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라이프] 산업화 시대의 안정적인 원료 벤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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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라이프] 산업화 시대의 안정적인 원료 벤젠 | GSC MH energylife product benzene 201911 01 1

일상에 꼭 필요한 공산품, 벤젠으로 만든다

#벤젠 #육각형 #고리 #방향족 #탄화수소 #석유화학원료
벤젠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물질입니다. 무색의 투명한 본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의 눈앞에 나타나기 때문에 쉽게 눈치채지 못했을 뿐입니다. 벤젠은 컵라면 용기에서, 각종 플라스틱 제품에서, 소독제나 살균제에서, 자동차의 배기가스에서, 페인트나 벽지 속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가히 근대 산업의 기틀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벤젠이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벤젠의 이야기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꿈의 예언으로 알게 된 벤젠의 고리 구조?!

‘벤젠(Benzene)’이라는 단어는 15세기 동남아시아의 산물로 알려진 방향족 수지인 ‘gum benzoin'(benzoin resin)에서 유래합니다. 벤젠을 처음 분리 동정한 과학자는 놀랍게도 전기학의 아버지인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입니다. 1825년 패러데이는 고래기름을 가열해서 최초로 벤젠을 분리해 냈습니다. 그러나 벤젠의 첫 발견보다 더 유명한 사건이 있는데요. 바로 독일의 화학자 케쿨레(Friedrich August Kekulé von Stradonitz)가 꿈에서 영감을 얻어 벤젠의 고리 모형을 제시한 일입니다.

케쿨레는 1890년 벤젠 심포지엄의 연설에서 “1861에서 1862년으로 넘어가는 겨울, 벨기에 겐트에서 졸다가 뱀이 자신의 꼬리를 물어 스스로 먹어 치우고 있는 꿈을 꾼 뒤, 벤젠의 육각 구조를 떠올렸다”라고 자신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그렇게 밝혀진 벤젠의 생김새는 어떤 모습일까요? 벤젠은 육각형의 각 꼭지에 탄소 원자가 단일결합과 이중결합을 번갈아 맞물려 있고, 탄소마다 수소 원자 하나가 결합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케쿨러의 꿈 이야기는 널리 퍼져 나갔고, 많은 사람들이 케쿨러가 처음 벤젠의 육각 구조를 발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케쿨러보다 먼저 벤젠 구조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던 다른 과학자들도 있습니다.

프랑스 화학자 어거스트 로랑(Auguste Laurent)은 1854년 프랑스 화학 잡지인 Methode de Chemie에 벤젠의 탄소 육각 고리 배열을 제시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아치볼드 쿠퍼(Archibald Scott Couper)와 독일의 요한 요제프 로슈미트(Johann Josef Loschmidt)도 동일한 육각 고리를 생각해냈지만, 모두 케쿨러의 꿈 이야기에 아쉽게도 묻히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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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육각형 고리 모양 속 반전

단순해 보이는 벤젠의 육각 고리 구조에는 복잡한 공명 구조가 숨어있습니다. 벤젠의 탄소 원자들은 이론상으로는 단일 결합과 이중 결합을 교대로 하며 육각형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실험실에서 관찰한 벤젠의 모습은 조금 이상했습니다.

탄소의 단일 결합과 이중 결합의 거리는 분명히 다르나, 관찰한 탄소 결합 거리는 모두 같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단일 결합을 ‘1’이라 하고, 이중 결합을 ‘2’라고 한다면, 이론상의 벤젠은 탄소 원자들이 1과 2를 번갈아 가며 육각형을 이루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실제 벤젠의 탄소 원자들은 모두 ‘1.5’로 동등하게 연결된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이는 벤젠 고리 내부의 이중결합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전자가 탄소 원자 사이를 이동하며 동등하게 편재돼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공명 구조입니다. 공명 구조를 나타내기 위해 벤젠의 화학식을 그려보면 육각형 안에 동그라미를 그립니다. 이 공명 구조 덕분에 벤젠은 매우 안정한 구조를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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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젠의 변신은 무죄? 벤젠을 원료로 만든 물건들

벤젠은 안정된 골격을 유지하는 특징 덕분에, 이중 결합을 더 하거나 없애지 않습니다. 대신 벤젠은 원자의 종류를 바꾸는 치환 반응을 합니다. 이를 이용해 친전자성 치환 반응을 사용하면 벤젠을 수많은 화합물로 합성, 변신시킬 수 있습니다. 즉, 치환 반응 덕분에 벤젠은 우리 삶 곳곳에 외모와 성질을 완전히 바뀐 채 사용됩니다.

벤젠은 처음에는 휘발성 용매로 산업에 쓰이기 시작했지만, 점차 다른 화학물질의 합성을 위한 원료로 다양한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됐습니다. 플라스틱을 비롯해 수지, 페인트, 합성 섬유, 합성 고무, 인조 가죽, 윤활유, 염료, 세제, 의약품, 폭약, 살충제까지 모두 벤젠을 원료로 하는 제품입니다.

벤젠의 탄소 고리와 연결된 수소 대신 다른 원자나 분자가 결합하면 완전히 새로운 물질이 됩니다. 수소 대신 붙을 수 있는 화학 물질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메틸벤젠(톨루엔)은 벤젠 고리 한 개의 탄소에 메틸기가 붙은 물질입니다. 톨루엔은 여러 물질을 잘 녹이고, 휘발성이 강해 다른 성분을 녹이는 용제로 널리 사용됩니다. 또, 기름에도 잘 섞이고 물질을 용해할 수 있어 페인트나 염료, 매니큐어와 색을 내는 제품의 용매로도 쓰입니다.

에틸벤젠은 벤젠에 에틸기가 붙은 것으로, 벤젠과 에틸렌을 합성해서 만듭니다. 에틸벤젠은 다시 스티렌으로, 그리고 스티렌은 다시 폴리스티렌으로 합성해 컵라면 용기나 요구르트 용기, 커피 컵 뚜껑 등 곳곳에 사용됩니다. 벤젠이 장난감, 전기 절연체, 포장재, 단열재 등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으로 새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메틸벤젠이나 에틸벤젠 모두 벤젠의 치환 반응으로 얻을 수 있는 방향족 화합물입니다.

벤젠 고리에 달린 수소 하나 대신 하이드록실기가 붙은 페놀은 1865년 수술실에서 영국 의사 조셉 리스터가 처음 사용한 소독제이기도 합니다. 페놀은 아스피린과 같은 약을 만드는 원료나 제초제, 살균제를 만드는 원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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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젠은 석유, 석탄, 천연 가스에서 다 나온다?

벤젠은 가장 단순한 탄화수소 방향족답게 여러 경로를 통해 추출할 수 있습니다. 1845년, 독일의 화학자 아우구스트 호프만(August Wilhelm von Hoffmann)은 콜타르에서 추출한 경유에서 벤젠을 추출해 냈습니다. 이후 프랑스의 화학자 베르텔롯(Pierre-Eugène-Marcellin Berthelot)은 1851년 처음 아세틸렌의 중합으로 벤젠을 합성해내기도 했습니다.

1876년에는 석탄 가스에서 벤젠을 뽑아낼 수 있게 됐고, 1941년에 이르러 석유에서 녹아 있는 벤젠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대부분이 탄소로 이루어진 석유가 정제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가솔린, 휘발유, 용매, 윤활유 등을 포함한 많은 제품에 벤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석유계 원료인 메탄가스에 촉매를 넣고 벤젠을 얻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외에도 화산이나 산불, 그리고 담배 연기와 같은 연소 반응 속에서도 벤젠이 들어있습니다.

이렇듯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벤젠이 만들어지는데요. GS칼텍스 또한 벤젠의 사용량 증가에 따라 생산 시설을 만들고 증설하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기준 여수공장에서만 연간 93만 톤의 벤젠과 17만 톤의 톨루엔을 생산하여 다양한 산업 분야에 벤젠과 톨루엔이 공급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관리가 더 중요한 물질, 벤젠!

벤젠은 다양한 산업 분야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위험’한 물질이기도 합니다. 벤젠은 유엔 산하 국제 암연구소(IARC)에서 발표한 발암성 등급 1군(Group 1)으로 분류된 위험 물질입니다.

벤젠 계열의 많은 방향족 화합물은 휘발성을 띠고 있어 쉽게 공기 중에 퍼집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페인트나 접착제, 살충제 등에 존재하는 소량의 벤젠은 공기 중으로 날아가기도 하고, 또 물이나 토양으로 배출된 경우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휘발되어 공기에 섞여 이동합니다.

가장 흔하게 벤젠을 접할 수 있는 곳은 기름을 주입할 때의 주유소 또는 배기가스가 가득한 도로 위에서입니다. 벤젠은 휘발유와 같은 석유 연료 내 함량이 높을수록 배출가스 내 벤젠 발생량도 증가합니다. 특히 엔진의 상태에 따라, 휘발유 중 벤젠의 일부가 불완전 연소하여 배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GS칼텍스 고품질 휘발유, KIXX의 벤젠 함량은 중량의 0.7%로 유해 배출물질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 기준으로 삼고 있는 벤젠 함량인 1%보다도 더 낮은 수치입니다. 또한 환경부는 대기환경 기준에 따라 벤젠 연간 평균치 5㎍/㎥ 이하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공기 측정 물질 및 권고 기준은 벤젠 30㎍/㎥ 이하, 톨루엔 1,000㎍/㎥ 이하, 에틸벤젠 360㎍/㎥ 이하로 규정하며 오염물질 노출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쓰임새를 자랑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벤젠’ 계열의 화합물! 벤젠 계열의 화합물에 대한 유해성이 많은 사례와 연구를 통해 주목받기도 했지만, 바로 뒤이은 정부 규제 관리와 기업들의 빠른 대처로 지금은 안전하게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육각 고리의 단순하고 안정된 구조로 생활 속 깊이 들어온 벤젠, 앞으로는 어떻게 더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이상 <에너지 라이프 벤젠 편> I am your Energy GS칼텍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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