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칼럼] CFE(무탄소 에너지)연합의 출범과 산업ㆍ발전 부문 에너지 생산 기술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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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년 10월, RE100의 대안으로 전력뿐 아니라 산업 부문 에너지의 무탄소화를 촉진하는 CFE(Carbon Free Energy) 이니셔티브(CFE연합)가 결성됐습니다. CF100과 RE100 모두 기후 변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없애자는 공통적인 목표를 갖고 있지만, CF100은 RE100과 달리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자력, 수소 등 모든 무탄소 에너지 사용을 인정하는데요.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은 자원적 한계가 있는 만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탄생했습니다. 무탄소 에너지의 산업 및 발전 부문에서의 기술 동향과 전망을 소개합니다.


글로벌 탄소 중립 가속화하는 CFE 이니셔티브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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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년 10월, 국내에서는 자율적 규범인 RE100의 대안으로 전력뿐만 아니라 산업 부문 에너지의 무탄소화를 촉진하는 CFE(Carbon Free Energy) 이니셔티브(CFE연합)가 결성되었다. 이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언급하는 등 글로벌 확산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재생에너지(RE100) 뿐만 아니라 수소, CCUS, 원자력 등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해 탄소 중립 이행을 촉진하고, 글로벌 탄소 중립을 가속화하려는 구체적인 전략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특히, CFE 연합은 산업 부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산정 기준 중 직접 배출(Scope 1)을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을 제시하고 있으며, 수소와 CCUS 기술이 여기에 해당된다. 수소는 연료전지, 가스터빈 등의 발전 연료로 활용해 무탄소 전력을 생산하여 공정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수소를 기존의 다양한 고온 공정의 연소 설비에 투입하면, 무탄소 열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고 이는 사업장 내에서 화석 연료 사용에 의한 직접 배출을 억제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수소는 기존 설비의 변경을 최소화하면서 가스터빈과 연소 설비에 투입할 수 있어 경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칼럼에서는 무탄소 에너지를 활용한 직접 배출 저감 수단으로 수소를 이용한 연소 기술과 무탄소 전기 및 열에너지의 생산 기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무탄소 에너지의 개념과 무탄소 연소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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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탄소 에너지란 에너지의 생산-저장-운송-활용의 전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를 말한다. 따라서 수소가 무탄소 에너지원이 되기 위해서는 수소의 전 주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발생이 없어야 한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현재는 포괄적인 청정 수소의 개념으로 그린, 블루, 청록 수소 등을 포함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 수소의 비중이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그린 수소의 양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대량의 국내 수소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 2030년은 50% 2050년 8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 에너지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는 액체수소, 암모니아, LOHC*가 있다. 수입 수소의 경우 대부분 선박을 통해 운송되므로 단위 체적당 에너지 밀도가 높은 것이 좋으며, 대규모 장거리 운송 시 암모니아가 가장 경제적인 수소 캐리어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호주와 중동 지역과 같이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국가에서는 재생에너지의 교역 수단으로 수소 또는 암모니아를 적극 활용하고자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내로 도입된 암모니아는 크랙킹 과정과 분리 정제 과정을 통해 고순도 수소로 전환되거나 직접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LOHC(Liquid Organic Hydrogen Carrier) 액상 유기물 수소 저장체로 유기화합물을 수소 저장, 운송, 방출을 위한 매개 물질을 활용해 대용량의 수소를 이송하는 기술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다면, 수소와 암모니아를 이용한 연소 기술은 무탄소 연소 기술이 될 수 있다. 말 그대로 연소 기술을 이용하지만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없는 기술이 되는 것이다. 고온의 열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연소 기술은 그간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온실가스 발생의 주범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무탄소 연료 전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연소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무탄소 연소 기술을 발전 및 산업 부문으로 구분하여 기술 동향과 발전 방향에 대해 살펴보자.


발전 부문에서의 무탄소 연소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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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부문에서는 무탄소 연료를 기존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에 투입하여 기존 연료와의 혼소를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연료 전환 기술이라 말한다. 최근 발표된 제11차 전력 수급 기본계획(전기본) 초안에는 2030년 기준으로 수소와 암모니아 혼소에 의한 발전량을 15.5TW로 기존 10차 전기본에 비해 상향하여 목표를 설정하였다. 기존 10차 전력 수급 계획에 명시된 내용으로는 수소와 암모니아를 가스터빈과 석탄화력 발전에 각각 30만 톤, 300만 톤 규모로 투입하여 무탄소 전력을 13 TWh 생산하는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연료 전환 기술은 기존 설비를 이용하고, 연료를 석탄 및 LNG 등의 화석연료에서 무탄소 연료인 수소와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것이므로 연소기(버너) 및 연료 공급 장치의 교체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신규 무탄소 발전 설비 건설에 비해 경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석탄화력발전 설비의 수명 연장, 추가적인 환경 오염 물질의 배출 등을 문제 삼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무탄소 연료의 혼소 비율 확대, 추가적인 환경 제어설비의 확충을 통해 기술적으로 대응 가능하며, 에너지 전환의 대전제는 재생에너지로의 100% 전환이 아닌 온실가스 감축에 있는 만큼 그 효용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산업 부문에서의 무탄소 연소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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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CFE 연합의 출범과 함께 Scope 1에 해당하는 직접 배출 저감 전략이 수립되면서 산업 부문의 무탄소 연소 기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산업 부문의 대표적인 온실가스 다배출 공정인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공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산업 부문의 76%를 차지한다. 앞선 발전 부문에서의 최종 생산품은 전기에너지로 한정되지만, 산업 부문에서는 최종 생산품과 공정의 운전조건이 매우 다양하므로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수립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정들의 공통점이 존재하는데 바로 연소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의 다양한 공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많은 양이 연소 설비에서 발생한다. 고온의 공정 열을 생산하기 위한 연소 설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면서 초기에는 전기 설비로의 전환을 고려하였지만, 수소 및 암모니아 연소 기술이 알려지면서 무탄소 연료 전환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무탄소 연료 전환 기술을 산업의 다양한 공정에 동일하게 적용하면, 기존 설비의 변경을 최소화하면서 온실가스 저감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무탄소 연료 전환 기술을 산업 공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부품 단위의 기술 개발이 아닌 공정 단계에서 기술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연료 전환에 따른 최종 생산품의 품질 문제, 공정 운전 조건의 최적화, 기존 설비의 안전 설비 및 환경 설비의 확충 등 다양한 장애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공정 라이센서와의 협력 등 비용 측면에서 기업의 부담이 증가될 것이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무탄소 연소 기술의 발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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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탄소 연료인 수소와 암모니아는 연료 자체에 탄소 원자가 없어 연소 후에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연소 특성은 매우 다르다. 우선, 연소 속도 측면에서 수소는 주로 로켓의 발사체 연료로 사용될 만큼 연소 반응성이 높아 연소 속도가 가장 빠른 연료이며, 암모니아는 가장 느린 연료에 속한다. 또한 질소산화물 측면에서 수소 화염에서의 질소산화물은 공기 중에 포함된 질소 분자의 해리와 산화 과정을 통해 발생하게 되므로 연소 온도에 매우 의존적인 반면, 암모니아의 경우 연료 자체에 질소 원자를 함유하고 있어 질소 분자에 비해 낮은 온도에서 산화물을 형성한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암모니아 화염은 수소 화염에 비해 100배 이상의 질소산화물이 형성된다.

따라서, 수소와 암모니아는 연소의 안정성, 질소산화물 측면에서 서로 다른 연소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연료 특성에 맞는 연소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연소의 안정성과 질소산화물 저감은 두 연료 모두 달성해야 하는 목표이지만 수소의 경우, 화염 역화(Flashback)를 방지하면서 고온 영역을 균일화하여 질소산화물을 억제하는 기술이 주요 관심 사항이며, 암모니아의 경우, 화염 날림(Blowout)을 방지하면서 산화제 농도 제어를 통해 연료에서 분리된 질소원자의 산화를 억제하는 기술이 주요 관심 사항이다. 또한, 공정 단계에서의 연료 전환에 따른 영향성 평가가 중요하다. 비전통 연료인 수소와 암모니아로 연료를 대체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혼소 기술을 통해 무탄소 연료 비율에 따른 여러 공정의 민감도를 우선 평가할 필요가 있다.


맺음말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2.13톤(CO₂환산톤)으로 세계에서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대부분은 화석연료의 연소에 의한 이산화탄소이다.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전제는 화석연료의 사용 억제와 재생에너지 사용의 확대라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통해 대량의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여 산업, 수송 및 건물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장애 요소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미 잘 알려진 재생에너지의 국내 자원의 한계, 간헐성, 경제성 및 전력 공급의 안전성 등 다양한 장애 요소가 존재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재생에너지 역시 해외에서 수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 재생에너지가 수소 및 암모니아로 수입되면, 기존의 다양한 연소 설비에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최소의 비용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연소 기술은 고온의 열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이 온실가스 발생의 주범으로 오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탄소 연료 전환 기술을 통해 연소 기술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면, 무탄소 연소 기술 확대를 통해 탄소 중립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본 콘텐츠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이민정 교수의 기고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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