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Transformation을 위한 조언: 기존 강점의 핵심경직성을 경계하라!

GS칼텍스 -

Deep Transformation을 위한 조언: 기존 강점의 핵심경직성을 경계하라! | 20230224 01 01
기업은 마치 생물처럼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엄밀하게 따져보면 어제와 오늘이 완전히 똑같은 기업은 없습니다. 정도와 범위의 차이가 있지만 전략, 조직, 역량과 자원, 문화 등 기업의 특성들은 수시로 변화합니다. 이런 상시 변화의 핵심 원인은 바로 환경입니다. 기업을 둘러싼 시장, 경쟁, 기술, 규제, 사회문화 등 환경이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기업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합니다. 물론 기업 내부로부터 시작되는 조직 변화도 있지만 압도적으로 중요한 변화의 원천은 외부 환경입니다. 따라서 각 환경 변화에 적합한 유형의 조직 변화를 적시에 실행하는 것이 기업의 생존과 성과, 성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핵심역량의 양면성과 내부지향적 경영의 위험

그렇다면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외부 환경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만이 가진 차별적 강점인 내부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전략은 어떨까요? 핵심역량에 초점을 맞추는 내부지향적 경영은 성과와 경쟁력의 기반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갑자기 치명적 생존 위기를 맞게 될 위험이 높은 양면성을 가집니다. 통계를 보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생각보다 경쟁력을 오래 유지하지 못합니다. 대략 80% 내외의 기업들이 창업 후 30년 이내에 사멸한다고 합니다. 예외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가진 우량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적 우량기업의 지표인 포천 500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도 약 1/3 정도가 5년 내에 교체된다고 합니다. 맥킨지 컨설턴트 톰 피터스가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이란 베스트셀러에서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초우량기업의 예로 든 60여개 중 절반 이상이 책 출간 후 불과 10년 만에 몰락하여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갑자기 생존 위기에 빠진 이 초우량 기업들의 공통점은 바로 자신만의 강력한 핵심 역량에 선택과 집중한 것입니다.

이런 예상 밖의 현상의 원인은 바로 환경변화입니다. 기업 생존과 성과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환경변화가 발생한 결과 기존 환경과 높은 적합성(fit)을 가져서 경쟁우위의 기반으로 작용하여 왔던 기업의 전략과 조직, 기술력, 문화 등의 핵심역량이 새로운 환경과 부적합성(misfit)이 발생하여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환경은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소이므로 이런 환경부적합성이 발생할 때는 무조건 기업이 변화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조직변화에는 서로 다른 대안들이 존재하므로 언제 어떤 변화전략을 선택하느냐가 기업의 미래 생존과 성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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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조직변화의 두 옵션: ‘유기적 성장’과 ‘패러다임 전환’

기업이 성과 향상과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전략적 조직변화를 추구하는 방식에는 크게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과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현재 GS칼텍스가 추진하고 있는 ‘Deep Transformation’은 ‘패러다임 전환’의 전형적 예라고 생각됩니다. “기존에 실행해온 변화의 노력과 부분적 혁신을 넘어 보다 근본적인 변화, 즉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해야 한다’는 GS칼텍스의 Deep Transformation 선언은 유기적 성장과 패러다임 전환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조직변화 전략은 각기 추구하는 목적과 필요한 상황, 장단점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 선택에 따라 변화의 성패가 결정되게 됩니다. 예를 들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기적 성장을 추구하면 오히려 더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유기적 성장’은 기존 사업 분야들과 그 기반이 되는 강점들을 계속 강화하고 확장하여 성장해 나가는 전략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유기적 성장이 기존 사업 분야 내부에만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기존 사업 분야들의 기반이 되는 역량과 자원 등을 큰 위험부담이나 추가적 비용 없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주변 분야들로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유기적 성장의 일반적 패턴입니다. 이미 가지고 있던 강점을 계속 활용할 수 있느냐 여부 즉 ‘연속성(Continuity)’’이 유기적 성장의 관건입니다. 따라서 유기적 성장의 실행을 위해서는 기존 강점들의 확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활용 강도와 범위를 360도 주변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의 전략적 논리입니다. 기존 핵심역량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경쟁력 있게 적용할 수 있는 주변 분야들로 끊임없이 확대해 나가는 것이 유기적 성장입니다.

이와 달리 ‘패러다임 전환’은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사업 분야와 시장, 전략, 조직, 기술, 역량 등으로 기업의 DNA 자체를 바꾸는 급진적 조직변화입니다. 즉 기존 경쟁력을 어떻게 활용하고 확대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유기적 성장과 달리 패러다임 전환은 기존에 가지고 있지 않던 새로운 미래 경쟁력을 찾는 ‘탐험적 행동(exploration)’인 것입니다. 패러다임 전환은 기업경영의 모든 차원에서 그 이전과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대안을 찾기 때문에 ‘혁신(Innovation)’이나 ‘변혁(Transformation)’의 기반 논리입니다. 따라서 연속성의 장점인 낮은 위험과 변화 비용 등을 활용하는 유기적 성장과 정반대로 기존 모델과 새로운 모델 간의 ‘불연속성(Discontinuity)’이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 기준입니다. 예를 들면, 경쟁전략의 경우 기존에 가격경쟁 전략을 추구해온 기업이 가격 포지션을 조정하여 주변 시장으로 진입한다면 유기적 성장이지만, 갑자기 품질경쟁으로 전환하면 전략적 패러다임 전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패러다임 전환은 전략이나 조직, 역량, 문화 등 각 차원별로 실행될 수 있기는 하지만 어느 한 핵심 차원이 근본적으로 다른 유형으로 바뀌면 내부 적합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관련 차원들도 따라서 바뀌기 때문에 기업경영 전체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면 그 실행 기반인 조직도 따라서 바뀌어야 하는 논리입니다. 1910년대 포드가 동일한 차종의 대량생산 전략을 실행을 위해 이에 적합한 기능조직을 채택한 반면, 1920년대에 GM이 서로 다른 다양한 상품군들을 기반으로 다각화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사업부조직을 채택한 예에서 잘 예시되고 있습니다. 이때 포드와 GM은 전략, 조직,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으로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패권을 놓고 서로 경쟁하였습니다. 현재 GS칼텍스가 Deep Transformation의 큰 틀 안에서 사업 분야전략에서 저탄소 신사업분야들로 성장을 추구하는 Green Transformation, 전사적 가치사슬 전반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Business Transformation, 그리고 그 하부구조적 기술 기반으로 디지털데이터 기반 경영을 추구하는 Digital Transformation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도 같은 논리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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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적 성장 편중현상과 핵심경직성

유기적 성장과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조직변화 전략은 서로 전혀 다른 기반 원리를 가지고 있어서 동시에 두 가지 모두를 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결과 변화를 추구하는 대다수 기업들은 이 두 가지 조직변화 전략들 중 하나에 선택과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 기업들의 조직변화 전략의 분포를 보면 대다수가 유기적 성장에 압도적으로 편중되어 있습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사업 분야나 전략, 조직, 기술력, 역량, 문화 등을 반복적으로 활용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개선하는 유기적 성장은 불확실성과 실패의 위험이 낮고 성과가 단기간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데 비해,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의 불연속적 변화를 추구하는 패러다임 전환은 성공하는 경우 엄청난 급성장을 창출할 수 있지만 불확실성과 실패 위험이 높고 또 성공하더라도 그 성과가 장기적으로 실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유기적 성장은 효율성 증대를 통한 ‘위험축소(Risk Reduction)’가 핵심 전략적 논리 중 하나인 데 비해 패러다임 전환은 급진적 변혁과 혁신을 추구하는데 불가피한 과감한 ‘위험 감수(Risk Taking)’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GS칼텍스가 Business Transformation에서 강조하고 있는 ‘Good Risk Taking’은 패러다임 전환 실행에 필수적 요소인 것입니다. 그런데 위험 감수 보다는 위험회피를 선호하는 경제행위자들의 보편적 성향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당연히 이 두 가지 중 유기적 성장에 치중하는 경향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즉 변화전략의 선택에서 대다수 기업들은 눈앞의 단기 성과 극대화와 위험회피를 추구하는 유기적 성장에 치중하는 ‘근시안적 조직변화(Myopic Organizational Change)’의 경향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유기적 성장 편중의 예상치 못한 결과는 패러다임 전환의 실패에 따른 치명적 생존 위기입니다. 단기 성과 극대화와 위험회피를 추구하기 위해 기존 핵심역량에 선택과 집중하는 유기적 성장 중심의 근시안적 조직변화는 환경변화의 성격에 따라 역설적으로 기업의 장기 생존과 성과에 치명적인 위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어떤 전략이나 조직, 기술, 문화 등 특정 역량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며 성공적으로 유기적 성장을 달성하면 결과적으로 그 역량의 경쟁력이 점점 더 강화되며 그 기업의 ‘핵심역량(Core Competence)’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일단 경쟁력 있는 핵심역량으로 증명되면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로서 적극적으로 ‘레버리지(Leverage)’ 되어서 다른 사업들에도 계속 확장되어 적용되게 됩니다.

그런데 기존 핵심역량의 반복적 활용과 확장을 통해 유기적 성장에 치중하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치명적인 생존 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데, 그것은 그 과정에서 다른 대안적 가능성들로부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점차 고립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기존 핵심역량과 사업 분야들에 기반한 유기적 성장전략으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급진적인 ‘불연속적 환경변화’가 발생하면 갑자기 무너지게 됩니다. 불연속적 환경변화는 기존 핵심역량의 경쟁력과 가치를 일시에 파괴하는 ‘역량 파괴적(Competence-Destroying)’ 효과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실은 역량 파괴적 효과를 가지는 불연속적 환경변화가 발생할 때는 핵심역량이 강한 기업이 약한 기업보다 오히려 핵심역량 자체의 변화를 더 못하기 때문에 치명적 생존 위기에 빠지게 될 위험이 더 커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글로벌 선도기업들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바로 기존 핵심역량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역량 파괴적 환경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글로벌 핸드폰 시장의 절대적 지배자였던 Nokia가 스마트폰의 등장이라는 불연속적 환경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전통적 피처폰에 집착하다 몰락한 경우나,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했을 때 지난 100여년간 카메라 필름 산업의 절대적 강자였던 Kodak은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생존 위기에 빠진 데 비해 만년 2위 약자였던 Fuji는 서둘러 표면처리기업으로 전환하여 위기를 넘기고 급성장하고 있는 것 등의 예에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존 경쟁우위의 원천이던 강한 핵심역량이 불연속적 환경변화가 발생할 때 근본적 변혁의 발목을 잡아 기업을 생존 위기에 빠뜨리는 이런 현상을 ‘핵심 경직성(Core Rigidity)’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 환경으로의 역사적 대전환기에 지난 100여년간 전 세계 시장을 지배하던 초우량기업들이 대거 붕괴하고 있는 현상은 바로 이런 핵심 경직성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대규모 글로벌 대리점 체인 등을 통한 유통에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해온 Nike가 최근 “Digitally Enabled, Customer Centric”이라는 비전을 내세우며 완전히 다른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나, 윈도우와 MS오피스를 중심으로 데스크탑 대상 사무용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해온 Microsoft가 최근 클라우드 기업으로 대전환하면서 위기에서 탈출한 것 등은 바로 핵심 경직성 극복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의 예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GS칼텍스가 지금 Deep Transformation이라는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핵심 경직성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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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전환의 출발점: 정확한 환경통찰력과 명확한 비전

유기적 성장 편중이 핵심 경직성으로 인해 생존 위기를 초래할 수 있지만 그 반대 대안인 패러다임 전환을 남발하는 것은 더 위험합니다. 패러다임 전환은 말 그대로 기업경영 전반의 DNA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 변화이기 때문에 그 실행과정에서 유기적 성장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 비용과 위험을 발생시킵니다. 이런 면에서 새해 초만 되면 매년 그 전해와 전혀 다른 근본적 변혁의 구호들을 발표하는 많은 기업들과 달리, GS칼텍스가 2023년을 1년 전에 선포한 Deep Transformation ‘지속의 해’로 규정한 것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가집니다. 변화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 유형 중 어느 한 가지에 경도되지 말고 수시로 바뀌는 환경변화의 성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바탕으로 언제 유기적 성장을 추구하고 또 언제 패러다임 전환을 실행할지 정확하게 구분하여 선택하는 것입니다. 즉 미래 환경의 성격에 대한 정확한 통찰력이 전환기 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생존요건인 것입니다.

현재 급속히 진행 중인 환경변화 과정에서 20세기를 지배하던 전통적 강자들이 대거 몰락하고 있는 근본 원인도 바로 환경통찰력의 실패인 것입니다. 이들의 위기는 흔히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방만한 경영’ 때문이 아닙니다. 환경변화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고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존 강점을 유지, 확장, 활용하는 유기적 성장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20세기 초에 대량생산의 시대가 시작된 이래 100여년 동안 글로벌 경제를 주도해왔던 핵심역량인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 극대화 전략,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피라미드형 거대 조직시스템, 오랫동안 축적해온 특정 기술에 대한 선택집중 등이 4차 산업혁명과 초경쟁환경의 등장이라는 불연속적 환경변화로 더 이상 적합하지 않게 되었는데도 새로운 환경이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근본 전환 보다는 기존 핵심역량을 활용하고 확장하는 유기적 성장에 집착한 핵심 경직성 때문입니다. 즉 기존 강점이 치명적 위기의 원인 된 것입니다. 기업들은 높은 성과를 창출한 자신의 경영방식을 ‘‘○○식 경영’ 또는 ‘○○ Way’라는 식으로 정리해서 철저하게 지키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관행은 환경이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불확실성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여 성과에 기여할 수 있지만, 역량 파괴적 효과를 가진 불연속적 환경변화 시에는 핵심 경직성으로 연결되어 치명적인 생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험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기업들은 자신의 기존 강점에 선택과 집중하여 활용할 때도 반드시 그 강점이 환경변화에 따라 결정적 위기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며 그 강점 자체를 버리거나 완전히 바꾸어야 할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예측불가능한 방향으로 수시로 급변하는 21세기 환경을 살아가는 경영자들은 환경의 성격에 따라 단기 성과와 생존을 위해 기존 핵심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유기적 성장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영역으로의 변혁적 탐험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정반대 대안 중 당면 환경의 요구에 적합한 변화전략을 선택하여 과감하게 실행하는 환경통찰력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GS칼텍스의 2022년 Deep Transformation 선언도 바로 이런 환경통찰력에서 출발하고 있는데, “팬데믹과 글로벌 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환경변화는 그 속도와 파급력 측면에서 과거에 경험해온 변화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고 파악하며 현재 당면하고 있는 환경은 유기적 성장으로는 대응할 수 없고 반드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환경통찰력에 기반하여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이 확인되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명확한 변혁의 비전을 확립하고 전체 조직과 철저하게 공유하여 모든 의사결정과 행동의 기반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존 사업과 역량의 기반을 활용하여 점진적으로 확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화실행 과정의 불확실성이 낮은 유기적 성장과 달리 패러다임 전환은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방향으로 불연속적으로 도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변화과정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습니다. 더구나 한두 가지 특정 요소만 바뀌는 일반적 조직변화와 달리, 기업경영의 모든 핵심 구성 요소들이 동시에 불연속적으로 바뀌는 패러다임 전환에서는 전체 조직이 동일하게 지향해야 할 미래의 방향성이 확고하게 공유되지 않으면 각 부분이 제각각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배가 산으로 가는 식의 대혼란이 발생하게 됩니다.
Deep Transformation을 위한 조언: 기존 강점의 핵심경직성을 경계하라! | 20230224 01 05
조직 전체가 공통으로 추구해야 할 미래 변화 방향이 바로 비전입니다. 전략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의 ‘방법론(How To?)’을 말한다면, 비전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인 어디로 갈 것인가의 ‘방향성(To Where?)’을 제시합니다. 비전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비유는 ‘등대’입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폭풍우 치는 밤바다에서 항해하는 배는 방향을 잃고 표류하게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기 쉽습니다. 이때 안전한 항구가 있는 방향을 가르쳐 주는 불빛이 바로 등대입니다. 폭풍우 속 배의 선장이 등대 방향으로 간다고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비전 리더십 입니다. 이때 선원 각자는 등대를 절대 눈에서 놓치지 말고 배를 등대 방향으로 몰고 가기 위해 각자가 맡은 역할을 철저하게 수행해야 합니다. 즉 비전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뚫고 나가게 해주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GS칼텍스가 근본적 변화의 모델로 제시한 Deep Transformation의 세 가지 Transformation은 전형적인 변혁의 비전입니다. 이 변혁 비전의 성공적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모든 구성원의 모든 의사결정과 행동이 바로 이 Deep Transformation 비전과 일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패러다임 전환의 성패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모든 구성원과 부서들이 얼마나 등대 방향으로 가기 위한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느냐 여부입니다. 지금 GS칼텍스의 모든 구성원은 지금 회사가 처한 환경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절체절명의 폭풍우 치는 밤바다이며, Deep Transformation은 흔히 듣는 경영 구호가 아니라 이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라는 사실을 항상 가슴속에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 본 글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GS칼텍스의 공식입장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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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신동엽 -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석사를, 예일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졸업했다. 이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부교수, 유럽경영대학원 객원교수 등을 거쳐 1997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연세대학교 우수강의상, 매경이코노미 한국의 경영대가 4위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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