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단의 역사가 곧 한 종목의 역사가 될 때가 있습니다. 1970년 창단한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은 한국 여자배구의 발전과 역사를 함께 써오며,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철학으로 55년을 이어왔습니다. 무수히 많은 이름이 바뀌고 세대가 교체되어도, 팀의 DNA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 긴 여정을 넘어, 또 한 번의 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너지는 시대 속에서 피어난 불씨
1960년대 말, 경기 불황 속에 여자 실업 배구단들이 잇달아 해체되었습니다. 대한배구협회는 위기를 돌파할 새로운 구심점을 찾고 있었고, 당시 이낙선 협회장은 정유업계 신흥 강자였던 호남정유(現 GS칼텍스)에 팀 창단을 제안했습니다. 중학생 시절 배구 선수였던 호남정유 서정귀 사장은 협회의 제안을 수락하며 1970년 9월 21일 ‘호남정유 여자배구단’이 공식 창단됐습니다.
창단 초기에는 막내 구단으로 출발했지만, 정유업계의 라이벌이던 석유공사 여자배구단과 경쟁 구도를 이루며 실업무대의 중심으로 부상했습니다. 당시 석유공사는 국내 주요 대회를 석권하며 가장 강력한 팀으로 꼽혔습니다. 호남정유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풍문여고와 자매결연을 맺고 신인 선수 육성 체계를 정비했으며, 창단 3년 만인 1974년 제1차 실업배구연맹전에서 첫 우승을 거두며, 한국 여자배구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1980-1990년대 ― 전설의 시작, ‘무적함대’의 시대
1980년대 중반, 현대와 미도파가 ‘높이와 화력’ 중심의 배구로 실업무대를 주도하던 시기, 호남정유 배구단은 정확한 수비와 빠른 연결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술을 발전시켰습니다. 1988년 제6회 대통령배 배구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두 강호 체제를 흔들었고, 이는 곧 1990년대 황금기를 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체계와 조직력을 다듬고 완벽한 팀웍을 단련하는 3년여의 노력 끝에 1991년, 호남정유는 제8회 대통령배에서 정상에 오르며 한국 여자배구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 후 9년간 이어진 1991~1999 슈퍼리그 9연패와 92연승은 지금도 깨지지 않는 전설로 남아 있습니다. ‘무적함대’라는 별명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세밀한 수비 조직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대표되는 호남정유의 배구는 한국 여자배구에 ‘속도와 전략’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혁신의 시작이었습니다.
1994년에는 호남정유의 주축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팀의 전술과 시스템이 국가대표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그 시절 호남정유는 단지 강한 팀이 아닌, 한국 여자배구의 전술과 훈련 체계를 새로 정의한 표준이었습니다.

1996-2000년대 초반 – 프로 구단 체제의 정착
1996년, 호남정유는 LG정유로 사명을 바꾸며 새 옷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2005년 계열 분리 후에는 GS칼텍스로 전환했습니다. 이 변화는 사명 변경뿐이 아니라, 구단의 브랜드와 운영 체계가 성숙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2004년 GS스포츠 위탁 운영 체제로 전환하며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구단 관리, 미디어, 세일즈 시스템이 정비되었습니다. 2009년에는 연고지를 인천에서 서울로 이전하며 팬 접근성과 미디어 노출이 강화됐고, 2010년에는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이라는 새로운 팀명으로 기업과 연고지, 구단 정체성을 하나로 통합했습니다.
2015년 장충체육관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하면서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은 도심형 홈구장을 기반으로 팬 경험 중심의 구단 운영 체계를 완성했습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장충체육관은 4천여 석 규모의 우수한 접근성을 갖춘 경기장으로, 한국 여자배구에 대한 관심과 관람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7–2010년대 초반 ― 프로 무대의 전성기
프로 리그 출범 이후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은 2007 KOVO컵대회와 2007~2008 V-리그를 동시에 석권하며 본격적인 전성기를 열었습니다.
이후에도 GS칼텍스는 끊임없는 전술 변화와 세대 교체를 통해 ‘조직력으로 승리하는 팀’의 정체성을 굳건히 다졌습니다. 2010년에는 여자부 최다 14연승, 2012년에는 KOVO컵 전승 우승, 그리고 2014년에는 외국인 선수 베띠(데라크루즈)의 활약으로 6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복귀했습니다.
결승 5차전에서 베띠가 기록한 55득점은 지금도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의 상징적인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시기의 GS칼텍스는 실험과 혁신을 통해 ‘봄이 되면 가장 강한 팀’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훈련부터 회복까지,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 전용 체육관 개관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은 꾸준한 성장의 발판 위에서 팀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도 아낌이 없었습니다. 2019년, 경기도 가평에 전용 체육관을 개관하며 본격적인 팀 체질 개선에 나섰습니다. 청평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자리한 체육관은 2면 규모의 코트와 최신식 웨이트 트레이닝실, 치료실, 전력 분석 시스템을 모두 갖춘 첨단 시설로 완성되었으며, 현재도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적화하고 경기력 향상과 팀워크 강화를 동시에 지원하는 ‘팀 퍼포먼스 허브’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2013–2020년대 ― 트레블 달성과 새로운 도약
2014년의 우승이 ‘조직력의 배구’를 입증한 순간이었다면, 2020–21 시즌은 그 조직력이 완전히 꽃핀 시기였습니다.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은 KOVO컵 우승을 시작으로 정규리그를 제패하고,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석권하며 V-리그 여자부 최초의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습니다.
2016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을 이끈 차상현 감독은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리더십으로 팀의 변화를 주도했습니다.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면서도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구단 철학을 중심에 두었습니다. 그의 지도 아래 이소영·강소휘·안혜진 선수가 중심이 된 조직력은 그 어떤 개인의 기량보다 강력했습니다.
이후 2023년에도 KOVO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KOVO컵 여자부 최다 우승(6회)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KOVO컵은 V리그에 앞서 팀의 완성도를 점검하는 무대입니다. 2016년부터 10년 연속 컵대회 4강 진출이라는 기록은 GS칼텍스가 수많은 변동과 난관 속에서도 매 시즌 스스로를 철저히 재정비하고 다시 도전하는 강한 팀 문화를 지닌 구단임을 증명했습니다.
여자배구단의 자부심,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으로 이어가는 구단의 가치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은 단순히 경기의 승패를 넘어, 여성 스포츠의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변화를 실천해 왔습니다. 2010년, 여자배구의 전설 조혜정 감독을 선임하며 국내 프로 스포츠 최초로 여성 감독 체제를 도입했습니다.
이는 실력과 리더십을 중심으로 한 진정한 다양성 확산의 출발점이 되었고, 기혼 선수들이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며 여성 스포츠의 지속 가능한 환경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2025년, 창단 55주년을 맞은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은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바탕으로 젊은 세대와 함께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변화와 혁신 속에서도 ‘사람 중심의 팀’이라는 철학을 지켜온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은 앞으로도 여성 스포츠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며,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함께 써 내려갈 것입니다.

명문 구단의 자부심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다
55년 동안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은 한국 여자배구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왔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철학은 한결같았습니다.
이제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은 또 한 번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영택 감독을 주축으로 한 팀은 2025–26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전면 재정비하며,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2024-25 시즌을 거쳐 올해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은 퓨처스 리그 전승과 KOVO컵 선전을 통해 팀의 저력을 증명했고, 부상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투혼은 팀의 DNA로 자리 잡았습니다. 데이터와 전략으로 무장한 젊은 팀, 체계적인 육성을 통해 선수를 성장시키고 신예를 발굴하는 명문 구단의 힘을 이어가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함께해 주신 팬 여러분의 응원에 힘입어, 다시 한번 봄의 감동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55년의 열정,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도전. GS칼텍스서울Kixx배구단은 앞으로도 배구를 통해 감동과 기쁨을 전하며,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계속 써 내려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