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라이프] 세상 모든 플라스틱의 대표, 폴리에틸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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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쌀, 에틸렌이 결합한 폴리에틸렌

#LDPE #HDPE #비닐봉투 #캐리어박스 #피복전선절연체 #방탄조끼
현대 사회는 플라스틱을 빼놓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생필품이 플라스틱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은 각기 다른 물성과 특징을 가진 다양한 종류로 나뉩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에게 플라스틱을 떠올려 보라고 했을 때 생각나는 바로 그 플라스틱이 바로 ‘폴리에틸렌’일 것입니다.

폴리에틸렌은 납사를 분해해서 얻은 에틸렌을 모아 만든 것으로 에틸렌은 석유화학의 쌀이라 불릴 정도로 사회 다방면에 사용되고 있는데요. 항상 우리가 사용하고 있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던 ‘폴리에틸렌’, 과연 어떤 물질일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주변에 숨어 있는 폴리에틸렌 찾기

여러분에게 지금 당장 폴리에틸렌을 찾아보라는 ‘미션’이 주어진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사실 이 ‘미션’은 달성하기 너무 쉬운 과제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도로나 길거리를 걷고 있다면 자동차를 가리키며 저 안에 폴리에틸렌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의 상당 부분이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해 만들어지는데, 그중에서도 자동차 연료탱크나 배터리 박스 등에서 폴리에틸렌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시골 마을을 걷고 있다면 비닐하우스의 비닐과 밭을 덮은 검은색 비닐을, 빌딩 속 사무실에 앉아 있다면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의 피복 속에서도 폴리에틸렌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전선은 알루미늄과 구리를 주원료로 만드는데, 폴리에틸렌은 전기 절연성이 우수해 전기와 열을 전선 밖으로 통하지 못하게 막는 절연체 및 통신, 전력, 기기용 전선의 피복 재료로 널리 사용됩니다. 또 가정에서 항시 구비하고 있는 식품용 랩도 폴리에틸렌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편의점에 있다면 폴리에틸렌을 아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건을 담아 갈 수 있는 비닐봉지는 물론이고, 각종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커다란 노란색 혹은 초록 색깔의 단단한 플라스틱 장바구니도 폴리에틸렌입니다. 각종 과자나 음료, 상품 등을 담은 포장재 및 포장용 필름에 폴리에틸렌이 쓰입니다. 우유가 담긴 종이팩에도 폴리에틸렌이 얇게 코팅되어 있습니다. 종이팩의 양면을 폴리에틸렌으로 코팅하게 되면 종이가 액체에 젖거나 새지 않고, 외부 균의 침입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폴리에틸렌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고, 우리 주변에서 폴리에틸렌이 들어가지 않은 상품을 찾기 힘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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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에틸렌, 저밀도vs고밀도

폴리에틸렌(PE)은 에틸렌이 반복적인 결합으로 만들어진 매우 큰 분자입니다. 에틸렌은 탄소와 탄소가 이중결합하며 탄소 하나당 수소를 2개씩 가진 불포화 탄화수소입니다. 에틸렌 수천~수십만 개가 모여 기다란 탄화수소 사슬을 가진 고분자량 고형물질이 바로 ‘폴리에틸렌’입니다.

폴리에틸렌은 밀도에 따라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Low Density Poly-Ethylene)과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High Density Poly-Ethylene)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상온에서 투명한 고체이면서 가공이 쉽고, 유연합니다. 이 때문에 주로 투명한 비닐 제품, 필름이나 코팅, 비닐하우스의 비닐 등으로 사용됩니다. 반면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밀도가 높고 단단해 외부 충격에도 잘 견딥니다. 제품을 보호해야 할 각종 용기나 병, 페트병 뚜껑, 파이프 등에 사용됩니다.

저밀도 폴리에틸렌과 비슷한 성질을 가졌지만, 더 유연하면서도 강도가 높아 찢어지거나 구멍이 나지 않으면서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Linear Low Density Poly-Ethylene)도 있습니다. LLDPE는 각종 산업용 포장재, 농업용이나 공업용 필름 등으로 활용합니다.

유연하고 투명한 저밀도 폴리에틸렌부터 딱딱하면서도 튼튼한 고밀도 폴리에틸렌까지, 에틸렌을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특징을 갖는 폴리에틸렌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폴리에틸렌이 우리 생활 속에 다양한 물건 속에서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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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가져다 준 행운, 폴리에틸렌

폴리에틸렌의 역사는 ‘우연히’ 시작됐습니다. 1933년, 영국 화학회사 ICI(Imperial Chemical Industries)의 유기화학자였던 레지날드 깁슨(Reginald Gibson)과 에릭 포셋(Eric Fawcett)은 에틸렌 기체가 고온, 고압의 환경 속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에틸렌과 벤즈알데하이드 혼합물에 170℃의 온도에서 최대 2,000기압의 압력을 가하자 왁스와 같은 흰색의 물질이 나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에틸렌 기체가 폴리에틸렌으로 중합반응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를 본 같은 회사의 연구원이었던 마이클 페린(Michael Perrin)은 고압의 실험 장치 속에 불순물로 미량 들어간 산소가 반응을 일으킨 것을 알아낸 뒤, 5년 만에 폴리에틸렌을 생산하는 고압 합성 공정을 개발했습니다.

한 회사의 우연한 발견으로 시작된 폴리에틸렌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군의 비밀 물자로 활약합니다. 1939년 ICI가 생산한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은 다양한 군사 무기와 장비의 케이블 속 피복 재료에 들어갔습니다. 잠수함, 항공기 등의 레이더 케이블의 피복 재료로 가볍고 얇은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이 무거운 절연체를 대신해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습니다. 폴리에틸렌은 항공 및 군용 무기의 레이더 절연체 등으로 사용되며 전쟁의 승리를 이끌었지만, 전쟁이 끝난 뒤 고압의 극단적인 조건 속에서 높은 비용으로 대량생산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1950년대, 싸고 안전하게 대량생산하게 된 폴리에틸렌

1930년대부터 생산이 시작된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는 달리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은 1950년대 개발됐습니다. 194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전쟁이 끝나고 석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미국의 석유회사 필립스사는 석유를 활용한 또 다른 제품군으로 확장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천연가스에서 얻은 풍부한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활용할 방법을 찾던 중 1951년 필립스사의 화학자 폴 호건(Paul Hogan)과 로버트 뱅크스(Robert Banks)는 크로뮴 삼산화물 촉매를 이용해 기존의 고온 고압보다 낮은 압력과 온도에서도 에틸렌을 중합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이렇게 얻은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기존의 폴리에틸렌보다 더 질기고, 딱딱하며, 열에 강했습니다.

고밀도 폴리에틸렌이 가장 먼저 사용된 곳 중 하나는 훌라후프입니다. 필립스사는 자신들이 생산한 폴리에틸렌 제품에 말렉스(Marlex®)라는 이름을 붙이고 1954년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적당한 사용처를 찾지 못했던 필립스사는 폴리에틸렌을 원료로 훌라후프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곧바로 훌라후프는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 반려견과 놀아주기 위해 만든 원반인, 프리스비의 재료로도 사용되면서 폴리에틸렌 수요를 견인했습니다. 1955년에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이 파이프로 생산되기 시작하고, 폴리에틸렌의 내열성과 안전성, 그리고 무독성등이 증명되면서 음식이나 생활용품 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필립스사에서 폴리에틸렌을 중합했던 비슷한 시기, 독일에서도 저압의 환경에서 촉매를 이용한 폴리에틸렌 중합법이 발견됐습니다. 1953년, 막스 플랑크 연구소(당시 카이저 빌헬름 연구소)의 연구원 칼 지글러(Karl Ziegler)와 에르하르트 홀츠캄프(Erhard Holzkamp)는 금속 염화물과 유기 알루미늄화합물을 조합해 에틸렌을 폴리에틸렌으로 중합했으며, 이들이 사용한 타이타늄 할로젠 촉매는 후에 ‘지글러 촉매’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폴리에틸렌, 밀도가 달라진 이유는?

폴리에틸렌이 고밀도 폴리에틸렌과 저밀도 폴리에틸렌으로 밀도가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밀도의 차이는 폴리에틸렌의 결합 구조에 따라 다릅니다.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에틸렌이 거의 직선과 같이 깔끔하게 연결되어 체인을 이룹니다. 반면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폴리머 체인에 곁사슬이 많이 두고 있어 다른 고분자와 결합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이는 반데르발스 결합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반데르발스 결합은 분자 내 끌어당기는 인력이나 척력을 말하는데,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곁사슬이 많아 정렬에 방해가 되고, 이는 곧 반데르발스 결합의 약화로 이어집니다. 고분자 간의 끌어당기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유연하면서 결정성은 낮고, 투명성을 띱니다. 반면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일직선 형태로 빽빽하게 정렬해 서로 간의 반데르발스 힘이 강하여, 결정성이 크고 단단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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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조끼도 만드는 폴리에틸렌?!

고밀도 폴리에틸렌보다 더욱 밀도가 높고 분자량이 많은 폴리에틸렌은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ltra-High Molecular Weight Poly-Ethylene, UHMWPE)’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폴리에틸렌과는 달리 기능이 크게 향상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분류합니다.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보다 분자량이 10배 높아 충격이나 마모, 열에 대한 저항이 높습니다. 또 흡수율은 낮아 방수가 가능하며, 소음을 흡수하며 내약품성이 우수하고 인체에 무해한 소재로 인정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섬유 형태로 만들면 방탄조끼로, 또는 군사용 헬멧이나 낚싯줄, 빙상 경기장의 바닥 표면 등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군은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과 ‘탄소섬유’를 혼합해 초경량 소재이면서도 9㎜ 권총탄을 막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 방탄 헬멧’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령화 및 기대 수명이 빠르게 늘어가면서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은 의료용 고분자로서 새로운 가치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관절은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인장, 압축, 비틀림 등이 반복돼 적절한 강도와 탄성, 유연성을 가지는 까다로운 소재를 요구하기 때문에 뛰어난 성능의 소재가 필요합니다.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은 인공관절 또는 의족과 같은 의료기기의 소재로 사용되면서 미래의 활용 가능성을 더욱 넓히고 있습니다.

미래에 투자하다, MFC 프로젝트

폴리에틸렌의 화려한 역사만큼이나 미래의 폴리에틸렌 전망 역시 밝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레핀에서 유래된 다양한 석유 화합물들의 무궁무진한 쓰임새 덕분입니다. 특히 전 세계 올레핀 시장은 총 2억 6천만 톤 규모로 이중 폴리에틸렌이 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평균 4.2%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GS칼텍스는 2021년까지 여수 제2공장 인근 43만㎡의 부지에 올레핀 생산시설(MFC, Mixed Feed Cracker)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MFC가 가동되기 시작하면 연간 에틸렌 70만 톤과 폴리에틸렌 50만 톤 규모를 생산하고, 이는 국내 석유화학 공장과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에도 수출할 수 있습니다.
알고 보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쭉 인기가 끊이지 않았던 폴리에틸렌. 폴리에틸렌이 성장한 만큼 사회가 제공하는 물질적 혜택들과 편리함도 함께 커왔습니다. 심지어 폴리에틸렌이 없었더라면, 밭에서 나는 작물들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되는 수많은 작물도 없었겠지요. GS칼텍스의 MFC 완공과 더불어 생산될 폴리에틸렌은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이상 <에너지 라이프 폴리에틸렌> 편, I am your Energy GS칼텍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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