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설비와 열분해 기술로 화학적 재활용 발전에 기여하는. ‘에코인에너지’ 이인 대표

GS칼텍스 -

GS칼텍스는 플라스틱 제품 수거 및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고민합니다. 그리고 관련 종사자들과 함께 논의하고, 그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플레이어’는 이렇게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종사자들을 GS칼텍스가 부르는 이름입니다.

이번 인터뷰 시리즈는 플라스틱 플레이어들의 다양한 고민을 들어보고, 플라스틱 딜레마 해결을 위해 스스로 찾은 방법을 공유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플라스틱 플레이어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플라스틱의 올바른 사용 방법을 찾아봅니다.
플라스틱은 대부분 물리적 재활용(MR: Mechanical Recycling) 방식으로 재활용됩니다. 플라스틱을 물리적으로 분쇄하고 녹여서 ‘새로운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원료’로 바꾸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석유에서 뽑아낸 것과 동일한 원료’의 형태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CR: Chemical Recycling)이 그것입니다. 폐플라스틱을 초기 원료 상태로 되돌리는 만큼 가치가 높기에 현재 다양한 기업들이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코인에너지’ 역시 그런 기업들 중 하나로, 일찍이 2015년부터 화학적 재활용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기술 개발에 몰두해왔습니다. 현재는 다양한 화학적 재활용 방법 중 열분해를 통해 열분해유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하고자 힘쓰고 있는데요. 재활용 스타트업 에코인에너지의 이인 대표를 만나, 화학적 재활용의 기술과 전망을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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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재활용 기술의 발전과 활용

화학적 재활용 방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기존 플라스틱 재활용 방식을 보완해주는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의 20% 정도는 물리적 방법으로 재활용되고, 나머지 70% 이상은 전부 소각되는 실정입니다. 물론 소각되는 플라스틱 중에는 대규모 시멘트 소성로*[efn_note]시멘트 소성로: 석회석 등 시멘트 제조 원료를 고온에서 구워 시멘트를 생산하는 시설[/efn_note] 등에서 화석 연료를 대체해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 방식을 에너지 회수용 소각, 즉 ‘TR(Thermal Recycling)’ 이라고 하는데요. 안타깝게도 이 방식은 미세먼지 및 탄소배출량을 증가시킨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화학적 재활용 방식은 이런 재활용 방식의 대안으로 부각되었습니다. 폐플라스틱을 원유 대용으로 쓰겠다는 게 아니라 폐플라스틱으로부터 원유에 준하는 기름을 추출해 그것으로 다시 석유제품을 만들어내겠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BASF*[efn_note]BASF: 2019년부터 화학적 재활용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독일계 글로벌 종합석유화학 기업[/efn_note]가 발표한 자료가 있는데요. 그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1톤을 열분해로 처리하면 일반적인 소각 방식과 대비해 1톤의 CO²를 감축할 수 있다고 해요. 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로 1톤의 폴리에틸렌(PE)을 생산하면 석유에서 추출한 원유로 플라스틱을 만들 때보다 2.3톤의 CO²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하고요. 이런 결과에 따라, 이제 화학적 재활용은 전 세계적 트렌드가 되어 있습니다.”

그럼 화학적 재활용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열분해유는 어떻게 활용됩니까?

“아쉽지만 현재는 규제로 인해 많이 활용되고 있지 못합니다. 사실 열분해 기술은 최근 들어 떠오른 기술이 아니에요. 일찍이 90년대 후반부터 개발되기 시작했고,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수많은 기술 특허가 출원되었죠. 하지만 정부 규제로 널리 활용되지 못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생산된 열분해유의 적합한 활용 용도를 결정하지 못해서였죠. 그 고민은 여전히 거듭되고 있고, 아직까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의거해 폐플라스틱으로부터 추출한 열분해유는 석유 제품 원료로 인정되지 않고요, 『폐기물 관리법』에 의거해 산업용 연료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받고 있습니다.

물론 열분해유를 플라스틱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아직 법 개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GS칼텍스를 비롯해 SK지오센트릭, 현대오일뱅크, 이 3개사의 경우 지난 2021년 규제 샌드박스*[efn_note]샌드박스: 신기술 활용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현행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일정 기간 시장에 우선 출시해 시험할 수 있도록 한 것[/efn_note] 제도를 통해 실증 특례를 획득했거든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결국 열분해유를 활용한 플라스틱 원료 생산을 허가하는 쪽으로 정책이 변화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열분해유에서 석유제품의 기본 원료인 납사를 추출한 다음 이를 플라스틱 제조 원료로 활용한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렇다면 원유에서 추출되는 납사와 열분해유에서 추출되는 납사 사이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나요?

“차이 없어요. 이론적으로는요. 왜냐하면 원유 대신 폐플라스틱을 액체 상태의 열분해유로 만든 상태에서 다시 납사(나프타, Naphtha)를 뽑아내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실제 생산 과정에서는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열분해유를 만들기 위해 투입되는 시료 자체가 순수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 유리 등 많은 이물질이 뒤섞인 폐기물 덩어리라는 점이죠. 특히 염소(CL) 성분이 가장 문제인데요. 염소는 물과 만나 염산이 되는데, 이 염산이야말로 설비를 부식시키는 등 공정에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키는 주범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열분해유에서 추출되는 납사 자체는 동일합니다. 단지 플라스틱 폐기물 덩어리에서 금속, 유리 등의 이물질을 통제하는 기술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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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생산되는 열분해유

물리적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은 PP, PS, PET 등을 소재 별로 선별한 후 전처리를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열분해유도 PP나 PS 등 플라스틱 재질에 따라 만들어지는 결과물에 품질 차이가 있나요?

“열분해유 생산 공정에서는 다양한 소재가 섞인 폐플라스틱 압축물을 그대로 장비에 투입하는데요.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동일합니다. 결국 열분해에 가장 적합한 소재는 OTHER 표시가 붙은 비닐류이기 때문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라면, 과자, 빵 봉지 같은 것들이죠. 이런 비닐류는 PE나 PP 등의 열가소성 수지여서 열분해가 가능해요. 반면 투명한 플라스틱인 PET와 PC 그리고 나일론 같은 폴리아마이드 계열의 플라스틱은 열을 가해도 열경화성 수지처럼 기름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애써 비닐류를 선별하지 않은 채 다양한 소재가 섞인 폐플라스틱 덩어리를 그대로 투입하는 이유는 생산 비용 때문입니다. 물론 일부 업체들은 분류를 해서 이물질을 최대한 제거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렇게 선별 과정을 거치다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경우가 생겨요. 반면 저희 에코인에너지 설비의 수율*[efn_note]수율: 투입되는 폐플라스틱 덩어리 대비 생산되는 열분해유의 비율[/efn_note]은 60% 이상으로, 타사 설비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물론 저희는 수율을 별로 강조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깨끗하고 잘 선별된 폐기물을 넣으면 그만큼 높은 수율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선별장에서 넘어오는 폐기물은 기본적으로 깨끗하지 않습니다. 장마철 비를 맞은 폐기물의 30%를 차지하는 수분이며, 폐기물에 포함된 금속과 유리며, 당연히 이물질 범벅이지요. 하지만 이는 플라스틱 열분해에 필요한 온도 상승을 방해하는 다양한 요인 중 일부일 뿐입니다. 결국, 중요한 작업은 이물질 제거보다 이물질이 포함된 상황을 컨트롤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수율을 자랑하기 보다, 이물질을 컨트롤해낸 결과 만들어진 열분해유의 품질을 자랑할 수 있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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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에코인에너지의 열분해유 품질은 업계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나요?

“에코인에너지의 설비로 만드는 열분해유는 업계에서 가장 높은 납사 비율을 자랑합니다. 수율이 아닌 납사 비율로 답하는 건 이유가 있는데요. 석유화학사에서 원료로 쓰고자 하는 것은 열분해유 자체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열분해유에 포함되어 있는 납사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열분해유라도 얼마나 많은 납사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상품가치가 달라지거든요. 저희가 열분해유를 석유화학의 원료로 사용하도록 법이 변경되는 상황을 반가워하는 것도 그래서이고요.

특히 재활용 납사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추세는 에코인에너지 열분해유의 장점이 두드러지게 드러날 수 있는 요인입니다. 현재 EU는 플라스틱 제조 기업들에게 생산단계부터 생산자 책임을 무겁게 부여하고 있는데요. 이에 탄소배출을 줄이고자 기업들로 하여금 소재의 일정 비율 이상을 반드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가령 PET의 경우 2025년부터는 생산과정 내 재활용 원료 비율이 25% 이상 포함되어야 하고, 2030년부터는 30%로 늘어납니다. 비율을 준수하지 못하는 기업에게는 생산 물량 대비 과징금이 부과되고요. 기업들은 이제 원유 납사보다 비싼 재활용 납사를 무조건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겁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는 곧 우리나라로 이어질 게 분명한 만큼 저희에게 매우 큰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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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인에너지 열분해유의 수율이 60% 정도라고 하셨는데, 나머지 부산물들은 무엇인가요?

“40% 중 10% 정도는 수증기로 날아가는 수분들이고, 10% 정도는 석탄처럼 고스란히 남는 탄화물들입니다. 그리고 10% 정도가 가스로 남고, 나머지는 유실됩니다.

산소가 있는 상태에서 열을 가하면 소각이 되지만, 무산소 상태에서 열을 가하면 열분해가 되는데, 그 과정에서 기화된 가스를 응축하면 열분해유가 됩니다. 그런데 가스가 100% 응축되지는 못하기 때문에 남는 가스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가스는 그 자체가 LPG만큼 열효율이 좋은 연료이기도 합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이렇게 응축되지 못한 잔여 가스를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가 원가 절감의 핵심이었습니다. 에코인에너지 설비의 기본 동력도 LPG인데, 잔여 가스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동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결국 저희는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하여 생산 효율을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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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인에너지의 독창적인 장비와 기술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동력으로 활용해 생산 효율을 높인다는 점 외에, 에코인에너지의 열분해 장비가 가진 또 다른 장점은 무엇입니까?

“열분해유 생산 설비 중에서 에코인에너지의 장비는 이동이 가능하고 플랜트 공사가 필요 없는 유일한 장비입니다. 또한 100여 평 남짓의 공간에 3~4개를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컴팩트하게 설계된 것도 장점이고요. 따라서 생산성 면에서 다른 업체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고, 면적 및 소요 비용 당 폐플라스틱 처리량도 1.5배에서 2배 정도 높습니다.

물론 폐기물은 대규모로 처리할수록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의 문제는 스타트업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수만 평 규모의 시설을 설치하려면 지자체와 협의해 국가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는 대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 게다가 장소 문제도 있고요. 폐플라스틱이 발생하지 않는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에 반해 수천억 원의 투자비를 들여 대규모 처리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장소는 지극히 국한되어 있지요.

이런 근본적인 상황에 대한 고민의 결과, 장비를 컴팩트한 이동형으로 만들게 되었는데요. 소규모 이동식인 만큼 장점도 분명합니다. 섬에도 들어갈 수 있고, 바지선에 올려서 해상에 배치할 수도 있고, 어촌계나 농민협동조합의 창고에도 설치할 수 있죠. 사실 처음 하고 싶었던 계획은 장비를 트럭에 올려서 보령 머드 축제나 화천 산천어 축제 등 전국 축제를 돌아다니는 것이었답니다. 지자체와 협의해 열분해 장비 트럭을 축제장에 배치해두고 축제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그 자리에서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현행법*[efn_note]현행법 상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곳은 관련 인허가를 획득하고 있는 필지에서만 가능[/efn_note] 상 불가능해서 아쉬웠어요.”

그렇다면 현재 에코인에너지의 장비가 설치된 곳은 어디입니까?

“현재는 저희 연구소에 설치되어 있는 상황이고요, 설치 계획 논의가 진행되는 곳이 많아 앞으로 여러 곳에서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열분해유를 활용하는 시장은 법적인 부분도 얽혀 있어서, 주로 공공기관에서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환경부가 올해 4개의 공공 열분해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고, 다른 지자체들도 자체적으로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약 10여 곳 정도에 새롭게 열분해 장비가 설치될 계획이어서 다양하게 논의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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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인에너지 기업부설 연구소와 전남지사에서는 어떤 것들을 수행하고 있습니까?

“연구소에서는 주로 다른 열분해 설비에서 추출한 열분해유와 에코인에너지 설비에서 추출한 열분해유의 샘플을 비교하는 요청들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에서 나오는 정부과제들도 수행하고 있고요.

저희 전남지사 같은 경우는 영농·해양 폐기물 처리에 특화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영농·해양 폐플라스틱과 육지 폐플라스틱은 성격이 다릅니다. 해양 플라스틱의 경우 염분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솔루션이 필요하고요. 비닐하우스 같은 농사 시설에서 발생하는 영농 폐기물의 경우, 노지에서 잡초가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검은색 비닐을 씌우는 멀칭작업*[efn_note]멀칭작업: 작물의 재식거리와 폭에 맞춰 일정하게 구멍을 뚫어 놓은 검은색 필름을 설치하는 작업[/efn_note]에서 상당한 폐비닐이 발생하는데, 제대로 수거되지 않은 채 불법 소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업이나 농업 비중이 높은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해양·영농 폐기물에 대한 처리 요구가 상당히 큰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전국 양식장의 60% 이상이 몰려 있는 전남지역에 지사를 설립해 스티로폼 부표와 같은 샘플들을 수거하고, 연구소에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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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인에너지가 그리는 미래

연구소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는데, 에코인에너지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입니까?

“에코인에너지는 열분해 시설 제조 및 설치업이 아닌 궁극적으로 열분해유를 판매하는 비즈니즈 모델을 추구합니다. 물론 지금은 법적으로 불가능하지만 향후 법이 개정되면 우리 장비에서 생산되는 열분해유를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는 대기업 등에 판매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와 관련해, 연 평균 열분해유 생산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에코인에너지 장비가 지자체에 한 번에 5개에서 10개 정도 설치된다고 예상하고, 설치된 장비 전체를 통한 열분해유 생산량을 계산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열분해유 원료인 비닐 폐기물을 최대한 확보하는 일입니다. 비닐은 PET 등 다른 소재들처럼 돈을 주고 판매하는 물질이 아니에요. 오히려 선별장에서 톤 당 10만 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소각 처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열분해 산업이 활성화되면 비닐도 재활용 업체들이 구입해야 하는 폐기물이 될 것입니다. 저희가 지금 노력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그 원료, 비닐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에코인에너지가 그리는 목표 달성에 있어 법적인 규제 등 어려운 점은 없나요?

“사업을 하다 보니, 법적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일방적인 규제라고 느끼는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전부 이해되는 면이 있어요. 열분해유를 산업용 원료로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도요. 만약 열분해유를 아무런 규제 없이 판매하도록 방치한다면 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아지니까요.

사실 규제로 인한 어려움보다는, 국내 산업 구조에 대한 다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산업 구조 상 스타트업의 영향력과 대기업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다르다고 느끼거든요. 실제 산업을 선도하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먼저 제시하는 곳은 스타트업인 경우가 많은데, 스타트업이 빠져나간 후에는 그것이 대기업의 이름으로 시장에 자리 잡는 사례가 대부분이에요.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에 대해 시장이 좀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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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위한 스타트업의 역할

마지막으로,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에코인에너지와 같은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플라스틱이 문제라고 말하지만, 사실 플라스틱은 1950년대부터 산업 전반에 걸쳐 활발하게 쓰이기 시작한 이래 70년간 세상에서 제일 값싸고 좋은 소재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변한만큼 플라스틱의 운명도 달라져야 하겠지요. 저는 대체로 낙관합니다. 플라스틱 문제가 공론화되고 그 해결 방법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니까요.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기술 개발이 멋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 자체도 긍정적이고요.

화석연료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들이 개발되었듯이, 플라스틱도 언젠가는 대체할 소재가 나올 것입니다. 그런데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고 대체할 소재가 나오기 전까지는 브릿지 기술이 필요해요. 플라스틱 대체 소재가 플라스틱 가격의 3~4배에 이르고 시장에서 정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용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거든요.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연착륙되도록 힘쓰는 게 스타트업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코인에너지와 같은 회사들이 개발한 기술들이 점점 확산되고 대기업들이 참여하여 자본과 체계적인 시스템이 투입되면, 비로소 이 분야도 하나의 산업군을 형성할 것입니다. 그래서 대기업들이 함께 동참하며 산업을 발전시키고자 움직여주는 게 필요하죠. 그런 만큼 앞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효과적으로 동반 성장할 방향을 고민하는 분위기가 정착되면 좋겠습니다.”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생산한 열분해유로 원유를 대체하는 납사를 생산하는 방식은 아직까지 법적인 규제에 묶여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GS칼텍스를 포함해 많은 대기업들이 공을 들이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에코인에너지는 열분해유 생산에 있어 독창적인 설비를 기반으로, 뚜렷한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 회사입니다. 이인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열분해유의 친환경적 장점과 산업적 가치에 대해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GS칼텍스는 에코인에너지를 비롯해 지금도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스타트업을 응원합니다.

‘플라스틱 리터러시(Plastic Literacy)’ 웹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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