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Agile) 방법론의 탄생
‘기민한’, ‘민첩성’의 사전적 의미를 지닌 애자일(Agile)은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화두되고 있는 경영 트렌드 중 하나이자,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입니다. 애자일은 ‘고객 중심’이라는 가치를 중요시하며, 심플한 계획과 급변하는 상황에 대한 유연하고 빠른 대처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요. 방대하지는 않되 주기가 일정한 계획을 세우며 고객으로부터 지속적인 피드백을 검토하고 반영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개발을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애자일이라는 개념이 처음부터 경영이나 조직 문화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요. 애자일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방법론 중 하나에서 탄생했습니다. 1990년대 초 미국에서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인 ‘워터폴(Waterfall) 방식’에 대해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반발하는 사건이 계기가 되어, 해당 방식의 대안책으로 개발된 것이 바로 애자일 프로세스(Agile Process)였습니다.
기존의 워터폴은 폭포수 모델을 중심으로 계획과 예측에 기반한 방식을 고수했고, 이러한 과정에는 엄격한 통제가 핵심이었기 때문에 개발의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당시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무려 10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하니, 개발의 속도가 더딘 것은 물론이고 시간의 낭비와 비효율성 때문에 개발자들의 의욕은 저하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타파하고자 2001년 2월 21일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개발자 17명이 모여 ‘애자일 연합’을 발표하게 됩니다. 이것이 애자일 방법론의 시초가 되었고, 이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을 중심으로 애자일을 도입하는 추세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조직을 애자일하게 운영해야 하는 이유
애자일 방법론의 탄생 과정은 우리가 왜 조직 문화에 왜 애자일을 적용해야 하는지 그 필요성과도 많이 닮아있습니다. 조직을 애자일하게 운영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애자일의 본질은 수직적인 조직 구조, 피라미드식 직급 체계와 같은 구조적 통제에서 벗어나 ‘일’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개개인의 역량과 오너십이 중요시되며 자연스럽게 수평적인 조직 구조가 형성이 되고, 이로 인해 기존 조직의 형태적인 부분은 허물어지고 업무적 자율성은 높아지게 됩니다.
애자일 조직 문화에서는 무엇보다도 효율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의사결정 과정은 최소화하고 고객의 반응을 즉각 반영하여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업무 방식을 선호합니다. 또한 과거의 선행 사례나 성공 경험에 머물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위험 부담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그 과정에서의 배움을 장려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조직원들이 성공과 실패를 직접 경험해보며 주어진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애자일의 성공적 도입은 조직에게 있어 고객의 필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비즈니스에 빠르게 반영함으로써 새로운 사업적 혁신을 수립하고 이뤄나가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2010년대 이후 국내에도 애자일이 도입되어, 빠른 업무 추진력이 필수적인 국내 스타트업과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적용되어 왔으며 최근 들어 제조업, 금융업, 에너지 기업 등 각종 산업 분야에 애자일을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애자일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방법
물론 애자일하려는 노력에 성공하는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애자일로 인한 변화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간극도 분명 존재할 것이며, 적절하게 도입하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많은 기업이 애자일의 도입에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근본적으로는, 애자일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을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애자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적용해보려 여러 시도를 하지만, 애자일의 원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막연하게 프로세스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했다가 적합한 방식으로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애자일을 성공적으로 적용하고 안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의 조직 문화와 비즈니스에 애자일이 적합한가? 라는 근본적 질문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애자일을 다른 기업들이 다 하고 있고, 화제로 떠오른다고 해서 무조건 적용하려 한다면 실패의 확률도 커질 것입니다. 애자일을 통해 이뤄낼 것, 조직 문화 내에서 변화시키고 싶은 것 등 명확한 목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애자일에 대한 허상을 버리는 것이 필요한데, 여기서 말하는 ‘허상’이란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애자일을 도입한다고 무작정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만들어지는 데에도 시간과 여러 이해관계의 조율이 필요합니다. 애자일은 반짝 하는 마법이 아니기에, 실행 기간을 충분하게 두고 어떻게 변화하고 적응해나가는지 지켜보며 자발적으로 조직 문화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 그리고 애자일의 미래
새로운 기술과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발전하는 조직을 설계해내려면, 무엇보다도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할 수 있는 미래적 사고를 해야합니다. 다가올 미래의 변화에 대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한 새로운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은 필수적입니다.
디지털 전환의 본질적 목표는 기술과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내는 것이기에, 새로운 기술이 실현될수록 디지털 시대의는 더욱 빠른 속도로 가속화됩니다. 그에 따라 비즈니스의 변화에 민첩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수 생존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는데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조직 문화의 혁신을 위한 애자일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조직 문화는 조직의 생명을 좌우한다는 말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조직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가치를 도입한 조직 문화로 변모해 나가는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무엇보다도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성공 기업의 사례만을 벤치마킹하지 않도록, 애자일을 위한 애자일 조직 문화가 되지 않도록, ‘고객 중심’의 가치를 지켜 나간다면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발맞춰 성공적인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