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가상 세계에서 소유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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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억에 팔린 디지털 그림

2021년 3월, 1766년 창설된 영국의 예술작품 경매 크리스티가 개최한 뉴욕의 한 경매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소식이 전해졌다. 디지털 아티스트로 알려진 비플(Beeple)의 작품 〈나날들: 첫 5000일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이 6930만 달러, 한화로 약 830억 원에 낙찰됐다. 실제로 만질 수도 없는 디지털 그림 파일 하나가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 작품의 ‘NFT(Non Fungible Token)’가 830억에 팔린 것이다. NFT란 도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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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능한 자산, NFT

NFT란 ‘Non Fungible Token’의 약자로 우리말로 하면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다.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하여 단어의 뜻을 살펴보자. 우선 ‘대체 불가능하다(Non Fungible)’라는 말은 서로 맞교환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내가 가진 1달러 지폐는 다른 사람의 1달러 지폐와 교환할 수 있어 ‘대체 가능(Fungible)’하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경우도 같은 수량만큼 맞교환할 수 있어 역시나 대체 가능하다. 그러나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는 어떨까? 내가 직접 찍은 축구선수 손흥민의 득점 장면 영상과 내 지인이 에베레스트 등반 때 찍은 풍경 사진을 서로 맞교환할 수 있는가? 이처럼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 때, 이를 대체 불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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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토큰(Token)이란 무엇일까? 토큰은 디지털 정보가 담겨 있는 공간으로 쉽게 말하면 디지털 텍스트 파일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NFT의 토큰에는 해당 콘텐츠의 원천 주소(인터넷상의 위치), 형태 정보, 크기 정보를 비롯하여 소유자의 정보가 들어간다. 만약에, NFT가 몇 번의 거래를 거쳐 소유자가 바뀌었다면, 최초 소유자부터 현재의 소유자까지 모든 정보가 토큰에 남겨져 있다. 요약하자면, NFT는 ‘디지털 콘텐츠의 고유 정보를 담은 기록장(텍스트 파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부동산의 소유와 거래 정보를 담은 등기권리증과 유사하다. 또한 NFT는 블록체인*[efn_note]블록체인이란, 데이터가 담긴 ‘블록’들을 ‘체인’ 형태로 연결된(네트워크화) 분산 데이터 저장 기술로, 네트워크 상의 합의 과정 없이 임의로 위조나 변조가 불가능하다.[/efn_note] 상에 기록되기 때문에 위조나 변조가 불가능하다. 즉, 해당 콘텐츠의 진품 여부 혹은 소유권을 영구적으로 판별해 주는 ‘디지털 인증서’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오랜 전통을 가진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업체 크리스티가 NFT 경매를 시작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최근 디스플레이 등 디지털 기술이 진화하면서 실물 예술 작품만큼이나 디지털 예술 작품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사람들은 반드시 실물 작품이 아니더라도, 디지털 형태로의 예술작품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내가 소유한 디지털 작품이 ‘복제품’이 아닌 ‘진품’이었으면 하는 욕구를 NFT가 채워준다. 크리스티도 이와 같은 시대 변화의 흐름에 따르고자 했다. 디지털 예술 작품은 공급, 관리 측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이다. 이로 인해 크리스티는 실물만을 경매로 취급하던 관행을 깨고, 새로운 변화를 과감히 시도했다. 또한, 지금까지 디지털 예술 영역이 ‘무한 복제 가능’하다는 특성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었고, 예술가들도 경제적 이익 창출이 거의 불가능했다. 크리스티가 NFT라는 기술을 통해 변화의 전면에 나섰다. 크리스티는 NFT가 아티스트에게 저작료를 쉽고 정당하게 지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고 있다.

급성장하는 NFT 시장

NFT는 최근 메타버스 열풍과 함께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NFT 자산 규모를 보면, 2021년 기준으로 약 7억 1,000만 달러이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8000억 원(2021년 기준) 규모로 성장했다. 거래액을 기준으로 보면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는 매월 1억 달러도 넘지 못했지만, 7월 이후 거래액이 급증하여, 8월에는 5억 달러를 넘어섰다. 7월부터 9월까지의 거래액만 합해도 10억 달러가 넘어간다. 2021년 기준 연간 20조 원 이상이다.

실제 2021년 가장 많이 거래된 NFT는 디지털 그림, 캐릭터 등의 수집품 분야이다. 거래액 규모로는 전체 NFT 거래액의 약 60%를 웃돈다. 현재 전 세계 NFT 시장은 수집가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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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에너지 분야에는 어떤 기회가 있을까?

제조, 에너지와 같은 전통 업종에서는 신중하게 이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재는 주로 미술, 디자인 등 예술 영역과 게임, 엔터테인먼트 업종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기는 하나, 향후 타 산업 영역의 활용이 늘어날 수 있다. 점차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 세계의 활용이 증대되고, 현실 세계의 많은 비즈니스들이 가상 세계와 접목되기 시작할수록, 수집품 영역을 넘어 현실 세계의 다양한 지식 재산(Intellectual Property)이 가상 세계의 NFT로 제작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최근 명품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고유 디자인 도안이나 로고 등을 NFT로 제작하였으며, 하버드대 조지 처치 교수는 본인의 연구 업적인 게놈 프로젝트를 NFT화 하기도 했다. 나이키는 가상 운동화 및 패션 아이템의 NFT 컬렉션을 주도하고 있는 RTKFT를 인수하여, 본격적으로 NFT 시장에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GS칼텍스와 같은 제조·에너지 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브랜드, 캐릭터, 로고 등 현실 세계에서 보유한 고유의 지식 재산을 가상 세계로 이전하여 NFT를 통해 소유를 인증하고, 이를 타 서비스와 연계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시도들을 해볼 수 있다. 향후 메타버스 가상세계에서 고객과 만나는 채널들이 늘어날 경우, 가상세계의 다양한 자산들을 NFT로 보유하거나,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 아바타가 살아가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나의 가상 자동차로 GS칼텍스의 주유 서비스를 이용하고, GS칼텍스의 캐릭터들과 소통하며, GS 칼텍스의 다양한 NFT를 구매, 활용하는 것은 분명 고객에게 다양한 재미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에 대한 가치를 높여줄 것이다.

NFT는 인류가 가상 세계의 활용도를 높여가면서 그 진가를 더욱 발휘하게 될 것이다. 가상 세계에서의 소유를 인증하는 유일한 방법이므로.
※ 본 글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GS칼텍스의 공식입장은 아닙니다.
NFT, 가상 세계에서 소유를 만들다 | profile 김상윤

김상윤 - 중앙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인공지능과 데이터가 지배하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기술로 인한 우리 사회의 변화와 미래 모습을 제시하는 ‘디지털 융합 멘토’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하나금융 융합기술원 기술전략 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중앙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연구교수로 주요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관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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