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이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서 보여지는 정보를 순간적으로 감지하고 정리하여 개인의 인지구조에 각인시키고 보관된 자료입니다. 첫인상은 개인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정보이면서 인간관계의 출발점입니다.
첫인상이 중요한 이유는 자칫 한 번 잘못 전달되면 상대방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각인되어 회복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첫인상은 처음 대면하는 극히 짧은 시간에 그 사람에 대한 평가와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써 처음 대하는 사람에 대해 갖는 최초의 이미지이며, 동시에 타인에게 자신을 개방하는 최초의 관문입니다.
심리적으로 첫인상은 상대방과의 상호 작용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어느 정도 예측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들은 관계 속에서 손익을 예측하고 상대방을 판단합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제한된 정보에 바탕을 둔 판단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심리적으로 만족스러울 것이라는 기대감, 또는 거리감이나 경계심 같은 부정적 감정을 갖게 하기도 합니다.
첫인상의 가장 큰 변수는 상대방에 대한 인식의 정도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실과 어느 정도의 차이가 나는가 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주관적 이미지와 다른 사람들이 보고 느끼는 객관적 이미지의 차이가 대인관계에 있어서 오해와 편견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일회성입니다.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에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가 단 한 번뿐이라는 것입니다. 아차 하면 이미 늦은 겁니다. 잘못 전달된 이미지를 그 순간에 수정할 기회가 없다는 뜻입니다. 인생은 만남의 연속입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만남과 대인관계 속에서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고 후회하기보다는 만남의 목적에 맞도록 첫인상을 준비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둘째는 신속성입니다. 순간적으로 전달됩니다. 미국 사람들은 첫인상이 전달되는 시간이 15초 정도 걸린다고 말하고 있고, 일본 사람들은 7초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어떨까요? 흔히 2-3초면 전달된다고 하는데, 훨씬 더 빠른 것 같습니다. ‘쓰~윽’ 한번 훑어보면 그 순간에 판단과 입력과 저장 과정이 끝납니다. 사실은 상대방을 판단하는 속도보다 정확도가 중요하지만, 개인의 경험과 직감에 따라 각인되는 순간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진가를 어떻게 오해 없이 전달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셋째는 일방성입니다. 물어보지도 않고 함부로 느낀다는 것입니다. 길에서 만난 남자가 험상궂게 생겼다고 해서 “아저씨! 혹시 조폭이세요?” 하고 물어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앞에 줄 서 있는 사람이 인상이 차갑다고 해서 성질이 나쁘냐고 물어볼 수도 없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판단과 결정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문제를 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나를 보는 관점이 무엇인지를 알 수만 있다면 어느 정도 가능해집니다. 상대방을 만나기 전에 상대방이 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심과 관점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는 일이 틈새 역할을 합니다.
넷째는 연관성입니다. 혹시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누군가를 닮았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누군가를 처음 볼 때, 그 사람만 보는 것이 아니고 엉뚱한 대상이나 사물로 상상과 연상을 하면서 나를 오버랩한다는 사실입니다. 누구를 닮았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면 많이 억울한 일입니다. 그러나 억울해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문제입니다.
첫째는 자존감을 높여야 합니다. 자존감이란 자신을 스스로 높이려는 마음인 자존심과는 다른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스스로가 최고라고 과대 포장하거나 무가치하다고 비하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이 좋게 평가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이미지는 독특하고, 고유하며, 특유한 가치가 있습니다. 자신만의 장단점을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며 발전시키며 적용하는 일이 자기 정체성과 확보하는 일이자, 참자아(ego)를 형성하는 일이며, 이러한 일등은 자존감을 제고하는 동력으로 작용합니다.
말씨는 말투와 구별되어야 합니다. 상냥하고 다정한 말씨, 거칠고 험한 말투로 분리됩니다. 그 사람의 말씨는 평상시의 생각과 습관에 따라 예고 없이 튀어나오게 됩니다. 기름때처럼 찌든 습관을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도意圖’입니다. 평상시에 의도적으로 고쳐 나아가야만 가능해지는 것이 습관입니다.
복장은 그 사람의 신분과 역할을 대변합니다. 서양 속담에 ‘어리석은 사람은 외모를 무시한다’라는 말이 있고, ‘음식은 먹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야 하고, 옷은 보는 사람을 위해 입어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옷을 잘 입어서 성공했다고 할 수는 없어도, 옷을 잘 못 입어서 실수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이러한 실수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무리가 따르게 됩니다.
자세와 태도는 그 사람의 내면 즉, 본질을 평가하는 척도가 됩니다. 자세란 상대방에게 보여지고 있는 외적 표현인 모양새를 말하고, 태도란 외부의 자극을 수용하는 틀 즉, 붕어빵 기계처럼 마음의 상태를 찍어내는 틀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틀 관리가 중요합니다.
셋째는 첫인상의 헤게모니를 빼앗기지 말아야 합니다. 바둑을 둘 때 선수가 유리하듯이 첫인상에서의 유리한 고지는 상대방을 먼저 보는 것 즉, 미리 알고 가는 것이 유리합니다. 먼저 알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전략과 주도권이 생기고, 그럴 때 상대방에게 자신감이 있는 사람으로 비쳐지기 때문입니다.
옛날 선조들은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중시했다는 것은 우리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시대에 따라 다른 사람에 대한 평가와 판단의 우선순위는 바뀌어도 평가와 판단에 대한 결과는 똑같습니다.
경기가 좋고 잘 나갈 때는 좋은 인상을 주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불경기 속에 모두가 힘들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이미지는 보는 사람들에게 호감과 기대감을 안겨줍니다. 첫인상의 중요성과 효과성을 인정한다면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첫인상은 준비하는 자의 몫이고, 준비하는 만큼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첫인상을 대비하기 위한 심리적인 효과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첫째는 초두 효과(Primacy Effect)입니다. 먼저 들어온 정보가 나중에 들어온 정보보다 전반적인 인상 형성에 더욱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로렌즈의 오리새끼 실험은 관계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초두효과의 중요성을 잘 설명합니다. 오리새끼는 부화하는 순간부터 열 시간 정도를 함께 있어 준 사람을 어미로 알고 졸졸 따라다닌다는 것입니다. 인간 사회뿐만 아니라 동물의 세계에서도 그 대상과의 신뢰를 형성하는 시기가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므로 시작에 집중해야 합니다. 첫인상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서 상대방과의 시너지와 성과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대비 효과(Contrast Effect)입니다. 너무 매력적인 파트너와 함께 있으면, 그 사람과 비교되어 자신은 오히려 평가가 절하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멋있는 사람 옆에서 사진 촬영을 하거나, 매력적이고 잘생긴 친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소개했을 때 발생하는 심리적 갈등 현상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셋째는 부정성 효과(Negativity Effect)입니다. 부정적인 특징이 긍정적인 특징보다 그 사람의 인상 형성에 더욱 강하게 작용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어떤 정보에 대해서 긍정적인 내용과 동시에 부정적인 내용의 정보를 접하게 되었을 때, 부정적인 정보가 더욱 강력하게 작용하는 효과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부정적 인상은 긍정적 인상보다 변화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넷째는 후광 효과(Halo Effect)입니다. 외모나 지명도 또는 학력과 같이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나 매력 때문에 관찰하기 어려운 성격이나 내면적인 특성들도 좋게 평가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적극적인 특성을 가진 사람은 실제로는 알지 못하는 다른 긍정적인 특성도 가졌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현저성 효과(Vividness Effect)입니다. 두드러진 특징이 그 사람의 인상 형성에 큰 몫을 차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키가 커서 시원스러운 사람으로 느낀다거나, 눈이 예뻐서 아름답다고 느끼는 등의 긍정적인 측면과 노래를 못해서 무능할 것이라고 여기거나, 체구가 왜소해서 운동을 못할 것 같다는 식의 부정적인 오해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여섯째는 방사 효과(Radiation Effect)입니다. 지위가 높거나 유명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사회적인 지위나 자존심이 고양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특정 정치인이나 유명 연예인과의 친분을 내세우거나, 심지어는 오래전에 유명 인사와 함께 찍은 단체 사진 등을 거실 벽에 크게 걸어 놓는 등의 심리 현상을 말합니다.
마지막은 악마 효과(Devil Effect)입니다. 열등한 외모나 부정적인 모습 때문에 그 사람의 다른 측면까지도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못생긴 사람은 능력도 없을 것 같다거나, 불평불만을 많이 하는 사람은 실증을 잘 내고 사교성도 없으며 허약할 것 같고, 맡은 업무에 대한 생산성도 떨어질 것이라고 예단하는 경우입니다.
첫째, 수면자 효과(sleeper effect)입니다. 잘못 제시된 정보도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는 점차 망각되는 현상입니다. 즉, 기분 나쁜 일도 잠을 자고 나면 한결 가벼워지는 것처럼,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처음에 각인되었던 정보가 흐려지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가능하다면 상대방의 기억에서 사라질 때까지 잠수를 타라는 이야기입니다. ‘세월이 약이겠지요’라는 노랫말이 제격입니다.
둘째, 빈발 효과(frequency effect)입니다. 첫인상이 좋지 않게 형성되었어도 반복해서 제시되는 행동이나 태도가 첫인상과는 달리 진지하고 솔직하게 호감을 주게 되면 점차 좋은 인상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합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과 같은 맥락입니다.
직장인들에게 <첫인상 테스트>로 진단을 해보면 크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서는 진단과 분석이 불가능하므로, 첫인상(First impression)의 첫 글자인 F. I. R. S. T를 이니셜로 다섯 가지로 나뉘는 유형의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1. F-type : 친근형 (Familiarity type)
누구나 다가가기 쉽고 부담감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친근한 인상을 주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일시적인 친근함이 의도적인 친절이나 위장된 겸손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F-type은 남들과 호의적으로 접근해도 자만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합니다.
2. I-type : 무관심형 (Indifference type)
뚜렷한 인상이나 강한 이미지가 부족해 기억에서 희미해지기 쉬운 사람입니다. 개성이 부족하거나 호감을 주는 방법을 모르거나 서툴 때 나타날 수 있습니다. I-type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좋은 첫인상을 주는 방법을 훈련해야 합니다.
3. R-type : 거부감형 (Repulsion type)
접근하기 어렵고 차가워 보이며 이기적이거나 무시하는 느낌을 주는 사람입니다. 얼굴 표정과 태도가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말투가 폐쇄적이거나 퉁명스러울 수 있습니다. R-type은 자신의 이미지를 잘 모르고, 카리스마나 우월한 태도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4. S-type : 만족형 (Satisfaction type)
옛 친구처럼 편안하고 호감을 주는 느낌을 주는 사람입니다. 처음 만나도 서먹하지 않고 누구든지 쉽게 끌리는 느낌을 줍니다. S-type은 빠르게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지만, 유지를 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5. T-type : 초월형 (Transcendence type)
초월형은 다른 모든 유형을 뛰어넘는 특별한 유형으로, T-type의 사람은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첫인상을 주는지 보다는 상대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더 큰 관심을 가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차원이 다른 접근 방식을 의미합니다.
T-type은 자신이 먼저 상대방의 장점과 능력을 찾아내어 호감을 가지고 대합니다. 이 유형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는데, 상대방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 반대로, 상대방에게 거부감을 느끼면 상대방도 빠르게 눈치를 채게 되어 자연스럽게 거부감을 느끼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초월형은 상대방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상호 감정을 중시하는 유형으로, 이러한 특징은 높은 대인관계 능력과 상호 존중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와 같이 첫인상의 유형에 따라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각 유형은 자신의 특징을 이해하고 관리하여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첫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