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석유화학 상반기 주요 이슈
상반기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가장 큰 이슈는 수출의 급증이다. 이는 미국의 한파로 인한 공급 차질과 전방 산업 수요 급증이 원인이다. 공급의 부족과 수요의 증가는 석유화학산업의 마진을 지속시켰으며, 수출 주요국 중심의 경기회복에 따라 수출 물량이 확대되었다. 미국의 걸프코스트가 북극한파로 인해 생산과 물류에 타격을 받아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미국의 에틸렌 가격은 2005년 이래 2월 대비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불어 미국의 팬데믹 이후 경제 부양책과 경제 전망 상승은 수요의 강세를 유지하게 했다. 또한, 국제 유가의 상승은 석유화학 수출단가를 1,400달러대까지 올렸으며, 자동차, 가전, 섬유 등의 전방 산업의 수요 증가는 수출액 증가를 이끌었다.*[efn_note]※ 석유화학 수출단가($/톤) : (’20.5)784 →(’21.5e) 1,434(+83.0%)[/efn_note]
한국 석유화학산업 주요 수출국인 중국, 미국, 아세안 등으로의 수출은 유가 회복에 따른 원재료비 및 물류비용 상승 등으로 높은 수출 단가로 이루어졌다. 수출 물량 또한 경기 활성화에 급격하게 따라 증대되었다. 이로 인하여 5월 기준 중국 35%, 미국 227%, 아세안 183%, 일본 119% 등으로 수출량이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특히 일본은 가전, 의료기기, 건자재의 원료가 되는 수지제품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였고, 인도는 의약품 등의 패키징용 제품이, 중동에서는 배달용 플라스틱 제품 수요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었다.
내수는 경기 호전 전망에 따라 비대면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수요 증가로 인하여 물량이 11%가량 증가하였다. 비대면 수요로는 가전제품용 고부가 플라스틱 및 플라스틱 포장재와 일회용 식기 수요의 증가를 예로 들 수 있다. 재택근무를 위한 노트북, 모니터와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등의 가전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ABS, PC 등의 수요가 급증하였다. 또한, 택배, 배달 수요의 증가로 LDPE, PS 등 포장재용 수요가 증가하였으며, 건설용 플라스틱인 PVC, 굴삭기, 트럭용 고무의 수요도 개선되었다.
중저가 범용제품의 수입 증가와 국내 생산 증가로 인한 중간재 수요 증가로 수입액 또한 상승하였다.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 국가들에서 중저가 범용제품 수입이 증가하였는데,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입 증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efn_note]※ 수입 증가율 상승 국가들은 4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싱가포르 109%, 인도네시아 153%, 말레이시아 523% 등[/efn_note]
제품가격 상승과 타이트한 수급 상황은 생산을 증가시켰다. 정기보수와 LG화학 여수NCC의 가스 누출 사고 등의 가동률 하락 요인에도 국내 유화사들은 빠른 복구를 통하여 생산량을 정상화시켰다. 또한, 지난해 사고로 가동을 중단했던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이 2021년 초부터 가동을 재개함에 따라 전체적인 가동률 상승에 일조하였다.
2. 2021년 하반기 국내외 여건 변화와 전망
2021년 하반기까지 주요 수출대상 시장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세계 경기 회복 속도가 상반기보다 빨라지면 코로나 관련 신규 수요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수요산업 업황 개선이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인 국가이다.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제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국산 기초유분 및 유도품에 대한 수입수요도 증가하나, 중간원료인 PX와 일부 제품의 자급률 상승으로 인해 국산제품에 대한 수입수요 증가 폭은 다소 제한될 전망이다.[efn_note]※ Hengli PC(450만톤), Zhejiang PC(400만톤) 등 대규모 PX 생산설비 가동 예정[/efn_note]
아세안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및 대응이 국가별로 격차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베트남 내 바이러스 재확산 문제가 대두되며 코로나19 관련 제품(비대면, 위생) 중간재 수입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인도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내수 경기 위축이 심화되며 국산 화학제품에 대한 수입수요 감소가 우려되나 코로나19 관련 의료용 중간재 수출은 오히려 증가할 전망이다.
3. 석유화학산업의 과제와 정책 대응
이러한 국면을 타파하기 위하여 국내 유화사들은 단기적 전략으로 중국 석유화학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국 내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후에 장기적 전략으로 점진적으로 아세안 국가와 같은 대안 시장 진출 모색이 필요하다. 또한, 석유화학 중간재(첨가제, 촉매제) 관련 중국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함으로써 대일본 의존도를 낮추어 원료 조달 리스크를 경감하는 방향도 고려해야 한다.
추후 예상되는 공급 과잉 상황에 대비한 원가경쟁력 및 생산 효율성 제고 전략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중장기적으로 현재와 같은 수요 증가 추세는 점차 둔화되면서 공급 과잉 상황으로 반전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운송비용이 정상화되면 미국, 중동산 에탄 기반 제품의 공급량이 증가하며 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 잠식이 우려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중지되거나 연기되었던 석유화학 생산시설 투자가 재개, 또는 가동되면 글로벌 화학 시장 내 과잉 공급은 심화될 전망이다. IHS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PE 수요는 공급 과잉이 현재보다 훨씬 심화될 것으로 보았다.*[efn_note]※ PE의 수요는 연간 450만톤인데 비해, 동년 연간 82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이 가동되고 2023년에는 연간 680만톤의 생산능력이 추가 예정[/efn_note]
에탄 기반 제품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 생산시설 효율성 제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공급 과잉 예상 품목(PTA, EPDM, PX 등)을 선정하여 타 품목으로 전환 유도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정책적으로는 기술적 진입장벽을 확보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업 간 인수합병, 투자 지분 확대를 지원하는 방향도 고려되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소부장 2.0」관련 화학 품목 육성을 위한 해외기업 인수 합병 지원 프로그램 추진에서 해외 소부장 전문기업 인수 시 법인세 세액 공제, 기술혁신형 인수합병 지원대상에 소장 전문기업을 추가하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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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연구원 - 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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