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위드 코로나가 아닐까 싶다. 위드 코로나라는 용어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서 국내외 수요의 증가가 경기 활성화를 이끌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주요국들의 봉쇄 조치 해제 등은 실물경기를 회복시켜 국내 수출을 증대시키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백신 보급률 역시 경기 안정화에 큰 기여를 했는데 2021년 12월을 기준으로 한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 인구 비율이 80%를 넘어섰다. 주요국들 역시 백신 보급을 확대하면서 민간 부문의 고용 회복과 인프라 투자 등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신종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등장과 미국 연준의 통화긴축 전환, 추가 재정정책의 한계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경제 성장에 제한을 두고 있다.
2021년의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미·중 무역 갈등 속에 산유국들의 생산량 유지에 따른 원유 수급 불균형 지속 우려 등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80달러를 상회하는 등 예상외의 강세가 지속되었다. 상반기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원유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가운데, 주요 산유국의 증산 합의와 높은 이행률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되었다. 하반기에도 달러화 강세, 미·중 갈등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의 하방 압력 요인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요 증가와 OPEC+ 국가의 기존 증산 계획 유지 결정에 따른 원유 공급 부족 등으로 유가는 급격하게 상승하였다.
유가의 상승과 경제적 불확실성이라는 글로벌 경제 동향에 근거하여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지난 1년을 뒤돌아보고 다음의 1년이 어떻게 전망되는 지를 이 글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크게 수출, 수입, 내수, 생산의 네 부문으로 나누어 국내외 여건을 살펴보고, 각각의 2022년 성장률을 전망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이슈에 따른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과제와 정책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1. 2021년 석유화학산업 주요 이슈
석유화학산업의 2021년 가장 큰 주요 이슈 중 하나는 바로 폭발적인 수출의 증가이다. 석유화학은 2020년 상반기의 기록적으로 낮은 국제유가와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로 2020년에는 수출이 전년 대비 16.4% 정도 하락하였으나, 2021년을 기점으로 수출입 상황이 완전히 전환되어 엄청난 수출 증가를 이루었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와 함께 석유화학은 사상 최대 수출 규모 달성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출 단가의 상승과 더불어 주요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가 수출액의 증가를 이끌어 전년 대비 54.4% 증가하였다. 누계 수출액이 사상 최초로 500억 달러를 돌파하였으며, 수출 2위 품목으로 부상하였다. 자동차·건설 경기의 회복으로 합성수지 수요가 증가하였으며, 코로나의 영향으로 의료용 합성고무 증가세가 돋보였다. 단가는 11월 기준 톤당 1,500달러를 돌파하면서 2020년 1,000달러대를 기록했던 것보다 약 40% 이상의 단가 상승이 이루어졌다.
주요 수출국의 경기 호조세로 인해 수출액 증가세가 지속되었으며, 신흥시장으로의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EU, 중국, 아세안 등의 주요 수출국의 건설, 자동차, 디스플레이, 가전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PP, LDPE, PC, SBR 등의 수출액이 증가하였다. 또한 중남미, CIS 등의 포장재, 건설자재와 인도의 플라스틱 원료 수요 증가로 신흥시장의 수출이 늘어났다.
코로나19 관련 제품의 수요 증가가 두드러졌던 석유화학의 내수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약화하면서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였지만, 국내 거리두기 제한 완화 및 인프라 투자 확대로 전년 대비 4.7%가 증가하였다.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이 1차 기준 80%를 넘어가면서 소비 활성화를 촉진하고 투자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위드 코로나의 영향에 따른 소비확산과 코리아세일페스타 등의 소비 촉진 정책이 내수 확대 폭을 증가시키는 데 일조하였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관련 가전제품, 포장재, 개인방호용품 등의 수요 증가는 진정세를 보였다.
수입은 물량과 단가가 동반으로 상승하여 수입액 증가세를 기록하였다. 내수 회복에 따른 수입 수요가 증가하였으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 단가 역시 상승하여 전년 대비 34.0%의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위한 중간재 수입 수요가 증가하였는데, 일본 수입 제품 중 화학제품 생산에 필요한 톨루엔, 에틸렌 등 기초유분과 염화비닐모노머, 초산비닐 등의 산업용 중간원료 수입이 증가했다. 또한, 중저가 범용제품군을 중심으로 중동산 수입 규모가 확대되었는데, 에탄 기반 중동산의 제품 경쟁력이 강화됨에 따라 기타 석유화학 중간원료와 폴리스틸, 에폭시수지 등과 같은 합성수지의 범용제품 중심으로 수입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생산 역시 전년 대비 3.9% 증가하였는데, 건설,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량이 확대되었으며, 인프라가 확대되어 제품 수요 유지가 되면서 생산량 증가에 일조하였다. 에틸렌 신증설에 따른 생산 용량이 약 295만 톤이 추가되었으며,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 재개와 정기보수 종료 등의 이슈로 생산량이 증가하였다. 국내 내수의 증가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EU, 아세안 등 수출의 호조세에 힘입어 생산량은 지속해서 증가했다. 그러나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스프레드가 줄어들고 공급 초과 우려로 그 상승 폭이 제한되었다.
2. 2022년 국내외 여건 변화와 전망
가. 국내 여건 변화
2022년 국내 여건 변화 중 공급능력의 변화에서 가장 큰 특징은 공급능력 확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었던 생산설비 신증설 투자가 2022년에 상당 부분 완료 예정이다.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국내 유화사들의 투자는 관망세로 전환하였지만, 생산설비 효율화와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설비 투자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여 공급능력의 확대가 예상된다.
2022년 하반기까지 국내 유화사 및 정유사들의 생산설비 신증설이 예정되어있으며, 상류 부문과 하류 부문에서 모두 증설에 따른 생산능력 확충이 전망된다. 상류 부문에서는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기존 유화사 이외에 정유사의 NCC 증설이 예정되어있으며, 하류 부문에서는 정유사와 기존 유화사들의 합작 회사들이 생산능력을 확충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 생산설비 사고가 2021년 11월 이후 정상 가동되면서 국내 공급 규모는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불확실성 완화로 국내 경기가 회복되면서 석유화학 내수 역시 회복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국내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2.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민간 소비가 코로나19의 여파에서 벗어나 회복세가 예상된다. 민간투자 또한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 소비와 투자의 증가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전방산업 생산 증가로 이어져 화학제품 중간재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의 전방산업 수출 경기는 2021년의 높은 수출액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약화되며,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축소되어 가계부채 증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인하여 내수 증가 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방호용품, 위생용품, 포장용품 등의 내수가 급증했으나 바이러스 확산세의 완화로 관련 중간재 내수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 해외 여건 변화
가장 큰 고려사항인 미·중 무역 갈등 및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단절 문제는 석유화학의 공급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전방산업 수요 위축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물류 차질, 운송비용 증가는 국제유가 인상으로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에탄 기반 석유화학제품의 동아시아 시장향 유입 규모를 제한할 수 있으며, 국내 유화사들이 이러한 기회를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중국의 에너지 공급 문제, 동남아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문제는 해당 지역 석유화학산업뿐만 아니라 전방산업 생산시설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져 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수요 감소 우려가 있다. 코로나19 영향이 남아있는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은 국산 석유화학제품 수출 규모 및 자체 생산능력도 크지 않기 때문에 국내 석유화학산업 업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 경기가 회복되며 석유화학제품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주요 수출국별 수입수요 증가 폭은 상이해 전년 대비 소폭 증가에 머물 전망이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은 2021년 하반기부터 에너지 공급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주요 전방산업 내수 회복 속도가 둔화하고, 국산 석유화학제품 중간재 수입수요 증가 폭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는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 및 오미크론 등 신종바이러스의 전파로 석유화학산업의 전통적 전방 수요는 감소하나 비대면용, 위생용 중간재 수입 수요는 재증가가 기대된다. 미국은 자국 내 에탄 기반 석유화학제품의 공급량이 증가하며, 가격경쟁력에서 열위인 국산 석유화학제품 수입수요 감소가 우려된다.
글로벌 시장 내의 국산 화학제품의 경쟁력은 국제유가 인상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나프타 기반 화학제품의 가격경쟁력은 약화하는 반면 에탄 기반 제품의 가격경쟁력은 강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운송비용 증가로 미국산 화학제품의 동아시아향 유입량이 감소해 동아시아 시장 내 국산 화학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동아시아 화학 시장 내 제품가격이 인상되며 국내로 수입되는 화학제품의 규모는 2021년 1분기 이후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내 화학 시장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은 2020년 하반기부터 지속해서 증가했으나 2021년 3분기 이후 중국 내 생산시설 가동률 저하로 소폭 감소하였다.
국제유가와 동조성이 높은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가격경쟁력은 다소 약화하지만 주요 수출대상국 내 시장점유율은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국제유가와 원료(나프타) 가격이 인상되며 NCC 기반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가격경쟁력 악화를 초래하지만,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의 원인은 수요 확대에 있고 나프타 가격 상승 폭보다 제품 가격 인상 폭이 더 크기 때문에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업황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운송비용 증가에 따른 미국산 ECC 기반 제품의 동아시아향 유입 규모 축소, 중국 에너지 공급 부족에 의한 중국산 공급량 감소 등으로 주요 수출국 시장 내 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 증가가 기대된다.
2022년 상반기까지 수요 확대가 견인하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유지되며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세도 지속될 전망인데, 석유화학 원료(나프타)와 제품 관련 결제는 국제가격(달러화)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이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생산 및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석유화학제품 가격 인상은 생산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요 확대가 견인할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주요국 경기가 회복되며 석유화학제품 수요 증가를 견인하기는 하나, 기저효과 및 코로나 관련 수요 감소로 증가 폭이 제한될 전망이다. 백신 보급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감소로 2022년 세계 경제는 정상화 단계로 진입하며 국산 석유화학제품 수입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그러나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한 2021년의 기저효과로 2022년 수출 증가 폭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중 무역분쟁이 2022년에도 지속되면 중국의 미국향 화학제품 교역규모가 감소하고 이는 국산 중간재 수입수요 위축으로 직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IHS에 따르면 글로벌 화학 시장 내 수요는 타 산업과 달리 코로나19 관련 신제품 수요가 증가하며 2025년까지 지속해서 성장할 전망이다. 2011년부터 2025년까지 글로벌 화학제품 판매량은 연평균 3.3%씩 증가하고, 동 기간 한국의 연평균 판매량은 2.1%로 전망되며, 국내 유화사 및 정유사들이 집중 투자 중인 기초 유분 제품 분야의 판매량은 연평균 3.7%, 동 기간 한국은 연평균 1.6% 증가가 예상된다.
다. 2022년 전망
나프타 기반 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화학 시장 내 수요 확대, 국내 공급능력 증가로 수출량과 수출액이 전년 대비 각각 2.4%, 3.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며 방역 관련 신규 수요는 둔화하는 반면 기존 전방산업의 업황 개선으로 글로벌 화학 시장 내 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2021년 하반기 이후로 경기 회복 추세가 두드러지며 전방산업 업황 개선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에너지 공급 부족 문제는 2022년 상반기까지 지속된 후, 하반기부터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며 코로나 관련 화학제품 수입수요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화학제품 생산시설 신증설로 공급능력이 확대되었고 동시에 운송비 인상으로 미국발 제품의 동아시아향 유입이 감소해 동아시아 화학 시장 내 한국의 점유율은 증가할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2022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나프타 기반 제품의 가격경쟁력은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운송비도 컨테이너선 운송비 상승세가 2022년에도 지속되며 미국산 에탄 기반 제품의 동아시아 시장 유입 규모는 예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는 국내 유화사들의 공급능력이 전년 대비 대폭 확대되어 수출량 증가를 견인하나, 에너지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된 중국산 제품의 생산이 증가하는 하반기에는 국산 제품 수출량은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내수에서 코로나 관련 제품 수요 증가세는 둔화되는 반면 국내 경기 회복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2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2.9%이며 민간 소비(3.2%)와 건설투자(2.4%)가 성장을 견인함에 따라 화학제품 내수도 증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며 관련 제품 수요는 소폭 감소한 반면, 전통적 전방산업의 업황이 개선되고 중간재 수요가 증가되며, 2022년 상반기 내수는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2.3%)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 여건이 개선되고 2022년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회복세가 둔화되며 화학제품 내수 증가 폭을 제한할 전망이다.
내수 호전으로 국내 수입수요가 증가하며 수입량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 반면 수입단가 하락으로 수입액은 전년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성장률의 증가에 따라 석유화학 내수도 증가해 핵심 중간재 수입수요 역시 전년 대비 증가 전망으로, 일본산 중간재 수입 규모는 2021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에너지 공급 부족 문제로 석유화학 생산시설 가동률이 하락하고 2022년 상반기까지 중국산 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하락하며,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하반기부터는 다시 증가할 전망이다. 해운 운임 상승으로 미국발 에탄 기반 제품들의 한국향 물량 규모는 예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석유화학제품 수입단가도 상고하저를 기록해 수입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입액은 전년비 감소(-0.4%)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은 내수 및 수출 증가세가 지속된 동시에 신증설 생산설비가 본격 가동되며 전년 대비 2.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유화사 및 정유사들의 석유화학 신증설 생산설비가 2022년에 본격 가동되며 국내 생산능력은 대폭 확충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 호조세로 인한 제품 스프레드 확대 추세가 2022년 상반기까지 지속되며 생산시설 가동률도 상승할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상승세가 둔화하고 해상 운임이 안정화되는 2022년 하반기부터는 국내 생산량 증가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3. 석유화학산업의 과제와 정책 대응
최근 석유 화학 업황 호조세가 지속되며 동아시아 시장 내 기존 유화사뿐만 아니라 정유사들의 석유 화학 생산설비 증설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2년 하반기부터 해운 운임이 정상화되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는 미국산 에탄 기반 제품의 동아시아향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2023년 이후로 동아시아 화학 시장은 공급과잉 상황에 직면할 것이며, 일부 공급과잉 품목을 중심으로 불공정 무역행위 발생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 그에 따라 동아시아 시장 내 공급과잉 및 덤핑 대응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외 저탄소·친환경 기조가 확산하며 환경 관련 규제 수준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이다. EU는 2021년부터 재활용 불가능한 플라스틱에 대해 플라스틱 세를 부여하고 있고, 중국은 2018년 이후로 생활·폐기 플라스틱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한국도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을 통해 석유화학 온실가스 감축 수준을 2018년 기준안 대비 상향 조정했으며, 2022년까지 일회용 컵, 비닐 사용량의 35% 감축목표를 설정하였다. 환경 관련 규제 대응력이 향후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하여 환경 관련 국내외 규제 수준 향상 대응력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생산시설 효율성 제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 공급과잉 예상 품목(PTA, EPDM, PX 등)을 선정해 타 품목으로 전환을 유도하고, 후발 추격국 대비 국산 제품이 기술적 진입장벽을 확보하도록 기업 간 인수 합병 및 투자 지분 확대를 지원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해외기업 인수 합병 시 법인세 세액 공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화학 품목별 수출입구조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수입 침투율 급증 품목 중심 덤핑 시 파급효과 및 대응 전략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재활용 플라스틱 산업 육성을 통한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은 기계적, 화학적 재활용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할 전망이다. 비용 문제로 현재는 정제, 분쇄 등을 통한 기계적 재활용 방식이 주로 추진되고 있으나 적용 대상이 한정적이고 제품 물성이 낮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향후 적용 대상 범위가 넓고 반영구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화학적 재활용 방식의 비중이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에 재활용 플라스틱이 사용되는 초기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의무화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 환경부 규제에 의해 재활용 플라스틱의 사용범위가 엄격하게 제한된 문제가 존재한다. 산업부는 재활용 플라스틱 초기 시장 창출을 위해 공공 조달 부문 사용 권고, 재활용 플라스틱 우선 사용을 위해 특정 지역을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스포츠경기장 내 음식료 포장재 등)하는 전략을 환경부와 협의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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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연구원 - 한국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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