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 자동화는 필수 요소입니다. 단순 반복 업무 대신 핵심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간 가장 일반적인 자동화 방법론인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가 기업들의 큰 관심 하에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RPA는 구조화된 데이터에서만 작동하여, 재무∙회계 등 한정된 업무 외에는 유용성이 낮아 확장하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제약으로 인해, 디지털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며 사람들의 업무 자동화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지만 이에 부응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죠.
이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등장한 개념이 바로 하이퍼오토메이션(Hyper automation)이라 불리는 ‘고도화된 자동화 체계’입니다. 기존의 자동화 체계를 대체할 하이퍼오토메이션의 핵심 기술과 장점, 도입을 위한 단계를 소개해 드립니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의 목표와 핵심 기술
하이퍼오토메이션은 RPA 등 기존 자동화 방법론을 보완하는 개념으로써, 2019년 글로벌 IT 리서치 기관 가트너(Gartner)는 ‘하이퍼오토메이션’이란 용어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은 RPA로 대표되는 업무, 프로세스 중심의 자동화 개념을 넘어서 조직의 비즈니스 그 자체를 사고의 중심에 두고 최대한 많은 비즈니스와 IT 프로세스를 신속하게 식별, 검증하고 자동화하는 데 집중하는 접근방식이다.”
즉, RPA는 개별적이거나 단위 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태스크(Task)’ 자동화 방식이지만, 하이퍼오토메이션은 공정의 시작에서 끝에 이르는, 이른바 ‘엔드투엔드(End to End)’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합니다. 때문에 하이퍼오토메이션은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자연어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 등 다양한 기술과 도구, 플랫폼이 통합된 집합이자, 이를 활용해 데이터 기반으로 패턴을 식별하고 학습하여 더 높은 수준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문제 해결 방식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결합으로 자동화의 급속한 확장과 확대를 촉진하고, 비정형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업무 혁신에 효율적인 하이퍼오토메이션의 주요 기술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프로세스 디스커버리 | AI, ML, NLP 등 첨단 기술로 지원되는 프로세스 디스커버리는 사람, 시스템, 데이터 간의 모든 프로세스와 상호작용을 포착합니다. 프로세스 매핑과 분석을 통해 조직은 자동화를 효과적으로 구현할 곳을 식별하고, 우선순위를 지정하여 전사적 프로세스 자동화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
지능형 자동화 | 지능형 자동화 기술은 RPA와 결합해 반복적인 작업을 식별, 자동화, 조정하고, 정보에 입각한 의사 결정을 위한 데이터 수집을 총괄합니다. |
지능형 문서처리(IDP) | 지능형 문서처리(IDP)는 AI, ML 기술을 활용해 복잡한 문서 처리를 자동화합니다. |
노코드/로우코드 자동화 | 노코드/로우코드 자동화를 통해 고도화된 프로그래밍 기술 없이도 일반 사용자도 업무 자동화를 구축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유기적으로 통합할 수 있습니다. |
생성형 AI | 생성형 AI는 자동화 수명 주기와 프로세스 실행의 여러 측면을 자동화하고 증강해 하이퍼오토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작업 보완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
AI 에이전트 | GPT-4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AI 에이전트는 시스템 또는 도구와 상호작용을 하며 인지 작업을 실행합니다. 또한, 프롬프트를 통해 사용자와 소통하고 장기 실행 메모리를 활용해 맥락을 유지하며 실시간으로 적응해 시스템 전반의 자동화 격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
통합, API, iPaaS 플랫폼 | 통합, API, iPaaS 플랫폼은 하이퍼오토메이션을 실현하는 기반이 되며, 이를 통해 대규모의 복잡한 워크플로를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
하이퍼오토메이션 활용의 장점
하이퍼오토메이션은 조직 전반의 핵심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비즈니스의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기업은 조직 전체에서 다양한 기술, 프로세스, 데이터 소스를 원활하게 통합함으로써 여러 부서 간의 협업과 정보 흐름을 개선하여 더 나은 의사 결정을 내리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시장 변동에 빠르게 적응하고, 사업 범위를 확장할 수 있으며,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면서 성장을 지속해 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조직은 자동화 과정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더욱 자세히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즉, 지능형 자동화 도구로 데이터를 수집해 조직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인적 오류를 줄여 업무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 때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와 예측 통계를 확보함으로써, 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험도를 낮출 수도 있죠. 디지털화된 자동화 작업이 확장될수록 데이터 암호화, 액세스 제어, 감사 추적과 같은 기술을 더 많은 프로세스에 적용할 수 있어 기업 전반의 보안을 강화할 수 있고 업무 수행에 중요한 파트에 엔드투엔드 보호를 적용해 데이터를 더욱 안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수익 측면에서는 자동화를 통해 인적 자원 투입을 축소하면, 불필요한 운영 비용을 줄이면서 작업 속도와 작업량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직원들은 필요한 업무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작업에 시간을 투입하며 역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기업의 운영 효율성 개선과 수익 증대로 이어지죠.
실제로 글로벌 IT 리서치 기관 가트너(Gartner)는 2024년까지 하이퍼오토메이션 도입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재설계를 통해 기업은 운용비용 3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글로벌 회계 법인 딜로이트(Deloitte)도 ‘지능을 갖춘 자동화’1 보고서에서 기업이 하이퍼오토메이션 도입으로 직원 역량을 3년 기준 27%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설문에 참여한 523개 기업의 정규 직원 240만 명 노동력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하이퍼오토메이션 적용 사례
기업이 하이퍼오토메이션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새로운 고객과의 계약 체결, 개인 정보 관리와 회계 작업의 자동화 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규 계약 체결 시, 기존 계약서 내용과 유사한 부분을 자동으로 작성되도록 설정하고, 고객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함으로써 동일 고객의 추가 계약을 체결할 때에 정보 작성 프로세스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정보 관리와 회계 업무는 기존 처리 방식으로 진행 시 정보 입력에 오기입이 없어야 하는 점, 새로운 정보 발생 시 업데이트가 필요한 점, 단순 정보화 작업이지만 오류 발생 시 기업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유사한데요. 해당 업무에 하이퍼오토메이션을 이용하게 될 경우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 업데이트함으로써 오류를 줄이고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산업 부문별로 하이퍼오토메이션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사례를 살펴볼까요? 먼저 금용업은 위의 세 가지 사례와 같이 계약 체결, 개인 정보 관리, 회계 작업의 자동화를 통해 가장 큰 효과가 드러나는 영역입니다. 이와 더불어 자산 관리, 대출 승인 프로세스, 보험금 지급 등 고객과 직원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객 응대 서비스’ 측면에서도 자동화 프로세스를 도입해 업무 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인적 자원을 절감합니다.
제조업은 공장 내부의 IoT 센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생산 라인을 최적화하고, 자동으로 제품을 검사하는 등 생산 라인의 운영과 관리, 생산 계획 등을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환자 데이터를 수집, 분석함으로써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법과 치료 방법 개발, 환자 상태를 자동으로 모니터링 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죠. 공공기관에서도 비용 절감과 업무 처리 시간 단축을 위해 공공 데이터 수십 및 분석, 긴급 상황 발생 시 대처 매뉴얼 등을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소매업에서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객 데이터 수집부터 주문 처리, 재고 관리, 회계 등 매장 관리에 필요한 제반 업무에 하이퍼오토메이션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GS칼텍스는 원유를 수입, 정제해 판매하는 기존의 역량에 안주하지 않고 DX(Digital Transformation)를 전 밸류체인에 확산하겠다는 구상 하에 조직의 DNA를 바꾸는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 실행 중입니다.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GS칼텍스만의 하이퍼오토메이션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바로 여수공장입니다. 여수공장은 164대의 AI CCTV를 통해 사각지대를 줄이고, 효율적인 공장 내부 보안과 방호를 강화했습니다. 또한, 여수공장은 단일 정유공장 기준 세계 4위 규모로, 80만 개 이상의 장치·계기·배관 설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곳입니다. 특히 공장 내 84개의 가열로 내부에는 총 1천665개의 연소 설비가 있어, 기존에는 약 600명의 생산 운전원이 눈과 경험에 의존해 설비를 관리해왔는데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육안 관찰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레이저 장비로 최적의 연소 조건을 확인하는 스마트 센서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최소 투자 비용으로 연소 시설을 관리해 현장 불편 해소, 에너지 절감 등의 목표 달성이 가능해졌죠. 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을 최적화한 사례로, 생산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함은 물론, 향후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사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되었습니다.
성공적인 하이퍼오토메이션 도입을 위한 단계
성공적인 하이퍼오토메이션 도입을 위해서는 먼저 조직의 프로세스를 총체적으로 재점검하고 정리한 뒤, 단계별로 적용해야 합니다. 특히 데이터 규모는 날이 갈수록 방대해지고, 데이터 인프라는 클라우드나 온프레미스(On-premise) 환경으로 분산되고 있어, 데이터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으면 하이퍼오토메이션은 그다지 유용하지 않을 겁니다.
하이포오토메이션 체계를 세우는 세부적인 방안은 일반적으로 기반 구축, 로드맵 수립, 실행, 확장의 4단계로 진행됩니다. 첫째, ‘기반 구축’ 단계에서는 핵심 팀을 구성하거나 CoE(Center of Excellence)를 운영합니다. 자동화를 효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정리하고, 모든 프로세스와 작업 단계가 회사의 전략적 목표와 부합하는지 점검합니다. 이를 통해 하이퍼오토메이션의 비전과 목표를 정의하고, 사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로드맵 수립’입니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을 도입하기 전에 먼저 하이브리드 통합 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온프레미스 메인프레임, 클라우드 데이터 레이크, API 관리 솔루션 등 여러 환경 간의 간극을 줄일 수 있죠. 따라서 기존 기술을 평가하고, 현재 자동화 성숙도 수준을 파악하는 등 조직의 준비 상태를 평가해 우선순위가 높은 적용 사례를 선정하고, 이를 조직 목표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음 단계는 ‘실행’ 단계로 전략적 중요성에 따라 우선 순위를 정하고, 성공 지표를 정의합니다. 그 후 자동화 솔루션을 구현하고, 자동화 프로세스의 운영, 성과 평가 및 최적화 등 실질적인 운영 결과를 기반으로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이어갑니다.
마지막 단계는 하이퍼오토메이션의 ‘확장’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조직 전반에 걸쳐 자동화 이니셔티브를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두게 됩니다. 전략적 우선순위와 기회를 효과적으로 정의하고, 하이퍼오토메이션의 영향력과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즈니스 전반의 자동화 프로세스를 통합하고, 각 프로세스 간의 워크플로를 최적화합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생산·유통·판매 과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발생하자, 기업들은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 하이퍼오토메이션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을 위해 하이퍼오토메이션을 도입하고 있지만, 기술 통합의 복잡성, 데이터 보안, 초기 투자 비용 등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하이퍼오토메이션이란 결국 비즈니스 목표에 적합한 업무 자동화를 구현해 확산시킬 수 있는 전반적인 방법론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변화 앞에서 대부분의 조직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흐름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선제 대응해 조직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도록, 우리 조직에 맞는 ‘하이퍼오토메이션’을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 결국 이러한 노력이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혁신의 촉매가 되어줄 겁니다.
1저스틴 왓슨 외,『지능을 갖춘 자동화:함께하는 시대’에서 조직을 다시 생각해보기』(딜로이트, 2019), P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