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설득에 대한 논리가 필요한 순간들을 자주 마주한다. 가까운 친구와 나누는 가벼운 대화에서도 고객의
지갑을 여는 친절한 서비스 설명에서도 우리는 논리를 가지고 대화한다. 영리활동을 하는 회사 안은 어떨까?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하게 논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직장 동료나 상사를 설득하며 좋은 결과를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매번 다른 업무마다 자료를 찾고 분석하여 보고까지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마케팅 활동 중 간단한 예를 들어 살펴보자. 회사가 경쟁사와의 경쟁이 심화된 제품에 대하여 경쟁우위를 위한
중요한 캠페인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마케팅 담당자는 최선을 다하여 캠페인을 기획하였고, 캠페인의 의도와
방향에 대해서는 경영진들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경영진들은 캠페인의 성공을 위하여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포스터의 제작을 지시하였다. 마케팅 담당자는 이에 따라 그 캠페인을 알리기 위한 홍보물인 포스터를 준비하
였고, 시안 A안과 B안 중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사에게 몇 번의 보고를 하였으나 의사결정이 이뤄지
지 않았다. 바로 지금 기획안이 통과하지 못하면 캠페인이 시작하기 전까지 포스터가 나오지 않을 수 있는 촉박한 상황까지 된 것이다. 의사 결정권자인 상사 역시 시간이 촉박한 것을 알고 A안과 B안을 섞자고 하면서 자
신의 경험과 직감으로 노란색으로 수정하라고 지시한다. 시간이 부족한 마케팅 담당자는 상사가 지시한 방법
으로 포스터를 제작하게 된다.
성공한 캠페인이 될 수도 있지만, 성공을 기대한다는 것은 가뭄 속에서 하늘에 비가 내리는 것을 바라는 것과
같이 기대로만 끝나는 것이다. 만약 마케팅 담당자와 상사가 고객이 원하는 색상에 대하여 조사하여 그 데이터
를 바탕으로 포스터를 제작하고 의사결정을 하였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경쟁 속에서 살고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 가치에 대한 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은 쉽
지 않다. 인정받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를 떠올려 보자. 짧은 시간에 최대의 결과를 도출한다. 시행착오
를 줄이고 길어지는 설득 과정을 줄이면서 일한다. 최근의 떠오르고 있는 생성형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논리
적인 의사결정을 도우며 “일잘러”가 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업무 행동들 늘어나게 되면서 새로운 업무 습관의
루프에 진입하게 된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새롭게 일하는 시작
기술 발전에 따라 산업 생산력 증대로 인류가 일하는 방식이 크게 3번 바뀌었다. 증기기관이 발명돼 노동 생산
성이 높아졌고 전기를 활용한 대량생산이 이뤄졌다. 그리고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정보화시대가 열렸다. 신기
술은 이렇게 일하던 방식을 바꿔 다르게 일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준다. 4번째로 인류가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우리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업무 습관을 형성하고 습관의 루프에 진입해야 한다. 그것도 남들
보다 빨리.
기술에 대해 가장 권위 있게 얘기하는 가트너의 이야기*[efn_note]가트너 주식회사(Gartner, Inc.)는 미국의 정보 기술 연구 및 자문 회사이다. 정부기관 및 IT 기업, 투자 회
사 등 다양한 고객을 둔 가트너는 1979년에 설립되어 5,700여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이 중 1,435
명이 리서치 애널리스트 및 컨설턴트 인력이다. 세계 85개국에 12,400여 개의 고객을 두고 있다.[/efn_note]를 빌려서 살펴보자. 가트너는 매년 12월에 내년도
10대 기술을 발표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무엇일까? 메타버스, 자율주행, NFT, ChatGPT? 가트너에
서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기술은 바로 데이터다. 2010년부터 각광받는 기술로 트렌드를 살펴보면
고급 분석, 차세대 분석, 빅데이터 실용 분석, 전략적 빅데이터로 불리다가 2014년에 스마트 머신, 머신러닝,
고급 머신러닝, 딥러닝으로 발전하여 부른다. 그리고 2018년에 인공지능 키워드가 등장한다.
2020년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한 인공지능은 2022년에 데이터 인공지능 얘기를 가장 많이 한다. 이때 스스로
창조한다는 의미의 생성형 키워드가 등장하는데 바로 다음 해 2023년, 실시간으로 스스로 학습해서 진화 발
전하는 적응형 키워드가 등장한다. 드디어 상상만 했던 데이터 인공지능이 굉장히 현실화된 것이다.
기술을 활용할 줄 몰라서 기뻐하지 못하고 있는가? 기술의 발전이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 같아 두려워하고 있
는가? 과거 경험을 살펴보면 어렵게 보이고 위협적이었던 지난 신기술들은 시간이 흘러 보편적으로 접하게 되
면서 쉬워지지 않았던가. 기술들을 활용해서 새롭게 일하고 있지 않은가. 앞서 살펴본 기술의 트렌드처럼 흐름
을 놓치지 않고 본인의 업무에 적용하면 된다. 어렵지 않다.
업무에 바로 적용하기에 앞서 디지털 신기술을 핵심 영역으로 묶어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이해해 보는 것
을 추천한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영역이 묶어지는 것과 다시 흩어지는 것들이 보일 것이다. 심지어 다른 키워
드로 움직이기도 한다. 이렇게 기술 트렌드를 내 업무의 관점에서 이해하다 보면 디지털 신기술이 내 옆에 다
가와 있을 거다. 그때 그 신기술을 활용하여 지금까지 일하던 방식을 바꿔 다르게 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것도 남들보다 더 빨리.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대비하는 것
가트너에서 발표한 기술을 다시 보면 2020년 전과 후로 큰 변화가 눈에 띈다.
2020년 전까지는 사람이 데이터를 이해하는 시대였고, 2020년 이후 데이터가 사람을 이해하는 시대로 바뀐다. 데이터가 사람을 이해한다? 이해가 안 된다면 상상을 해보자. 유난히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왔을 때 누군가 퇴근 시간에 맞춰 내가 즐겨 듣는 음악을 틀고 심신이 가장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도록 온도를 맞춰 준다. 바로 데이터다. 건강 데이터와 행동 데이터로 나를 이해한 것이다.
미국의 작가, 컴퓨터 과학자,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온다』 책을 통해서도 살펴보자. 그는 AI가 스스로 개발을 하는 시대가 온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AI가 인간의 뇌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기술을 개발하게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개발한 하늘에 뜨는 기술은 우리의 뇌로는 어떻게 구현이 가능한지 이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런 걸 보고 마술이라고 했다. 이제 데이터가 사람을 이해하고 마술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굿(Good)데이터 기반으로 새롭게 일하기
마술의 세계도 통제가 가능하면 된다.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데이터다. 데이터가 나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정리되지 않은 데이터가 일하기 쉽도록 이름표(라벨링)를 붙여주면 된다. 서로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하여 얻는 집단지성의 힘처럼 데이터도 결합할수록 힘이 생긴다. 내부, 외부 데이터 간에 결합을 잘할 수 있는 환경에서 굿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롭게 일하면 된다.
바쁜 업무 상황에 적용하여 생각해 보자. 논리적 근거가 충분한 굿데이터는 실무자와 의사결정자가 데이터 기반으로 논리적인 의사소통과 의사결정을 통해 빠른 시간에 최대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있도록 도와준다. 드디어 오랜 업무 습관에서 벗어나 새롭게 일할 수 있는 기회다. 마술의 세계를 통제 못하게 되기 전에, 인공지능이 내 일자리를 뺏기 전에 굿데이터를 활용하여 좋은 업무습관을 만들 준비를 하면 된다. 그것도 남들보다 더 빨리.
※ 본 글은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GS칼텍스의 공식입장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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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 데이터마케팅코리아 대표
뉴욕주립대 Technical Management 공학석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정보학 박사를 수료하였다. LG CNS 빅데이터사업 前 리더로 200개 이상의 빅데이터 분석 프로젝트와 상해 Fudan University 빅데이터 학회 Keynote 등을 수행하였으며 디지털 마케팅 서밋 2016~2019, 콘텐츠 마케팅 서밋 2017, 부산 AdTech 2017~2018 등에서 강연한 바 있다.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 학과 겸임교수이자 (주)데이터마케팅코리아 대표로서 데이터 세상에서 스마트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마케팅서비스(솔루션, 컨설팅, 교육)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