의 경치를 품은 생태공원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죠. 이곳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업사이클 생태공원이랍니다. 사실, 선유도는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 서남부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정수장’이었습니다. 정수장이 폐쇄된 2년 후 ‘업사이클링 생태공원’이 문을 열게 된 것인데요. 과거에 정수장이었던 곳인만큼, 선유도 공원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정수장의 골격을 살리고, 콘크리트 지붕을 걷어낸 뒤, 기둥을 노출시켜 만든 ‘녹색기둥의 정원’이 대표적인 공간입니다. 또, 약품 침전지를 재활용해 만든 ‘수질 정화 정원’에서는 수질 정화 과정은 물론, 수생식물의 생장까지 볼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좋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송수 펌프실을 재활용해 만든 ‘이야기관’은 선유도와 한강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으니 방문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선유도 공원은 과거부터 현재와 미래까지 모두 담아낸 건축미로 2004년 세계조경협회 아태지역 조경작품상까지 수상했다고 하니, 더욱 궁금해지죠?
참, 선유도공원에 가면 꼭 들려야 할 곳으로 ‘선유교’가 있는데요. 한강 유일의 보행자 전용 다리로, 한국-프랑스 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세워졌다고 합니다. 공원의 초지와 한강의 경치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공간이니 선유도공원을 방문하신다면 꼭 들러보세요!
선유도공원 정보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 343 (당산동 1)
- 홈페이지 : http://parks.seoul.go.kr/seonyudo
- 전화 : 02-2631-9368
- 교통 :
- 지하철 – 연남동구간 가좌역 (경의선), 홍대입구역 (2호선, 경의선, 공항철도) 와우교 구간 홍대입구역 (2호선, 경의선, 공항철도), 서강대역 (경의선) 신수 대흥 염리동구간 공덕역 (6호선), 대흥역 (6호선) 새창고개 원효로구간 효창공원앞 역 (6호선)
- 버스 – 각 공원 입구 도보 5분 거리 버스정류장 위치
- 주차 : 공원내 전구간 자체 주차장 없음. 대중교통 이용 권장
경의선 숲길 “버려진 철길, 도심 속 문화 산책로가 되다”
경의선 숲길은 서울의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공원입니다. 버려진 철길에서 도심을 가로지르는 시민들의 문화 산책로로 화려하게 변신했죠. 경의선은 본래 1900년대 초반 용산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철도였는데요. 2000년대 용산~가좌 구간이 지하화 되었고, 지상 철길이 도시재생 사업의 대상이 되면서 경의선 숲길을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 2012년 3월 대흥동을 시작으로, 염리동, 새창고개, 연남동, 원효로, 신수동, 와우교 구간이 2016년 만들어졌습니다.
철길을 재활용했기 때문에 보통의 공원 형태와는 다르게 기다란 모양으로 되어 있고 기차가 달렸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있습니다. 마포구에서 용산구까지 무려 6.3km 구간의 숲길이 이어집니다. 덕분에 도심과 숲, 인공과 자연,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며 이색적인 휴식을 선사하죠.
6.3km의 철길이 구간 별로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도 경의선 숲길만의 매력입니다. 그 중, 유명한 구간을 몇 개 소개할까요? 가장 긴 부분을 차지하는 ‘연남동 구간’은 힙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핫플레이스’로 유명한데요. 잔디밭 풍경이 마치 미국 센트럴파크를 연상시켜 ‘연트럴파크’라고도 불리죠.
반면, 도화동, 공덕동 부근의 ‘새창고개 구간’은 아주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라고 합니다. ‘새창고개’라는 이름은 고개를 가리키는 오랜 지명에서 따왔다고 하는데요. 고개의 지형 특성을 이용해서 경의선으로 단절되었던 구간에 대형 소나무를 심어 능선을 복원하고, 주변 아파트와 이어지는 길을 꼬불꼬불 재미나게 만들어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염리동 구간’은 메타세콰이어길과 느티나무 터널로 이루어져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빌딩숲 속 녹색정원’을 연상하게 합니다. 또, 비우고 채워가는 경의선 숲길의 콘셉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염리동 구간과 이어지는 폐선 부지에는 매 주말마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생활소품, 수공예품와 친환경 농산물, 간식 등을 사고파는 상설시장 ‘늘장’이 열린다고 합니다. 업사이클링 공원에서 열리는 친환경 시장이라니, 너무 잘 어울리죠? 여러분들은 어떤 구간이 가장 가고 싶나요?
경의선 숲길 정보
- 주소 : 서울 마포구 연남동~용산구 효창동
- 홈페이지 : http://parks.seoul.go.kr/template/sub/gyeongui.do
- 전화 : 02-719-8830
- 교통 :
- 지하철 – 연남동구간 가좌역 (경의선) / 홍대입구역 (2호선, 경의선, 공항철도) / 와우교 구간 홍대입구역 (2호선, 경의선, 공항철도) / 서강대역 (경의선) / 신수 대흥 염리동구간 공덕역 (6호선) / 대흥역 (6호선) 새창고개 원효로구간 효창공원앞 역 (6호선)
- 버스 – 각 공원 입구 도보 5분 거리 버스정류장 위치
- 주차 : 공원 내 장애인 차량만 가능
난지도 하늘∙노을공원 “쓰레기산의 변신, 자연을 담은 공원으로”
난지도는 한강에서 갈라진 난지 샛강이 다시 본류와 만나며 생긴 섬입니다. 한강과 불광천, 홍제천, 난지천, 향동천 등 한강의 지류들로 둘러싸인 272만㎡의 땅이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해 서울 시민들의 산책로, 피크닉 장소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이렇게 아름다운 난지도가 본래 해발 98m의 쓰레기 섬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월드컵공원으로 잘 알려진 난지도 생태공원은 본래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을 5개의 테마 공원-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 한강공원으로 조성한 장소입니다. 이 중 쓰레기 산이 있던 곳이 바로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입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 인구집중으로 생활 및 산업쓰레기가 급증하던 때, 서울시 청소사업본부는 난지도를 대규모 쓰레기 매립지로 정했습니다. 서울시의 외곽에 위치하면서도 교통이 편리하고 제방축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였죠. 1978년 서울시 쓰레기 매립장으로 지정된 이후 난지도는 여러 환경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침출수가 흘러나오고 악취와 유해가스가 발생했습니다. 얼마나 심했는지 파리, 먼지, 악취가 많다는 뜻에서 ‘삼다도(三多島)’로 불릴 정도였죠.
이에, 난지도를 생태공원으로 되살리기 위한 안정화 사업과 공원화 사업이 시작되었는데요. 단순히 공원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매립가스를 활용하여 주변 지역에 난방 연료를 제공하는 생태공원으로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에 가스를 포집 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 이를 월드컵경기장과 인근 주택 등 보일러 연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002년부터 2013년 12월까지 8,164,233천원(연 686백만원) 상당의 자원 활용 효과를 거두었고 해요. 또, 자연생태계를 모니터링한 결과, 난지도가 과거의 오명을 씻고 생명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2000년 438종이던 서식 동식물이 2013년 총 1,092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물질 문명의 후유증을 보여주던 공간이 오랜 시간과 노력으로 자연의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악취로 가득하던 쓰레기 섬에서 연간 약 1,000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된 난지도/하늘/노을공원. 가장 유명한 억새 축제부터 캠핑장과 파크 골프장 등 볼 거리와 즐길 거리도 풍부하니 사랑하는 사람과 주말에 방문해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월드컵공원 정보
- 주소 :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로 84(월드컵공원)
- 홈페이지 : http://parks.seoul.go.kr/template/sub/worldcuppark.do
- 전화 : 02-300-5500
- 주차 : 평화의공원 주차장, 난지천공원 주차장, 난지삼거리 주차장,
노을공원 주차장, 난지중앙로 노상 주차장 (승용차 기준 5분당 150원)
쓰레기로 가득 차고, 흉물스럽게 버려진 공간에 자연을 입혀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 공간 업사이클링 공원을 소개했는데요. 지금까지 업사이클링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에만 해당되는 줄 알았는데, 공간에까지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롭지 않았나요? 이번 주말 나들이는 업사이클링 공원으로 어떠신가요!? 자연을 담은 공간에서, 업사이클링의 의의를 되새기고 환경에 대해 새롭게 고민해볼 수 있는 나들이가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