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의 미래형 브랜드 페르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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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의 미래형 브랜드 페르소나 | brand persona 02
출처 : www.gompyo.net
정체성에 대한 역발상이 필요한 시대다. 옛날엔 하나의 정체성을 개발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미덕이라 봤다. 하지만 이젠 그런 모습은 꼰대로 보일 뿐이다. 옛것을 고집하고 하나의 모습, 원래의 모습만 찾는 행태에 사람들은 등을 돌린다. 특히 M(밀레니얼)세대, Z세대라 불리는 신인류는 더욱 더 그런 성향을 보인다.

기업도 사람과 같다. 하나의 유기체로서 탄생, 성장, 성숙, 정체, 쇠퇴, 재활성화의 다양한 모멘텀을 거친다. 정체와 쇠퇴 시기를 잘 극복해야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멀티 페르소나다. 요즘 멀티 페르소나, 부캐(부캐릭터)가 뜨고 있다. 유재석 등 오래된 기성 연예인을 중심으로 기존 자신의 모습과 전혀 다른 캐릭터, 이른바 부캐를 앞세우며 성공적 이미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모습에 소비자들이 식상할 때쯤 새로운 부캐를 출현시켜야한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려면 부캐가 필수다. 가면이라는 뜻을 가진 페르소나는 정체성, 즉 아이덴티티를 의미한다. 싱글 브랜드 페르소나 시대는 끝났다. 멀티 브랜드 페르소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요즘 없어서 못 판다는 곰표밀맥주는 곰표밀가루의 대표적 부캐이자 멀티 브랜드 페르소나의 대표적 예다. 밀가루 만드는 오래된 기업으로 머물렀다면 미래세대는 그 존재조차도 몰랐을 것이다. MZ세대와 함께 하면서 미래에도 승승장구하려면 자신의 오래된 모습을 바꿔야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페르소나, 즉 부캐를 계속 만들며 새로운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하나의 부캐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 부캐 하나가 성공했다고 거기에 머물러있으면 그 또한 꼰대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다. 계속해서 새로운 부캐를 개발하고 그것을 소비자와 소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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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부캐는 누가 잘 만드나? 당연히 MZ세대다. 그들은 디지털 네이티브이며 모빌리티 세대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 속에서 실제와 가상세계를 넘나들면서 자유로운 온오프라인 이동과 함께 자신의 정체성, 페르소나 멀티화를 몸소 경험한 세대다. 뒤늦게 인위적으로 학습하려는 이전 세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기업 내에 MZ세대를 중심으로 부캐를 장려하는 문화가 싹터야 한다. 획일화된 딱딱한 기업 문화 속에 거기에 맞추도록 강요하는 동조형 기업 분위기는 자유와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맞지 않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껴입은 불편한 느낌이며 결국에는 옷을 벗고 나가게 된다. MZ세대형 멀티 페르소나 문화를 기업 문화로 채택하는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때다. 특히 오래된 기업일수록 이런 과감한 기업문화적 혁신이 필요하다.

‘MZ세대와 어떻게 소통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자기만 생각하는 MZ세대 사원들을 이해 못하겠어요’ 등 요즘 많은 기업의 관리자나 임원을 만나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얘기다. 이해하기 힘든 것이 너무 당연하다. 그들은 이전 세대와는 너무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세대다. 자기중심적 세대이고 자기 가치 실현을 가장 중요시하는 세대이다. 이들에게 기존 문화에 대한 적응을 강요하기보다 기존 문화가 이들을 받아들이는 혁신이 필요하다. 인사, 조직운영관점에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개개인의 다름과 자기중심적 가치 실현을 인정하고 이를 전사적 기업 운용에 녹여내는 혜안이 필요하다.

다양한 부캐와 새로운 페르소나 창출은 미래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한다. 개인의 부캐, 멀티 페르소나 만들기가 기업으로 이어져 다양한 기업형 브랜드 부캐와 브랜드 페르소나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에 대한 가치 실현 장소가 기업으로 옮겨져 확장되고 그 성과를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GS칼텍스의 미래형 브랜드 페르소나
GS칼텍스는 최근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차량 에너지 제공에서 삶의 에너지 제공 기업으로 페르소나 확장을 꾀하고 있다. 매우 바람직하며 의미 있는 시도라 보여 진다. 중후장대형 기업 이미지, 오래된 탄탄한 회사, 얼핏 보면 좋은 이미지이지만 일반인이 범접하기 힘든 어려운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한다. 앞서 곰표 밀가루의 대한제분과 비슷한 기업 분위기가 연상된다. 곰표 밀맥주, 곰표 패딩, 곰표 베이커리가 나온 것처럼 실생활 속 소비자와 좀 더 많은 접점과 상황에서 만날 필요가 있다. 인간미 넘치는 생활밀착형 페르소나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추가되면 좋을 것 같다.
또한, GS칼텍스는 멀티 브랜딩하기 좋다. 특정 아이템이 브랜드명에 들어가 있지 않아서 방해받지 않고 확장이 가능하다. 그래서 천의 얼굴을 만들고 보여줄 수 있다. 최근에 각광받는 유튜버 스타나 인플루언서의 특징에는 하나같이 ‘천의 얼굴’이 있다. 지루하지 않고 늘 새롭고 그래서 계속해서 보게 되고 빠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브랜드명에서 커피를 떼버린 스타벅스는 커피전문점에서 벗어나 최근 다양한 굿즈를 계속 만들고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하면 이제는 단순히 커피만 떠오르지 않는다. 좋은 이미지로 잘 인지되고 있는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페르소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스타벅스 로고가 들어간 실생활 속 다양한 굿즈를 만들고 판매하는 종합 커머스 기업으로 영역 확장을 하고 있다. 스타벅스 가구, 스타벅스 가전이 안나온다는 법이 없다. 던킨도너츠도 도너츠를 떼고 던킨으로 이름을 바꿔 다양한 확장을 꾀하고 있다.

변화 없이 지속가능한 미래는 없다. 특히 미래 주역세대를 겨냥한 역발상에 가까운 변화는 미래 기업의 필수 생존 요소다. 변화를 거부하고 기득의 관습, 관행에 머무른다면 ‘꼰대 브랜드’가 된다. 멀티 페르소나 관점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지속한다면 ‘브랜드 회춘(brand rejuvenation)’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브랜드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구성하는 직원들 스스로 늘 새로운 페르소나를 만들고 이를 기업, 브랜드에 녹여내는 시도가 필요하다.
GS칼텍스의 미래형 브랜드 페르소나 | profile 여준상

여준상 교수 -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고려대 경영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취득했으며, LG경제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사단법인 서비스마케팅학회 11대 회장으로 있으며, 기업체에서 자문교수, 위원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형 마케팅 불변의 법칙 33>, <회사의 운명을 바꾸는 역발상 마케팅>, <삼성의 CEO는 무엇을 공부하는가> 등이 있으며 등 유수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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