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의 변신: 비재무에서 재무로, PR에서 IR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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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B 최종안의 의미

국제 ESG 정보 공개 기준인 ISSB 최종안이 ‘23년 6월에 확정되었다. 이로써 글로벌 Big 3 공시 기준 모두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고히 하였고, 그에 따른 각 국가별 법제화와 기업의 준비만 남은 셈이다.  모든 종속회사 연결 기준으로 보고해야 하는 ESG 공시 의무화 대응에 대해서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ESG를 바라보는 관점을 PR에서 IR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ESG 공시의 변신 : 비재무에서 재무로, PR에서 IR로
전문가들은 ESG공시 의무화(2024년~2025년)를 기점으로 ‘ESG 2.0 시대’가 열린다고 보고 있다. 수학만 1등급이면 원하는 대학에 수시입학 할 수 있는 시대가 가고, 체육과 도덕을 포함한 모든 과목이 포함된 정시에서 2등급 이상 쟁취해야 합격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투자자들은 기업 가치 평가 모델에 재무제표를 입힌 결과값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해 왔으나, 그 예측 가능성은 지난 몇 년간 눈에 띄게 낮아졌다. 그 이유를 기업의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ESG 정보)가 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금융기관 및 투자자들은 지난 10여년 간 기업들에게 지속가능성 정보를 요구했고, 마침내 올해 글로벌 ESG 공시 기준이 확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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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대부분의 상장사는 자발적으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지만, 일정한 기준과 표준화된 지표를 가지고 작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가능성이 매우 저조하다. 따라서 현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활용 가치는 이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들이는 노력에 비해 매우 떨어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제적인 논의 끝에 비교가능성이 보장된 글로벌 ESG 공시 기준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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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ISSB는 글로벌 ESG 공시 표준이 되었나?

ESG 공시 글로벌 표준이라고 불리우는 ISSB기준은 국제회계기준을 만들었던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재단이 설립한 ISSB(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가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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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정보의 공시 기준을 만든 IFRS가 이번에는 비재무정보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래서 ISSB의 기본 원칙은 투자자 관점에서 시작되었고, 이를 40개 국가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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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지지를 바탕으로 ISSB는 그 동안 지속가능성 정보 공개의 국제표준 역할을 해왔던 기존 이니셔티브(TCFD, CDSB, SASB, GRI 등)들과의 통합 및 협업을 활발히 진행했고, 그 결과 가장 광범위한 관심과 지지를 받는 ESG 공시 글로벌 기준이 되었다.

그렇다면 ISSB는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었나?

ISSB는 ISSB 기준을 스스로 소개할 때,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한 더 나은 정보’라고 한다. 이는 ISSB가 “투자자들이 기업의 단/중/장기적 가치를 평가할 때, ①고품질의, ②비교 가능하고, ③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쉽게 확보하여, 기업에 대한 투자의사결정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ISSB 기준의 목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IFRS 회계기준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제정된 ISSB 기준을 Global Baseline(글로벌 기준점)으로 인정하고, 각 국가 상황에 맞게 규제화 시키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즉, ISSB 기준은 전 세계 국가 의무 도입의 포괄적인 기초 정보만을 제공하고, 각 국가별로 규제를 추가하거나 완화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뜻이다. 이를 ‘Building Block Approach’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마치 LEGO처럼 ‘ISSB 기준’이라는 기본 빌딩에 GRI 혹은 Taxonomy 등 각 국가에 필요한 규제를 추가하여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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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B는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전반에 대한 일반 요구사항을 담은 S1과, 기후 변화와 관련된 기업의 위험과 기회에 대한 내용을 담은 S2를 ‘22년 3월에 발표하였다. 이후 전 세계 이해관계자이부터 약 16,000건의 의견을 수렴하였고, ‘23년 6월에 확정안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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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B S1
(General Requirements for Disclosure of Sustainability-related Financial Information)

S1에서는 재무제표와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를 함께 고려하기 위하여 필요한 일반 요구사항을 규정하였다. S1에서는 ESG 정보가 재무제표와 동시에 보고될 수 있도록 하고, 재무제표의 일부(part)로 공시하도록 제안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 부분이 한국 기업에게는 앞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될 수 있는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4월에 온실가스 정보를 포함한 ESG 정보 공시도 동시에 되어야 하고, 여기에 사용된 재무 데이터 및 가정 또한 재무제표 상의 가정과 가능한 일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KSSB에서는 국내 기업 상황(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인증/확정 시기가 5월 이후인 부분 등)을 고려하여 공시 시기에 유예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글로벌 트렌드는 여지없이 사업보고서와 동일한 시점에 공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재무제표 상에서 연결기준으로 보고하는 모든 종속회사에 대한 ESG정보도 공시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이를 요구 받는 중소기업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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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B S2
(Climate-related Disclosures)

S2는 기업의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며, TCFD권고안과 통합하여 구성되었다. S2에서는 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Scope 1, 2 뿐만 아니라 간접 배출인 Scope 3의 배출량을 포함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전환 위험과 기회 그리고 그로 인한 재무영향까지 요구한다.
이는 측정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래의 탄소 가격과 기후 변화 예측 등 많은 가정사항을 바탕으로 계산되는 숫자들을 공시해야 한다는 사실이 기업에게 많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업의 공시 Data는 오기재로 인한 페널티 부과와 외부 단체로부터의 소송, 기업 평판 및 주가 반영 등 수많은 Risk를 야기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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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하여 ISSB에서는 다행히 S1의 공시 시점을 기존에 예고한 ‘25년(FY24)에서 1년 유예를 허용하는 경과 규정을 도입하였고, Scope3 배출량 공시 시행일은 1년 지연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또한, ‘과도한 비용 또는 노력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정보’를 공시하도록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SG 공시의 변신 : 비재무에서 재무로, PR에서 IR로
기업의 비재무정보가 재무정보로 인식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것이 ISSB 기준 최종안 확정이 내포하는 의미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ESG 공시 의무화가 글로벌 경제와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지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출과 제조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가진 한국의 더듬이는 더욱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시점이다. 당연히, 우리나라 정부도 여러 측면에서 대응책 마련을 고민 중이다.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는 ISSB를 국내 실정에 맞게 조정/완화시켜 의무화(법제화)를 준비 중이고,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한국표준협회와 함께 미국의 산업 특화 지표인 SASB를 국내화 시키는 K-SASB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모든 종속회사 연결 기준으로 보고해야 하는 ESG 공시 의무화 대응에 대해서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ESG를 바라보는 View를 PR에서 IR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그리고 기억해야 한다. 기업 내 ESG 정보는 더 이상 비재무정보가 아니라, 재무정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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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봄 책임 - ESG 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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