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녀가 친구들과 하는 대화를 들어보면 그 속에서 낯선 단어가 자꾸 들린다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요즘 아이들은 신조어의 뜻을 잘 모르면 또래집단에서 소외되는 경우도 있다는데… 대체 어떤 뜻을 담고 있는 단어들일지, 부모들은 몰랐던 청소년의 은어·비속어를 잠시 알아보자.
자녀의 은어와 속어, 대체 무슨 뜻일까?
- 아벌구 : “입만 벌리면 거짓말” 라는 뜻을 속되게 부르는 말.
- 우동사리 : 두뇌의 주름과 우동사리가 뭉친 모습을 비유하여, 상대방의 무지나 바보같은 행동을 비꼴 때 쓰는 말.
- 팩폭 : 사실(fact)에 기반하여 상대방에게 일침을 가하여 차마 반박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 ‘팩트폭행’ 또는 ‘팩트폭력’ 의 줄임말.
- ○○+실화냐? :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또는 상대방의 특정 면모를 비하할 때 쓰는 말.
- 뚝배기 : 상대의 머리를 저속하게 이르는 말.
- 남아공 : “남아서 공부나 해” 의 줄임말.
- 극혐 : 상대방의 특정 면모를 비하하는 의미로, “극도로 혐오함”을 표현하는 말.
- 나일리지 : 나이 + 마일리지의 합성어로, 나이가 많은 것을 내세우거나 구시대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비꼬는 말.
- 오지고요 : 대단하다·굉장하다는 뜻으로 “오진다” “오졌다” 등 다양한 형태로 쓰이는 말. 종종 상대를 비꼬는 의미로도 쓰인다.
과연 몇 개나 맞췄을까? 생각보다 거친 뜻에 흠칫 놀라기도 하고, 기발한 비유에 피식 웃기도 하는 요즘 아이들의 말. 실제로 들어보면 짧은 대화에도 몇 번이나 쓰일 만큼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런 언어습관이 너무 고착되면 충동 제어능력이나 언어발달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다.
2016년 한국교총 조사 결과에 의하면 청소년의 65%가 매일 욕설을 사용하고 무려 50%가 습관적으로 욕설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고생 3명에게 소형 녹음기를 달아 아이들이 대화에 얼마나 자주 비속어를 사용하는지 관찰해 보니, 평균 75초에 한 번꼴로 비속어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한국교총)
하루가 다르게 알아듣기 힘들어지는 은어·비속어들은 점점 청소년의 ‘언어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또래 사이의 친밀감도 중요하다지만, 지나칠까 걱정되는 부모들. 자녀의 거친 말을 예방하고 올바르게 대처할 줄 아는 똑똑한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녀의 비속어를 줄이는 5가지 비법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은어를 사용하면 폭력적인 언어습관이 생기는 건 아닐까 걱정이 든다. 급한 맘에 아이를 크게 혼냈지만, 매번 더 큰 반항으로 끝나버렸던 적이 있다면 주목!
이제 언어에 담긴 아이의 속마음을 알아야 할 때.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갈등 없이 올바르게 언어생활을 지도해 보자.
1. 반응하지 않기
자녀가 ‘시선을 끌기 위해’ ‘관심받고 싶어서’ 거친 말을 한다면, 단호하게 무시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바람직하지 않은 언어습관으로는 절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느껴야 한다. 아이가 자신의 말을 스스로 점검하고 문제점을 알게 되는 순간, 더이상 주변의 시선을 끄는 수단으로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게 된다.
2. 심리적 긴장을 풀어주기
청소년들은 호르몬 작용이 활발해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거친 말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불안감을 느낀다면, 금방 흥분상태가 되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비속어를 사용할 수 있다. 부모가 자녀의 불안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감정을 가라앉힐 때까지 기다려줄 것임을 보여주자.
3. 가만히 들어주고 비속어로 인한 나쁜결과를 설명하기
자녀의 비속어에 충격받거나 화난 모습으로 대답하지 말자. 일단 가만히 들어준 다음, 차분한 태도로 아이에게 방금 한 말의 뜻을 물어보고, 아이에게 그 말이 왜 나쁜지와 비속어가 자신의 이미지를 망치는 것인지를 설명한다.
4. 비속어를 대신할 적절한 표현을 알려주기
강제적으로 자녀의 말을 끊으면, 아이는 자신을 표현할 수단을 찾지 못하고 방향을 잃거나, 부모님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이가 자주 쓰는 말부터 시작해서, 비속어가 아니어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표현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자.
5. 아이에게도 존댓말을 써보기
존중받고 사랑받는다는 감정을 경험하는 것은 자신과 타인을 더욱 소중하게 느끼도록 만들어 준다. 그동안 무심코 해왔던 지시적인 언어에서 벗어나 하루 동안 아이를 존중하는 말을 써 보자. “우리 딸~ 10분만 TV보고 공부하겠다는 말을 지켜줘서 너무 고마워요!”
아이들은 또래집단을 통해 신조어·은어·속어 등을 접하게 되고, 서로서로 어울리기 위해 점차 자신들만의 ‘언어문화’ 를 만들게 된다. 이것은 부모가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걱정되는 마음이 앞서더라도 청소년들의 속사정을 이해하고, 아이가 스스로를 존중받는 존재라고 느낄 수 있도록 자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사소한 이야기나 이해할 수 없는 말을 가만히 들어줄 수 있는 심적인 여유와 시간을 확보해야 정말로 자녀에게 신뢰받는 부모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