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는 청정하다. 탄소 덩어리인 화석연료와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도 그래서 청정하다. 전기를 에너지로 사용하면서 유해 배기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를 친환경 자동차의 상징으로 인식하며 정부 주도의 보급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대기환경 보전법에 근거해 전기차는 ‘제1종 저공해자동차’ 즉 ‘배기가스 무배출 차량(Zero Emission Vehicle)’으로 규정되며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전기차를 ‘배기가스 무배출차량’ 즉 ‘제1종 저공해자동차’로 규정 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그것도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분석 결과가 그렇다. 전기차의 환경 성능이 재평가를 받게 되면 지금까지의 재정 지원이나 운행 장려 정책은 상당 수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다면 점에서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탄화수소 화석에너지, 대기에 이롭지 않지만…
내연기관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는 화석연료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등 각종 대기 환경 위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탄화수소(CH) 덩어리인 화석연료는 그 자체가 대기 환경 오염물질이다. 특히 화학적으로 탄소(C) 수가 많을수록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많다. LPG 부탄(C4H10)은 탄소가 4개로 이뤄져 있고 휘발유는(C8H18, C4∼C12), 경유는 이보다 많은(C12H26, C16∼C32)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환경 기술 진화로 이들 화석연료의 태생적 환경 오염 기질들은 내연기관자동차의 다양한 후처리 장치를 통해 상당 부분 극복되고 있다.
특히 탄소 수가 가장 많은 경유를 사용하는 자동차는 미세먼지를 포집해 태우는 DPF(디젤매연여과장치, Diesel Particulate Filter), NOx를 줄이는 SCR(선택환원촉매,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등 다양한 후처리 시스템이 장착돼 대기 오염을 줄이고 있다. 휘발유나 천연가스,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스파크 점화 엔진과 달리 연료 효율성이 높은 압축 착화 엔진을 사용하는 경유 자동차는 주행 거리당 연료 소비가 적어 타 연료 대비 온실가스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오히려 낮다. 하지만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이들 화석 연료들은 기본적으로 환경 위해 요인을 안고 있으니 ‘청정(淸淨)’ 자체인 전기에너지와 비견될 수는 없다.
특히 탄소 수가 가장 많은 경유를 사용하는 자동차는 미세먼지를 포집해 태우는 DPF(디젤매연여과장치, Diesel Particulate Filter), NOx를 줄이는 SCR(선택환원촉매,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등 다양한 후처리 시스템이 장착돼 대기 오염을 줄이고 있다. 휘발유나 천연가스,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스파크 점화 엔진과 달리 연료 효율성이 높은 압축 착화 엔진을 사용하는 경유 자동차는 주행 거리당 연료 소비가 적어 타 연료 대비 온실가스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오히려 낮다. 하지만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이들 화석 연료들은 기본적으로 환경 위해 요인을 안고 있으니 ‘청정(淸淨)’ 자체인 전기에너지와 비견될 수는 없다.
휘발유차, 전기차와 대결하는 사연~
그런데 환경 친화 성능을 놓고 내연기관자동차가 전기차와 대결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유해가스를 배출시키지 않는다는 ‘전기차의 배신’으로 까지 해석될 수 있는 반전이 벌어지고 있다.
사정은 이렇다. 전기는 깨끗하지만, 전기 생산 과정은 더럽고 위험하다는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자체만 놓고 보면 진정 무배출 자동차가 맞다. 그런데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연료를 감안하면 얘기는 180도 달라진다. ‘자동차 연료를 생산하는 산지에서 자동차 바퀴까지’를 의미하는 ‘Well-to-Wheel’을 고려하면 전기차는 결코 깨끗하지 않고 내연기관 휘발유 차량과 배출량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내연기관자동차는 휘발유와 경유, LPG 중 어떤 화석연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유해 배출가스 정도가 달라진다. 전기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전기 생산 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느냐에 따라 환경 오염 기여도는 천차만별이 된다. 석탄화력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것과 풍력 발전을 이용해 만들어진 전기를 소비하는 사이의 환경 오염 기여도는 극과 극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전기자동차 역시 내연기관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어떤 전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환경오염을 심각하게 유발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발전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극히 낮고 석탄 화력이나 원전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사정은 이렇다. 전기는 깨끗하지만, 전기 생산 과정은 더럽고 위험하다는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자체만 놓고 보면 진정 무배출 자동차가 맞다. 그런데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연료를 감안하면 얘기는 180도 달라진다. ‘자동차 연료를 생산하는 산지에서 자동차 바퀴까지’를 의미하는 ‘Well-to-Wheel’을 고려하면 전기차는 결코 깨끗하지 않고 내연기관 휘발유 차량과 배출량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내연기관자동차는 휘발유와 경유, LPG 중 어떤 화석연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유해 배출가스 정도가 달라진다. 전기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전기 생산 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느냐에 따라 환경 오염 기여도는 천차만별이 된다. 석탄화력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것과 풍력 발전을 이용해 만들어진 전기를 소비하는 사이의 환경 오염 기여도는 극과 극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전기자동차 역시 내연기관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어떤 전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환경오염을 심각하게 유발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발전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극히 낮고 석탄 화력이나 원전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전기차 미세먼지, 휘발유차의 92% 수준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이 서울대 AESLAB(ADVANCED ENERGY LAB)과 공동으로 진행한 ‘자동차의 전력화(electrification) 확산에 대비한 수송용 에너지 가격 및 세제 개편 방향 연구’가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동차의 전력화’란 수송에너지가 석유, 가스 같은 탄화수소 계열 수송 연료에서 전기로 대체되는 현상을 뜻한다. 전기에너지가 화석연료와 동등한 수송용 에너지 반열에 들면서 환경 성능을 평가하고 탄화수소 계열 수송 연료와의 형평성 등을 감안한 공급 가격과 세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연구의 배경인데 전기차 환경 성능의 반전은 충격적이었다.
수송용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차가 휘발유차와 같은 거리(km)를 주행하는 것을 기준으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PM10) 배출량을 전 과정적으로 비교한 결과 일부 항목에서는 환경 위해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16년 전원 믹스를 기준으로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휘발유차의 약 53%, 미세먼지(PM10)는 92.7% 수준을 배출하고 있다는 것이 김재경 박사의 연구 결과다.
전원 믹스 중 환경 위해도 높은 유연탄 비중 ‘절대적’
‘전원 믹스(MIX)’란 전력 생산 과정의 발전원 구성을 의미하는데 2016년 생산 전력 중 유연탄이 40.06%로 가장 높았고 우라늄(원전)이 31.38%, LNG 22.99%, 중유 발전이 1.42%를 기록했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4.15%에 불과했다. 수송용 전기를 포함해 우리가 사용하는 전력은 유연탄, 원전 등 환경이나 안전 위해도가 높은 발전원 비중이 절대적인 수준인 셈이다.
김재경 연구위원 팀은 이들 발전에서 유발되는 대기 환경 오염 물질을 반영해 전기차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평가했고 그 결과 휘발유차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가 지향하는 ‘재생에너지 2030’ 즉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 실현된다면 전기차의 대기 환경오염 기여도는 어느 정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 그렇다고 전기차가 배기가스 무배출차량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유연탄이나 원전에서 유래된 전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원의 종류와 무관하게 모든 수송 차량은 운행 과정에서 브레이크 패드나 타이어 마모 등을 통해 비산먼지를 발생하고 전기차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연구를 주관한 김재경 연구위원이 ‘전기차에 대한 현재의 보조금 수준을 재조정하고 실제 환경성에 걸맞은 보급 지원 정책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재경 연구위원 팀은 이들 발전에서 유발되는 대기 환경 오염 물질을 반영해 전기차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평가했고 그 결과 휘발유차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가 지향하는 ‘재생에너지 2030’ 즉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 실현된다면 전기차의 대기 환경오염 기여도는 어느 정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 그렇다고 전기차가 배기가스 무배출차량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유연탄이나 원전에서 유래된 전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원의 종류와 무관하게 모든 수송 차량은 운행 과정에서 브레이크 패드나 타이어 마모 등을 통해 비산먼지를 발생하고 전기차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연구를 주관한 김재경 연구위원이 ‘전기차에 대한 현재의 보조금 수준을 재조정하고 실제 환경성에 걸맞은 보급 지원 정책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기차 환경 성능에 대한 현실 인식 필요
대표적인 수송 연료인 휘발유와 경유 소비자들은 구매 가격 중 절반이 넘는 비용을 유류세로 부담하고 있다. 특히 교통에너지환경세로만 휘발유는 리터당 529원, 경유는 375원을 적용받고 있다. 목적세인 교통에너지환경세 중 일부는 자동차 이용에 필수적인 도로 인프라의 유지 관리나 신규 건설 투자의 재원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수송용 전기는 이 세금을 부과받지 않으면서 무임승차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등 내연기관자동차 운전자들이 부담한 세금으로 깔아 놓은 도로를 전기차는 공짜로 다니는 셈이다.
수송용 전기에너지 유통 과정에서 부과되는 세금은 모든 상품 소비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일반소비세 즉 부가가치세가 유일하다. 전기 생산 즉 발전 과정에서 일부 과세가 이뤄지기는 하지만 원자력은 발전 원료인 우라늄에 아무런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유연탄은 kg당 30원의 개별소비세만 부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재경 연구위원은 ‘편향성이 강한 세제 구조 아래서 전기차의 등장과 확산은 내연기관 자동차 운행자들과의 세금 형평성 논란, 세수 손실 등의 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해법으로 전기와 휘발유 등 모든 수송용 에너지 소비자 사이의 담세 부담 형평성을 보강하는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그 출발은 현재 컨셉의 전기차는 다양한 유해 배기가스 배출원이며 ‘무배출 차량(Zero Emission Vehicle)’이 아니라는 현실 인식과 선언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의 정책적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수송용 전기에너지 유통 과정에서 부과되는 세금은 모든 상품 소비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일반소비세 즉 부가가치세가 유일하다. 전기 생산 즉 발전 과정에서 일부 과세가 이뤄지기는 하지만 원자력은 발전 원료인 우라늄에 아무런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유연탄은 kg당 30원의 개별소비세만 부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재경 연구위원은 ‘편향성이 강한 세제 구조 아래서 전기차의 등장과 확산은 내연기관 자동차 운행자들과의 세금 형평성 논란, 세수 손실 등의 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해법으로 전기와 휘발유 등 모든 수송용 에너지 소비자 사이의 담세 부담 형평성을 보강하는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그 출발은 현재 컨셉의 전기차는 다양한 유해 배기가스 배출원이며 ‘무배출 차량(Zero Emission Vehicle)’이 아니라는 현실 인식과 선언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부의 정책적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김신 - 에너지플랫폼뉴스
전북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전공과는 상관없는 에너지 분야 전문 언론에서 20년 넘는 세월을 몸담고 있는 에너지 분야 전문 기자다.
GS칼텍스에 의해 작성된 본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4.0 국제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으며, 에너지플랫폼뉴스의 저작물에 기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