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칼럼] 한국석유공사, 2025년 석유화학산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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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2024년 국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아시아 시장 내 중국발 공급 증가로 인한 주요 수출대상국의 수입수요 감소와 수출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며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동년 하반기부터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가 소폭 회복되며 생산시설 가동률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그러나 아시아 시장 내 공급과잉 상황으로 인해 국내 생산은 전년 대비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GS칼텍스 한국석유공사 석유화학산업 전망,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방침

2025년은 국내외 대규모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 신증설 계획은 없고, 오히려 유럽 지역 내 노후 생산설비가 폐쇄되며 글로벌 시장 내 공급과잉 압력은 다소 약화될 전망이다. 또한 경기 변동에 민감한 석유화학제품 수요의 특성을 고려할 때, 주요 수출대상국 내 수입수요 회복 여부, 중국 석유화학 시장 내 자급률 진전 상황, 그리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 등이 올해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수요 개선 폭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2025년 국내외 석유화학시장 여건 변화

1) 대외 여건 변화

2025년은 세계 경제가 제한적으로 성장하는 속에서 2024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석유화학시장 내 공급이 감소하면서 점진적으로 시황이 개선될 전망이다. 2024년 상반기까지 해상 운임이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미국산 석유화학제품의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되는 물량이 제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석유화학 시장 내 수요가 부진함에 따라 중국산 제품이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되는 규모가 증가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중국 ICT 업황이 개선되면서 중국발 석유화학제품 공급물량이 감소했다. 동시에 유럽(네덜란드, 프랑스) 내 노후 생산시설(나프타 분해센터)이 폐쇄되며 글로벌 석유화학시장 내 과잉 공급 상황은 다소 완화되었다.

세계 최대의 석유화학제품 수입국에서 생산국으로 전환 중인 중국은 자국 시장 내 자급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2025년부터 주요 전방산업의 수요가 완만하게 성장하면서 2024년 대비 공급 과잉 압력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2024년 하반기부터 중국 내 ICT(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수요가 호조세로 전환되었고, 이로 인해 국산 석유화학 중간재(ABS 등)에 대한 수입수요도 증가하였다.

GS칼텍스 한국석유공사 석유화학산업 전망, 중국과 인도 수입국 생산국 수요 증가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에탄 기반 석유화학제품의 생산량은 증가했다. 이로 인해 국산 에틸렌 기반 제품의 수입수요는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 자급률이 낮은 방향족 기반 제품에 대한 수입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2025년에 해상 운임이 하향 안정화되면 전년 대비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물류비용이 경감되고 미국향 수출규모를 확대할 전망이다.

2024년 하반기부터 아세안 시장에서 중국산 물량 유입 규모가 감소하며, 국산 포장재, 자동차 내장재 및 소비재의 핵심 화학원료에 대한 수입수요는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이 신증설되면서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대아세안 수출량 증가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인도는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주요 수출시장으로 대두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자동차용 소재 및 건축자재용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해 PVC, ABS 등 다운스트림 제품 중심으로 대인도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2025년에 아시아 시장 내 공급과잉 상황이 일부 해소되면서 중국과 아세안 지역 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생산시설 가동률은 2024년 대비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 석유화학 기업이 경영성과 악화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시장 내 생산시설 구조개편에 착수하면서 해외 생산규모는 평년 대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하반기부터 아시아 시장 내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는 회복세로 전환되었다. 특히, ICT 및 자동차 내장재(ABS), 화학섬유 소재인 EG, 자동차 타이어 원료(SBR)의 스프레드는 상반기 대비 확대되었다.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고 주요국의 화학제품 수요가 회복되는 2025년에는 제품 가격은 전년 대비 상승하며, 스프레드도 소폭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산 제품의 유입이 우려되는 올레핀 제품보다는 나프타 유래 방향족 제품의 스프레드 개선 폭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2) 대내 여건 변화

국제유가의 안정화와 주요 화학제품의 수요 회복에 힘입어 제품 마진이 소폭 개선됨에 따라 석유화학 기업들은 생산시설 가동률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틸렌-나프타 마진은 2023년 상반기까지 조업 중단점 수준을 기록하며 생산시설 가동률은 70%까지 하락하였다. 이후 마진은 점진적으로 회복하여, 2024년 하반기 생산시설 가동률은 80% 초반 수준까지 상승하고 있다.

GS칼텍스 한국석유공사 석유화학산업 전망

아시아 시장 내에서 에틸렌 생산시설의 신증설은 대부분 완료되어 공급 과잉 상황이 다소 완화되었고, 2024년부터 HDPE-에틸렌 마진은 개선되는 추세이다. 반면, 중국을 중심으로 생산시설 신증설이 진행 중인 프로필렌은 공급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폴리프로필렌-프로필렌 스프레드는 축소되고 있다.

중국 석유화학 시장 내 주요 제품의 자급률이 상승하면서 국산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입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 경제성 문제로 국내 생산기반을 중국으로 이전한 범용제품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기초유분 제품군까지 국내로 유입되는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2024년 현재 핵심 중간원료인 스티렌모노머에 대한 대중국 반덤핑조사가 최초로 시행되었으며, 향후 중국산 기초유분 및 중간원료에 대한 무역구제신청 건수가 증가할 전망으로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한국화학산업협회 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 주요 제품 스프레드 그래프 이미지

전망 결과

2025년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2024년까지 지속된 업황 부진에서 점진적으로 회복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중국발 공급과잉 상황이 견조하게 개선되면서 수출과 생산이 증가한다. 여기에 내수 규모도 평년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해외 생산시설 구조개편과 해상 운임 하향 안정화에 따른 미국 및 중동산 제품이 유입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황 개선 폭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GS칼텍스 한국석유공사 석유화학산업 전망

1) 수출

2025년 국산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주요 시장 내 공급과잉 부담이 완화되고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전년 수준을 유지(0.1% 증가)할 전망이다. 국제유가 하락에 연동된 수출단가 하락 효과와 수출물량 증가 효과가 혼재한 결과이다.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수출물량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5% 내외로 성장하고, 인도(인프라), 아세안(ICT, 소비재 등)발 수입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0.8% 증가한다. 여기에 해상 운임이 하향 안정화되면 일부 생산시설이 폐쇄된 EU향 수출물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해상 운임 하락에 따른 에탄 기반인 미국산 석유화학제품의 유입규모가 증가하면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수출물량 증가 폭을 제한할 것이다.

2) 내수

2025년 석유화학제품 내수는 ICT와 조선을 비롯한 전방산업의 수요가 개선되면서 2024년을 넘어, 2023년 내수 규모인 1천만 톤을 회복할 전망이다. 다만, 건설경기 침체의 장기화, 섬유, 이차전지 등 일부 수요산업의 2025년 업황 회복이 불투명하므로 내수 증가 폭을 제한할 것이다.

3) 생산

2025년 석유화학제품 생산은 완만한 내수 및 수출량 증가로 전년 대비 소폭(0.8%) 증가할 전망이다. 아시아 석유화학시장 내 중국발 공급물량이 감소하면서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소폭 상승함과 동시에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로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국내에 신증설된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의 가동률이 평년 수준까지 회복되어 석유화학제품 생산이 증가할 것이다. 다만,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해외 생산시설 구조 개편이 본격화되면서 일부 생산시설의 폐쇄 또는 매각시 생산이 감소하면서 생산 증가 폭을 제한할 전망이다.

4) 수입

올해 해외산 석유화학제품 수입은 중국산 범용제품의 국내 유입 규모 확대와 ICT 중심 내수 증가로 인해 수입량과 수입액은 전년 대비 각각 5.8%, 3.7%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해운 운송비용 부담이 적어지면 미국산 및 중동산 에틸렌 계열 제품의 수입규모가 증가할 것이다. 반면, 건설 및 일부 제조업의 업황 부진과 수입단가 하락이 수입액 증가 폭을 제한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량 기준 석유화학산업의 수급 전망 도표, 달러 기준 석유화학산업의 수출입 전망 도표

나가며

1)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의 영향

2024년 말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산업정책이 시행되면 국내 석유화학 주요 제품의 공급망 내에 조달 안정성은 소폭 향상되고,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대미 투자는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하더라도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미국향 수출 변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내 정제시설 및 석유화학 생산설비의 가동률이 상향조정되더라도,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대미 수출비중은 현재 수준인 10%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산 석유화학 제품의 대미 수출비중이 크지 않고, 대부분 무세(無稅)이기 때문에 미국향 수출규모의 변화 폭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시설의 추가적인 증설보다는 사업다각화를 위한 다운스트림 분야의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석유화학 플랜트 승인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대미 직접 투자규모 변화는 미미하였다. 반면, 미국내 반도체, 이차전지 등 비화학분야로의 진출을 위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직접투자 확대가 기대되지만, 현재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이 선결되어야만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정책, 에너지 인프라 투자 규제 완화, 석유 개발 및 생산규제 축소 정책들을 고려할 때, 국제유가는 하향 안정화되며 국내 석유화학 주요 제품별 공급망 내 조달부문의 안정성은 다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유가와 연동성이 높은 나프타 가격의 안정화로 공급망 내 조달 부문의 원료가격 예측 가능성이 향상되겠으나, 미국산 나프타의 조달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원료조달 불안정성 해소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2) 석유화학산업 지원 정책 방향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친환경 생산설비 투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 내 공급과잉 상황은 2025년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되어 2028년 이후에는 수요 증가분이 공급 증가분을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화학기업 내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도 현재보다 개선될 것이며, 이는 향후 국내 화학기업이 친환경 사업구조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핵심 재원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 내 공급과잉으로 인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되었으며,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친환경 사업구조로의 전환에 필요한 단기적 재원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다. 특히 수소 및 암모니아 배관망, 친환경 에너지 계통망, 탄소포집 후 저장 시설과 같은 석유화학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한 전략들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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