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에 맞는 ‘다른 목표’ 수립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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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또 한 해가 시작됐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휩쓸고 간 2020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2021년 역시 바이러스의 기세가 언제 꺾일지도 알 수 없지만, 새롭게 시작된 한 해를 또 한 번 치열하게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중요한 게 ‘목표’다. 특히 항상 더 나은 성과를 내야만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조직 구성원에게 ‘연초’는 힘들다. 위에서는 계속 혁신과 도전을 외치고 주변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는 법. 올 한 해의 지향점이 돼야 할 목표를 도전적으로 잡으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세상에 맞는 ‘다른 목표’ 수립법

도전적 목표 설정을 위한 3가지

‘올해는 새롭게, 도전적인 목표들을 좀 세워 봅시다!’ 위에서 외쳐도 딱히 변할 게 없다. 지금도 힘들고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뭘 더 하라는 건지 답답하기도 하다. 알고는 있다, 지금처럼 똑같이 계속해선 달라질 수 없다는 걸. 하지만 선뜻 도전적인 업무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대체 뭐가 도전적인 건데?’라는 것에 대한 기준이 없어서다. 이를 찾으려면 현재 내 업무를 되돌아 봐야 한다.

방법은 쉽다. 학교 다닐 때부터 너무 익숙한, ‘보기’를 생각해 보면 된다. 조직에서의 업무는 크게 3개의 레벨로 구분할 수 있다. 1번은 ‘일상적 업무’다. 안 하면 안 되는 업무들이 여기에 속한다. 숙달되면, 그리고 시간을 쏟으면 잘 할 수 있는 업무들이다. 사실 대부분의 업무 시간은 이런 일들에 쓰인다. 2번은 ‘문제해결 업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개선안을 만들거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개선 방안을 찾는 것 등이 여기에 속한다. 1번만큼 자주 하진 않지만 욕심이 있는 구성원이라면 ‘일을 더 잘하기 위해’ 한 번씩 고민하고 있는 업무 영역이다. 중요한 건 3번, ‘혁신적 업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거나 성공하려면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한 업무들이 여기에 속한다.

목표를 세울 때 이 3가지 관점을 활용해 보자. 무작정 ‘도전하겠다’고 선언하는 데에 그칠 게 아니라, 각자 생각하고 있는 올해 목표들을 3개 보기 항목에 따라 분류해 보는 것이다. 자신이 해당 업무 분야에 충분한 업무 역량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혹은 올해 업무 성과 평가에서 두드러지고 싶다면, 3번 혁신적 업무나 2번 문제해결 업무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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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경쟁이 새로운 목표로

사람은 ‘선택지’가 생기면 ‘선택’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기 마련이다. 자신이 지금껏 한 일을 기반으로 올 한해 해야 할 일을 ‘빈 칸 채우기’로 만들어 보자. 이 과정을 통해 어떤 구성원은 ‘내가 너무 루틴한 일만 하고 있었구나’라는 자각을 할 수도 있고, 연차가 높은 구성원은 ‘내가 여전히 똑 같은 일을 하고 있었나?’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나의 일을 되돌아 보는 게 첫 번째다.

이렇게 업무 영역을 나눠 생각을 해도 선뜻 도전적 과제에 뛰어들지 못하는 구성원들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괜히 나만 나서서 ‘튀는 게’ 싫어서다. 이때 필요한 게 ‘동료 간 건강한 경쟁’이다. 목표 설정을 개개인의 이슈가 아닌,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관계로 만드는 것이다. 서로 세운 목표치가 무엇인지를 구성원들끼리 공유하는 자리를 통해서다.

특히, 공유하는 자리를 통한 효과는 2가지다. 하나는 상향 평준화다. 혼자 있을 땐 몰랐던 자신의 ‘수준’이 파악되기 때문이다. 다른 동기들 혹은 후배들보다 ‘일상 업무’에만 시간을 잔뜩 쓰고 있다는 걸 알면? 자신이 생각지 못한 혁신적 업무리스트를 다른 구성원들은 잔뜩 가지고 왔다면?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게 사람이다. 이게 ‘건강한’ 자존심 건드리기다. 두 번째 효과는 동료에 대한 이해다. 옆자리에서 일하고 있어도 내 동료가 진짜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나’만’ 바쁘다, 나 ‘혼자’ 힘든 일 다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경우도 생긴다. 이때 서로 어떤 목표치를 갖고 있는지를 알면, 즉 정보가 생기면 상대를 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사람은 원래 자기 중심적인 존재다. 현재를 유지하고 싶은 것도 당연한 본능이다. 이걸 깨려면 장치가 필요하다. 목표를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내가 생각지 못한 ‘건강한’ 경쟁을 통해 새로운 목표가 떠오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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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지원도 필수! ‘보너스 골’을 활용하자

뭐가 도전적인 업무인지 알고, 내가 뭘 더 해야 할지 깨달아도, 선뜻 새로운 목표치를 갖고 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이미 성과를 잘 내고 있는 구성원이라면 이런 보수적인 태도는 더 강할 수 있다. 이유는 ‘평가’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회사에서 하라고 해서, 혹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쫓겨 덥석 ‘어려운 도전 과제’를 해 보겠다고 선언했다가 막상 결과가 좋지 않으면 ‘책임’을 져야 하니까.

이러한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고 도전적 과제에 나서게 하려면 조직의 지원도 필요하다. 방법은 ‘보너스 골’ 활용이다. 말 그대로 기존 평가와 상관없이 ‘보너스’인 목표를 갖도록 하라는 뜻이다. 성공적으로 달성하면 추가적인 보상을 받지만, 그렇지 못해도 기존 평가에는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 목표다.

조직에서 일을 하는 이유는 많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상을 받기 위해서다. 그래서 성과에 집착한다. 결국 보상이 눈 앞에 그려지지 않으면, 다시 말해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게 보이지 않으면, 그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직에선 혁신적인 시도를 하라고 강요한다. 아무런 안전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채로. 그래서 그런 업무를 ‘보너스’로 주라는 게 ‘보너스 골’의 의미다. 이런 장치가 있어야만 구성원들도 ‘안전함’을 느끼며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다. 어차피 아무도 해 보지 않았고, 지금대로라면 앞으로도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 보너스로 갖고 있는다고 잃을 것도 없지 않은가?

목표 설정은 쉽다. 지난 해 목표에서 숫자 조금, 항목 조금 바꾸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세운 목표로 ‘현재’를 극복할 수 있을진 몰라도 ‘미래’를 만들어 낼 순 없다.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미래를 더 잘 살아가려면 그 시작은 ‘제대로 된’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조직의 목표, 가정의 목표, 그리고 나의 2021년 목표를 다시 한 번 세워 보면 어떨까? 도전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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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솔 수석연구원 - HSG 휴먼솔루션그룹

조직 내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연구하고 전달하는 Contents Curator.
서강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IGM 협상 R&D 팀장을 지내며 다양한 기업의 소통 전략 수립을 도왔다. HSG 휴먼솔루션그룹에서 강의와 컨설팅 등을 통해 조직의 성과 향상을 돕고 있다. 저서로 <1% 디테일>, <설득하지 말고 납득하게 하라> <협상은 감정이다>가 있고, 한경 비즈니스에 <김한솔의 경영전략>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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