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콘텐츠는 한전경영연구원에서 발행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 및 에너지 정책의 영향”을 요약한 자료로, 한전경영연구원의 허가를 받아 게재되었습니다.
올해 11월 5일, 미국의 60번째 대통령 선거가 치러집니다. 미국 대선은 우리나라와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방향성을 정하는 수장을 뽑는 자리인 만큼, 후보가 중요합니다. 이번 대선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 당 후보 경선에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며 두 후보의 재대결이 확정됐습니다. 다양의 분야에서 서로 다른 의견과 정책을 내세우는 만큼 11월 선거 결과가 미국을 물론 전 세계에 새로운 반향을 불러올 예정입니다.
특히 에너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존 바이든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 기조와 전혀 다른 방향의 에너지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GS칼텍스에서 한전경영연구원에서 올해 5월 발행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 가능성 및 에너지 정책의 영향’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새 에너지 정책 기조를 살펴봤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에너지 분야 예상 정책
대선까지 5개월가량 남은 현 시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근소한 차이로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어 재선 가능성이 꽤 높은 편인데요. 트럼프 후보가 내세우는 주요 정책은 대선 캠프 공식 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Agenda 47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Agenda 47에서는 정치, 경제, 교육, 의료 등 총 32개 이슈에 관해 소개하며, 그 중 에너지 분야 정책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환경의제를 중단하고, 인플레이션 억제와 제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미국 시민들에게 가장 저렴한 에너지와 전기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 인해 에너지 비용이 상승해 원자재, 운송, 제조 등 모든 분야의 가격이 인상되었다고 판단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연료 생산과 사용에 대한 규제 폐지를 추진 중입니다.
실제로 원유∙가스∙석탄 생산업체에 대한 세금 감면 제공, 연방정부 토지에서의 석유 가스 시추 허가 절차의 완화, 화석연료 발전소 건설, 천연가스 공급을 위한 신규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승인 가속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더해서 소비자 에너지 비용 증가를 유발하는 재생에너지 보조금은 폐지하고, 원자력 에너지 생산을 지원하는데요. 기존 원전은 연장 운전하고,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위해 투자할 계획입니다.
보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에너지 부문 지배력을 높이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 공급 능력을 확대해 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에너지 위기를 자원 부족이 아니라 과도한 녹색정책 때문으로 보고 있죠. 환경 기후 대응 전략보다는 안정적이며 저렴한 에너지 사용이 가능하도록 석유 및 천연가스 등의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대통령 당선 이후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한 바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파리기후협정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그는 파리기후협정은 신규 석탄 석유 천연가스 생산을 위한 투자에 스스로 장애물을 설치한 것과 같으므로 당선 시 협정에서 즉시 탈퇴하겠다고 공언했죠.
그리고 에너지 생산을 방해하는 모든 규제를 개선하고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지연시키는 뉴딜 정책과 환경주의자에 맞서 미국을 위한 에너지 정책을 다시 도입하겠다는 공약은 확실하게 ‘친환경’보다는 ‘경제성’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습니다. 이는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 유무를 떠나 기존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적인 에너지 정책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정책임은 분명합니다.
이외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배기가스 규제로 자동차 관련 일자리 11만 7천개가 사라지고, 전기차가 확대되어 배터리 공급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면 미국 자동차 산업이 약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내연기관 자동차에 적용되는 배기가스 규제를 완화하고, 전기차 확대 정책은 철회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에너지 정책의 영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안(IIJA1)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지하고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을 없애거나 축소시킬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린뉴딜 정책에 대해 여러 차례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어, 당선 시 지금의 재생에너지 지원 법안 폐기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죠.
이러한 그린뉴딜 정책 폐기 시도로 인해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기고, 전기화 확대 추진력 감소와 함께 청정 에너지를 비롯한 석유, 가스 기업의 친환경 전략이 약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청정 기술 및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약 4,000억달러(550조원) 규모의 에너지부(DOE) 자금이 축소 또는 폐지되면,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이 지연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탄소포집, 저장 및 활용(CCUS) 기술은 석유, 가스 업계의 미래 핵심 산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관련 프로그램 폐지 시 업체들의 큰 반발이 예상됩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되면, 미국의 주별 에너지 규제기관이 적절한 전력 자원 조합을 결정하는데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가 가능한 예전의 전력시장 체계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보수 인사들은 지역송전기구(*RTO2/ISO)가 운영하는 도매 전략 시장이 실제로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특히 RTO/ISO가 정한 복잡한 시장구조로 정부의 개입과 특정 전원에 대한 선호가 모호해지는 점을 최대 단점이라 지적합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보조금에만 몰두하고 있는 현재 시장 구조에서 과거 규제 모델로 회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되면, 에너지부의 LNG 수출 프로젝트 개입을 중단하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부터 수출 프로젝트를 승인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LNG 사업에서 정치적, 환경적 간섭을 하지 않고 LNG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의미인데요.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화석연료 채굴이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석유와 가스전 개발 파이프라인 건설 등 화석연료 개발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의 재임 시기에 원전 발전량이 사상 최대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원자력 관련 각종 규제 요건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로 비용을 낮추고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전 건설과 운영 외에 원전 원료의 해외 의존을 낮추고 미국 내 조달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죠. 다만 미국 내 원자력의 경제성을 고려할 때 신규 원전 건설은 쉽지 않고, 정책의 실효성은 낮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실제로 30년 만에 처음으로 건설된 미국 조지아주 보그틀(Vogtle) 원전도 최초 계획보다 7년이나 지연됐고, 건설비용도 예산보다 160억달러(22조3천억원) 초과 투입됐습니다.
미국 대선 후보들이 에너지 정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
바이든 대통령은 핵심 정책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중점을 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인 전통 에너지로 복귀를 추진합니다. 이처럼 에너지 분야는 두 후보가 가장 극명하게 정책 차이를 나타내는 분야입니다. 이는 에너지 산업이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요. 특히 무디스의 한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CNN과 인터뷰에서 주유소 휘발유가 갤런당 4달러를 넘을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 분석할 정도로,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미국 유권자 표심과 직결됩니다. 이는 휘발유 가격이 미국의 핵심 정책 이슈이자 국민들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인플레이션 문제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저격한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에너지 산업의 정책과 규제가 많은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에너지 기업의 실적과 주가는 정책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겁니다. 에너지 업종의 성적은 대체로 국제 유가와 궤를 같이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전통 에너지 산업 규제를 풀고, 유권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가 상승을 경계해 산유국에 견제구를 날려왔으며, 이후 코로나19 위기 발생까지 겹쳐 유가가 급락했었습니다. 반면 바이든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산유국 감산이라는 외부 변수로 유가가 급등했죠. 즉, 대선 결과가 원유 수요와 유가에 대한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지만, 현시점의 ‘글로벌 불확실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에너지 관련 공약은 분명하게 기후 위기 대응력을 높이려는 글로벌 에너지 환경 흐름을 거스르고 있기에, 그가 재집권하게 되면 세계 에너지 관련 정책에 상당한 갈등이 불가피해질 겁니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정부의 정책이 유지되는 경우보다는 에너지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렇지만 기후 위기 대응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기존 에너지로의 회귀이지, 전혀 새로운 방향의 에너지 정책을 향해 나아가는 건 아닙니다. 즉, 대선으로 인한 에너지 정책의 변동 역시 글로벌 불확실성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업계가 대비해야 할 변수 중 하나일 뿐이죠. 이제 미국 대선까지 5개월. 남은 시간 잘 준비하면, 내년부터 시작될 에너지 정책 변화의 물결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