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에너지기구(IEA), 연소용 석유 수요는 이르면 2027년 정점 도달 전망
- 운송 중심이던 석유 수요, 석유화학 중심으로 구조 전환 가속
- 저탄소 연료 중심으로 재편되는 정유 산업의 대응 방향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가 확산되고 있지만, 석유는 여전히 하루 1억 배럴 이상 소비되는 핵심 에너지원입니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Oil 2025』 보고서는 석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자동차·항공기·선박 등에 사용되는 연소용 석유 수요는 이르면 2027년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 세계 석유 소비 규모는 여전히 크지만, 그 수요의 구성과 흐름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에너지리포트] 석유 수요의 전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제시한 시장 변화 1 운송 부문 수요 둔화로 석유 화학 산업의 석유 수요 증가세](https://gscaltexmediahub.com/wp-content/uploads/2026/04/1_gscaltex_IEAreport2026.jpg)
연소의 시대에서 원료의 시대로
석유 수요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운송 부문의 석유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반면, 국제에너지기구는 석유화학 산업이 2026년부터 석유 수요 증가를 이끄는 핵심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플라스틱 포장재와 합성섬유 등 소재 생산이 석유의 핵심 수요 영역으로 부상하면서 석유의 활용 방식이 ‘연소 중심’에서 ‘원료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정유 산업 구조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정제 설비 공급이 수요를 상회하면서, 유럽과 미국 서부 해안의 고비용 설비를 중심으로 구조적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신규 설비가 확대되는 반면, 유럽과 미국 서부 해안에서는 설비 폐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영국 스코틀랜드의 Grangemouth 정유소와 독일 Shell Wesseling이 가동을 중단했고, 미국 텍사스의 LyondellBasell 휴스턴 정유소도 영구 폐쇄됐습니다. 반면 중국·인도·중동에서는 대형 정제 설비가 지속적으로 증설되고 있습니다.
![[에너지리포트] 석유 수요의 전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제시한 시장 변화 2 저탄소 연료 시장 규모 추이와 전망 & 저탄소 연료 생산 설비 연평균 투자액 비교](https://gscaltexmediahub.com/wp-content/uploads/2026/04/2_gscaltex_IEAreport2026-1080x695.jpg)
저탄소 연료 중심으로의 전환
이에 따라 정유 산업은 저탄소 연료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발표한 『에너지 기술 전망(Energy Technology Perspectives 2026)』에서는 관련 시장의 성장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장은 연간 약 30% 성장해 2035년에는 전체 항공유 수요의 약 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바이오 연료를 포함한 저탄소 연료 시장은 2025년 약 2,150억 달러에서 2035년 약 3,9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투자 흐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또한, 2025년 저탄소 연료 생산 설비 투자액은 약 300억 달러로, 전 세계 석유 정제 설비 투자 규모와 유사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정제·화학 부문을 저탄소 수소의 초기 수요처로 설명합니다. 기존 정유 공정이 이미 수소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전환이 비교적 빠르게 적용될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됩니다.
![[에너지리포트] 석유 수요의 전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제시한 시장 변화 3 국제에너지기구 IEA](https://gscaltexmediahub.com/wp-content/uploads/2026/04/3_gscaltex_IEAreport2026-1080x608.jpg)
저탄소 연료 전환의 제약과 해결 방안
하지만 보고서는 낙관적인 전망과 함께 현실적인 장벽도 짚고 있습니다. 저탄소 연료는 기존 화석연료와 상당한 비용 격차가 있습니다. 지속가능항공유(SAF)는 기존 항공유보다 2~3배 비싸며, 암모니아·메탄올 추진 선박의 총소유비용(TCO)은 기존 선박의 최대 2배 수준입니다. 저탄소 수소는 재생에너지 여건과 지역에 따라 화석연료 기반 수소 대비 kg당 최소 0.5달러에서 최대 7.5달러의 비용 격차가 존재합니다. 비용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저탄소 연료 시장의 확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이 비용 격차가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규모는 예상보다 크지 않습니다. EU의 지속가능항공유 20% 혼합 의무가 시행되더라도 항공권 평균 가격 상승폭은 약 1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됩니다. 저탄소 연료는 최종 제품보다 공급망 상류에 위치하기 때문에 비용 프리미엄이 가치사슬 전반에 분산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정책은 이러한 비용 격차를 완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수요 측면에서는 혼합 의무화와 세제 지원 정책이 있습니다. 이미 EU, 영국, 브라질, 일본은 SAF 혼합 의무를 법제화하였고, 이러한 정책이 기업의 대규모 투자 결정을 이끌어내는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2027년부터 국내 출발 국제선 항공편에 지속가능한항공유 사용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합니다. 공급 측면에서는 초기 투자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과 함께, 저탄소 수소·바이오연료·CCUS를 연결하는 인프라의 통합 구축이 필요합니다. 『에너지 기술 전망(Energy Technology Perspectives 2026)』은 단일한 정책 공식이 아닌 각국의 산업 구조와 시장 성숙도에 맞는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합니다.
정유 산업의 대응 방향
운송용 연료 중심의 수요 구조는 점차 변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이는 산업의 축소라기보다 구조 전환에 가깝습니다. 저탄소 연료로의 전환이 정책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사실은 정유 산업에 중요한 신호입니다. 정책이 시장 수요를 선제적으로 만들어내는 구조에서, 먼저 움직이는 기업이 공급 역량과 원료 확보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됩니다. SAF·바이오연료·CCUS는 새로운 산업을 처음부터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정유 인프라를 기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말하는 에너지 기술의 핵심은 석유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연료 중심에서 벗어나, 저탄소 연료 생산과 탄소 관리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유 산업이 보유한 기존 자산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정유 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참고 자료:
1) 국제에너지기구(IEA), Energy Technology Perspective 2026
2) 국제에너지기구(IEA), Oil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