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학개론] 제12강. 석유 E&P(Exploration&Production) 업계와 비전통 석유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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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석유 산업의 변화를 가져온 비전통 석유자원의 생산
2. 석유의 생성, 이동, 축적
3. 지하 저류층의 석유가 지상에서 생산되기까지
4. 비전통 석유자원이란
5. 구성 입자에 따라 달라지는 유체투과율

석유 산업의 변화를 가져온 비전통 석유자원의 생산

우리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하여 석유에 관한 소식들을 듣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960년 5개에서 현재 15개 회원국)의 감산, 미국 비축유의 증감에 따른 유가의 변동, 최근 저유가로 인한 국내 휘발유 가격의 하락, 국내 조선소의 시추선 제작사업 수주, 저유가로 인한 무역수지 개선 등 석유의 생산에서 활용뿐만 아니라 각 연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까지 다양한 소식이 들려온다.

석유를 탐사(Exploration)하고 생산(Production)하는 부문을 석유 E&P 또는 석유 상류산업이라고 한다. 석유 E&P 업계에서 지난 20년 동안 가장 중요한 뉴스 중 하나는 비전통 석유자원의 상업적 생산과 그로 인한 산업의 변화일 것이다. 이번 전문가가 전해주는 석유 이야기를 통해 비전통 석유자원의 정의와 특징 그리고 다양하게 언급되는 종류에 대하여 알아보자.

석유의 생성, 이동, 축적

비전통 석유자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통 석유자원을 알아야 한다. 아래 그림은 석유의 생성과 이동 그리고 축적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유기물을 많이 포함한 퇴적물(이를 석유 근원암이라 함)이 갑자기 매몰되고 주로 온도의 영향으로 탄화과정을 거쳐 석유가 생성된다. 모든 유체는 가장 안정된 위치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있어, 생성된 석유도 동일한 이유로 단층이나 지층 속을 따라 유동한다. 이러한 이동 과정에서 위쪽으로는 불투수층(이를 덮개암이라 함)이 있어 더 이상 이동할 수 없고 또 옆으로도 유동할 수 없는 구조(이를 석유를 잡을 수 있는 덫과 같은 의미로 트랩이라 함)를 만나면 그 속에 계속 축적되게 된다. 트랩의 대표적인 예는 배사구조이다.

트랩구조에 석유가 실제로 축적되어 있는 것을 저류층이라 한다. 아래 그림의 확대된 부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석유는 땅속에 있는 크고 빈 동굴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층을 구성하는 입자와 입자 사이의 빈 공간에 존재한다. 비슷한 예로, 모래가 가득찬 컵에 더 이상 모래를 넣을 수 없지만 물을 넣을 수 있고 물은 입자들 사이의 빈 공간인 공극을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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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저류층의 석유가 지상에서 생산되기까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듯이 지하 저류층의 석유는 지상으로 생산돼야 가치가 있다. 따라서, 석유 E&P의 기본은 물리탐사를 통해 트랩구조를 찾고 실제로 시추하여 그 부존을 확인하고 해당 사업의 경제성을 바탕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석유의 생산을 위해서는 반드시 저류층에 존재하는 석유가 생산정까지 유동해야 하지만 지층을 통해 점성이 높은 유체가 유동하기는 쉽지 않다. 만약 생산정까지 석유가 도달했다면 그 후에는 지하 생산정에서 생산용 파이프를 통해 지상으로 생산되므로 이는 특별히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지층과 같은 다공질 매질에서의 유체유동을 설명하는 가장 기본적인 관계식이 다음의 달시(Darcy)*[efn_note]

달시법칙 자세히 보기

구체적으로 단위길이당 1기압의 압력차가 주어졌을 때 점성도 1인 유체가 1cm2의 단면적을 가진 지층에 1cc/sec 유량으로 흐를 때 해당 지층의 유체투과율이 1달시가 된다. 아래의 공식에서 모든 단위를 통일하여 1달시 값을 계산하면 약 10-8cm2이 된다. 이는 1cm2의 단면적 중 실제로 유체가 흐를 수 있는 유효면적이 이처럼 작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파이프 속 유동과 달리 지층을 따라 흐르는 유동이 매우 어려움을 보여준다.

여기서, Q는 유량(cc/sec), dP/dL은 단위거리 당 압력구배(atm/cm), µ는 점성도(cp), A는 면적(cm2), k는 유체투과율(darcy)이다.

위의 공식을 보면 주어진 저류층 조건에서 유량을 결정하는 핵심요소 중의 하나가 유체투과율과 점성도의 비이다. 지난 150년간 생산한 대부분의 석유는 유체의 유동이 용이한, 즉 생산하기 쉬운 평범하고 전통적인 원유와 천연가스였다. 아래 그림에 소개된 비전통 석유자원은 전통적이지 않다(unconventional)는 의미에서 미국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국내학회에서는 신석유자원으로 이름하였지만 아직 일반적으로 통용되지 않고 있다.

[/efn_note] 식이다. 유량은 압력구배와 통로의 단면적에 비례하고 유체의 점성에 반비례하며 그 비례상수가 유체투과율이다. 아래의 공식을 다시 생각해 보면 해당 비례상수의 정도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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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통 석유자원이란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전통 석유자원을 전체 부존량은 많지만 생산하기 어려운 석유자원으로 이해한다. 이는 그 특징을 잘 언급하였지만 정확한 설명은 아니다. 미국에 소재하는 석유평가공학회(SPEE)에서는 다음 4가지 특징을 갖는 석유자원을 비전통 석유자원으로 정의하였다.

(1) 인근 유정의 정보와 상관성이 매우 약함
(2) 한 유전 내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경향을 보임
(3) 수리동역학적 평형이 아닌 상태에서도 석유가 부존
(4) 넓은 지역에 연속적으로 분포
전통적으로 인근 유정의 정보와 생산거동은 다른 유정의 거동과 회수율을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하지만 아래 그림의 비전통 석유자원은 비록 인근 유정이라도 매우 다른 거동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유정을 종합해 보면, 평균적으로는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준다. 또한 석유의 생성, 이동 그리고 축적을 설명한 위의 그림에서의 저류층과 달리 수리동력학적 평형이나 작용 없이도 석유가 부존하며 때로는 트랩구조 없이도 넓은 지역에 분포하기도 하여 탐사 위험이 적다.

아래 그림의 비전통 석유자원에서 좌측은 원유, 우측은 가스 종류를 나타낸다. 또한 아래 쪽으로 위치할수록 생산하기 어렵지만 많은 양이 존재한다. 중질유는 무거운 탄화수소 성분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무겁고 (API 밀도 20 이하) 점도가 높아 쉽게 생산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제과정에서도 휘발유가 적게 산출된다. 따라서 해당 사업의 선호도가 떨어져 지금까지도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주로 캐나다 서부지역에 대규모로 부존하는 오일샌드는 말 그대로 오일과 모래가 섞여 있다. 석유의 가벼운 성분들은 대부분 증발하여 상온상태에서는 전혀 유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지표면 부근에 존재하면 모래와 같이 채굴한 후 열을 가하여 원유만 분리하고 만일 그 깊이가 깊으면 스팀을 저류층으로 직접 주입하여 원유의 유동이 가능하게 한 후 원유를 생산한다.

초중질유는 물보다 무거운 기름(API 밀도 10 이하)이며 점성도가 아주 높아 (주로 10,000 cp 이상) 유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거나 심한 경우 역청과 같이 반고체로 존재한다. 오일 셰일은 아직 탄화과정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셰일지층에 남아있는 유기물을 말한다. 참고로 셰일 오일은 셰일층에서 생산되는 원유이고 오일 셰일은 아직 석유가 되지 못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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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입자에 따라 달라지는 유체투과율

지층을 구성하는 입자가 크고 균일하면 공극도 커지고 또 유체투과율도 커 유체유동이 쉽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입자의 크기가 작거나 불균질하면 유체투과율이 매주 작아져 실제적으로 유체가 해당 층을 지나갈 수 없다. 이와 같은 예가 바로 저류층의 덮개암이다. 치밀가스는 지층의 유체투과율이 0.1 밀리-달시 이하인 지층에 부존하는 가스로 상업생산을 위해서는 인위적인 수압파쇄를 사용한다. 만일 1cm 폭으로 1mm 두께로 파쇄시키면 해당 구역의 유체투과율이 84,440 달시가 되어 수압파쇄의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석탄층 가스는 석탄층에 같이 존재하거나 흡착되어 있는 가스이다. 전문용어로 이판암인 셰일은 매우 다양한 미립자들로 구성되어 유체투과율이 마이크로-달시 이하이다. 셰일 가스는 탄화과정에서 생성된 가스가 다른 층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셰일층에 존재하는 가스이다. 과거에는 자연적인 조건에서 생산할 수 없었지만 수평공 시추와 그 시추공을 따라 수압파쇄를 여러 번 실시하여 미국, 캐나다, 중국에서 상업적으로 생산하고 있고 셰일가스혁명이라 할 만큼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동해안에서도 그 부존이 확인된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고압저온 조건에서 얼음결정 속에 메탄이 같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체 부존량은 매우 큰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적은 양으로 심해 해저면 부근에 넓게 분포하여 상업적 생산이 가장 어렵다. 다음 글에서는 다양한 전통 및 비전통 석유자원의 매장량과 40년 후 고갈된다고 들어왔던 석유가 왜 여전히 고갈되지 않는지 구체적 이유에 대하여 알아보자.
※ 본 콘텐츠는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최종근 교수로부터 기고를 받아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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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근 교수 -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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