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케미칼 바이오팀 송효학입니다. 화학공학, 생명화학을 전공한 뒤, 2009년 GS칼텍스에 입사하면서 바이오 화학 분야에 11년째 몸담고 있습니다.
Q. 작년 12월호 사보에도 담겼던 소식이죠.
IR52 47주차 장영실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먼저 부탁드립니다.
2018년 신기술 인증 및 2019년 신제품 인증을 받은 뒤, 기술과 제품의 우수성 바탕으로 비즈니스가 시장에 적합한지에 대한 평가 결과로 2020년 장영실상을 수상했습니다. R&D를 통해 실제 제품을 만들어 사업으로 성공시키는 것이 연구원들에게는 큰 꿈입니다. 신기술 인증, 신제품 인증, 장영실상 수상까지 연달아 성과를 이루면서 연구자이자 엔지니어로서 최선을 다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Q. 2,3-부탄다이올을 통해 수상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천연 물질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2,3-BDO는 혈액, 내장 등 인체 내에도 존재하며 된장/고추장과 같은 장류, 김치, 와인, 맥주, 꿀 등 음식에도 있습니다. 또한 토양, 나무 등 자연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천연물질입니다.
사실, ‘천연’과 ‘바이오’는 구분되어야 하는 개념입니다. 지구상에 원래부터 존재했던 물질은 ‘천연’이며, 지구상에 없던 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이오’입니다. 그 두 물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안전성이죠. 천연물질은 지난 50만년 동안 자연계에 존재하며 안전에 대한 임상 테스트가 자동적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2,3-부탄다이올은 인류에게 안전성이 보장되었다는 점, 그리고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유해하지 않고 친환경적이라는 점이 특징이죠. 저는 바이오 공정으로 천연 물질을 생산하게 된 것이 정말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되네요.
Q. 2,3-부탄다이올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다양한 바이오 화학 제품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2,3-부탄다이올만이 석유화학공정을 뛰어넘을 수 있는 매력적인 아이템임을 발견했죠. 그 동안 이 물질의 사용처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기에 다양한 곳에 활용되지 못했을 뿐이죠. 적합한 사용처를 찾기만 한다면 경쟁력 있는 아이템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장점이 가득한 아이템이지만 실제 비즈니스로 접목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으셨을 것 같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역시 비용 이슈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우리의 고객사인 화장품 회사들은 원활한 원료 공급을 보장받기 위해 적절한 생산설비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회사 바이오 설비는 준비되지 못한 상태였죠. 고객사가 요구하는 생산 규모를 갖추기 위해 회사 승인을 받는 과정, 아직 준비가 미흡하지만 고객사를 이해시키며 사업화하는 과정까지 모두 어려웠습니다.
Q. 사실 GS칼텍스는 정유, 석유화학 및 윤활유 등을 생산하고 있는 종합석유화학회사인데, 이 회사에서 바이오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셨나요?
R&D를 하다보면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는 안된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습니다. 그저 ‘어떻게 하면 될까?’라는 생각만을 했죠. 주변에서 부정적인 피드백, 챌린지, 예측 등을 마주했을 때 그걸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에만 집중합니다.
Q. 멋지시네요! 안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그 자신감의 근원이 궁금합니다.
일단 논문, 문헌 등 다양한 지식과 자료를 공부하고 탐색합니다. 다량의 지식을 토대로 그 다음은 네트워킹을 하죠. 모르는 분야가 있으면 외부 네트워크를 만들어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며 답을 찾아갑니다. 오랜 시간 연구를 하면 내 전공 분야만은 알 수 있지만 정말 좁은 영역이죠. 그렇기에 다른 영역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정말 공감합니다. 자신의 지식, 외부로부터 획득한 정보 그리고 일에 대한 팀원들의 의지가 더해지면 실패할 수가 없었습니다.
Q.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는 임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으신가요?
지금 바로 책 이름이 기억 안 나네요. 그 책 내용 속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데 내 인생을 허비했다’며 후회하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담긴 부분이 있습니다. 내가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역량이 부족해서 실패했다면, 다음에 그 부족한 역량을 키워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입니다. 너무 심플한가요? (하하)
Q. 실패를 성장의 기회로 삼아 부족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 정답이었네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팀장님과 현재 약 40명의 팀원들과 함께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데, 혹시 케미칼 바이오팀만의 특별한 조직문화가 있나요?
저는 사실 팀원들의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기적인 논문 발행, 학회 발표 등 다양한 외부 활동에 참여하도록 권장하죠. GS칼텍스에서만이 아니라 어디에서도 인정받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
2009년 입사했을 때 라트나싱 책임연구원과 둘이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하나둘씩 연구원들이 많아져 약 40명이 케미칼 바이오팀에 소속되어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네요. 함께 일하는 팀원 누구도 다른 팀으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들에게 고맙죠.
Q. 팀장님의 리더십도 엿볼 수 있는 답변이었습니다.
2,3-부탄다이올이 성공적으로 생산되며 현재 40여개의 화장품 원료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2,3-부탄다이올은 화장품 외 어떤 분야에 진출할 수 있나요?
친환경은 소비자가 원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원해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먹는 것부터 바르는 것, 입는 것까지를 포괄하여 화장품, 식품, 농업 더 나아가서는 폴리머 분야도 생각 중입니다. 친환경을 요구하는 다양한 사용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해는 과정을 통해 그 답을 찾고자 합니다.
Q. 앞으로의 미션, 또는 각오가 있으신가요?
저는 GS칼텍스에 바이오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는 미션이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장비/설비, 사람, 아이템 이렇게 3가지로 구성되죠. 현재 군산 및 여수 플랜트, 대전 연구소 등 국내에서 GS칼텍스가 우수한 바이오 생산 연구 설비를 구축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미션은 회사가 빠른 시일 내 밸류체인과 관련된 바이오 아이템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죠.
Q. 팀장님의 멋진 포부를 응원합니다. 오늘 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