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라이프] 폴리프로필렌, 자동차 부품에서 지폐까지

GS칼텍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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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성과 내열성이 뛰어난 범용플라스틱, 폴리프로필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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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프로필렌은 프로필렌을 아주 길게 연결해서 만든 중합체(고분자)입니다. 폴리프로필렌은 저렴하고 가벼우며 성형이 용이하다는 특징 덕분에 자동차 부품뿐만 아니라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는 식품 용기, 페트병의 라벨 필름, 의료기기 그리고 심지어 지폐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필수 플라스틱으로 자리 잡은 폴리프로필렌, 과연 언제부터 그리고 어떻게 사용해왔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프로필렌이 모이면? 폴리프로필렌

바위를 쪼개면 돌멩이, 돌멩이 쪼개면 모래가 되듯이, 폴리프로필렌을 쪼개면 프로필렌입니다. 거꾸로 생각하면 프로필렌이 있어야 폴리프로필렌도 있는 법이지요. 그렇다면 프로필렌은 어떤 물질일까요? 프로필렌은 나프타를 분해할 때 나오는 석유화학의 기초유분 중 하나로, 에틸렌만큼이나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에틸렌(C2H4)은 탄소 두 개가 하나의 이중결합으로 연결된 반면, 프로필렌은 탄소 3개에 수소 6개(C3H6)가 한 개의 이중결합과 한 개의 단일결합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덕분에 일상생활에서 엄청난 유용성을 자랑하는 에틸렌만큼이나 프로필렌 역시 폭넓은 활용성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 에틸렌의 생산량과 프로필렌의 생산량도 엇비슷합니다. 2018년 국내 에틸렌 생산량은 8,810천 톤, 프로필렌 생산량은 8,395천 톤으로 에틸렌이 조금 더 많을 뿐이지요. 이렇게 생산된 프로필렌이 촉매로 중합되면 폴리프로필렌(PP)으로 재탄생합니다. 그렇다면 누가, 어떻게 폴리프로필렌을 발견했을까요?

프로필렌, 가솔린으로 쓰려다 폴리프로필렌 발견

폴리프로필렌이 최초로 중합된 것은 미국의 필립스 석유회사에서였습니다. 1951년 필립스의 연구원 폴 호건(Paul Hogan)과 로버트 뱅크스(Robert Banks)가 프로필렌을 가솔린으로 바꾸기 위한 연구를 하던 중 폴리프로필렌이 발견된 것입니다.
프로필렌을 가솔린(휘발유)으로 활용한다는 생각이 그렇게 엉뚱한 생각만은 아니었습니다. 휘발유는 수많은 탄화수소 화합물이 섞여 있으며, 평균적으로 휘발유에는 탄소수가 4에서 9를 가지는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프로필렌 분자는 탄소가 3개 붙어있어, 프로필렌 두 개를 붙인 이합체나 세 개 붙은 삼합체는 탄소 수가 6개, 9개로 늘어나기 때문에 가솔린으로 대용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석유에서 나오는 많은 기초 유분을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던 석유회사와 과학자들은 촉매를 이용해 프로필렌을 중합하는데 이르렀습니다. 한창 연구가 진행되던 1951년 6월, 폴과 로버트는 기존의 촉매로 사용하던 니켈 산화물에 소량의 산화 크롬(chromium oxide)을 첨가했습니다. 그리고 크롬을 투입하면서 하얗고 단단한 물질이 생성되는 현상을 발견했는데, 이것이 바로 최초의 결정화된 폴리프로필렌이었습니다. 새로운 물질의 개발을 직감한 이들은 곧바로 연구 방향을 가솔린 연구에서 플라스틱 개발 연구로 바꿨습니다. 폴리에틸렌이 장악하고 있던 플라스틱 산업에 본격적으로 폴리프로필렌이 등장한 것입니다.

폴리프로필렌 중합해 받은 노벨화학상

폴리프로필렌을 쉽게 중합하는 촉매를 개발하여 노벨화학상을 받은 과학자도 있습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칼 지글러(Karl Ziegler)입니다. 그는 금속 염화물과 유기 알루미늄화합물을 조합해 에틸렌을 폴리에틸렌으로 중합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이탈리아 과학자 줄리오 나타(Giulio Natta)가 1954년 지글러 촉매를 변형해서 프로필렌의 중합반응을 연구해 매우 규칙적인 구조를 가지는 폴리프로필렌을 개발했습니다.

나타는 특정 형태의 지글러 촉매가 공간적으로 균일한 구조를 갖는 거대분자인 아이소택틱 폴리프로필렌(Isotactic polypropylene)을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아이소택틱은 사슬의 모든 곁작용기들은 규칙적인 배열을 이룹니다. 이렇게 만든 폴리프로필렌은 분자량이 크며, 결정화도가 높고 165℃ 내외의 녹는점을 가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지글러 촉매를 사용한 덕분에 내구성이 강한 고결정성 폴리프로필렌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글러 교수는 새롭고 유용한 산업공정의 길을 닦은 공헌과, 나타 교수의 새로운 방법으로 공간적 규칙적 구조를 갖는 거대분자를 합성하는 데 성공한 공헌으로 1963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합니다. 그리고 산업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되는 이 촉매에 두 사람의 업적을 기려 ‘지글러-나타촉매’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지글러-나타 촉매는 중합체 제조의 새로운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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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프로필렌, 자동차의 내외장재로 쓰이다

폴리프로필렌은 자동차 부품이나 내외장재로 널리 사용됩니다. 특히, 자동차용 플라스틱 제품 중 대표적인 범용 플라스틱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습니다. 폴리프로필렌이 자동차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동차는 무게가 무거울수록 연료가 많이 듭니다. 반면 자동차가 가벼우면 빠르게 달릴 수도 있고 연비도 좋아집니다.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 중에서도 비중이 0.9로 범용 플라스틱 중에서 가장 가볍습니다. 비중이 1보다 작아 물에 뜰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플라스틱입니다. 즉, 자동차 경량화 목적에 아주 잘 부합합니다. 또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고, 다양한 모양으로 성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동차의 여러 부품으로 활용됩니다. 대표적인 부품으로 인스트루먼트 패널(IP)이 있습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자동차 운전석과 보조석의 앞부분에는 운전대가 달려있고 각종 스위치나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커다란 부품으로 차량 내부 인테리어를 좌우하는 주요한 차량 부품입니다.

또한, 반복되는 휘어짐에도 강한 특성 때문에 본체와 뚜껑을 하나로 연결하는 힌지를 만들 때도 사용됩니다. 이 외에도 범퍼와 같은 외장, 외판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GS칼텍스는 폴리프로필렌을 화학적, 물리적 처리를 통해 강도를 높이거나 특수한 기능을 부여해 ‘복합수지’로 더욱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특히, 자동차 소재나 가전제품에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충진재를 혼합해 강성과 내열성을 보완한 복합PP는 다양한 브랜드의 차량 속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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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프로필렌, 안전성이라면 내가 최고!

즉석밥과 같이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식품의 용기는 보통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듭니다.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을 돌리면 환경호르몬이나 유해 물질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전자레인지에 절대 넣지 말아야 할 것은 폴리스티렌과 같은 내열성이 약한 플라스틱에 해당합니다.

반면 폴리프로필렌은 폴리스티렌보다 내열성이 강해 고온에도 잘 견딥니다. 식품 용기나 살균, 식기세척 등의 제품에도 사용 가능하며, 심지어 아기들이 먹는 젖병에도 사용할 정도로 안전합니다. 식약처는 시중에 유통되는 폴리프로필렌(PP) 재질 플라스틱 용기에서는 비스페놀류와 같은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으며, 납이나 카드뮴과 같은 유해 물질 또한 배출되지 않는다고 안정성을 입증했습니다. 이 때문에 폴리프로필렌은 주방용품, 식품용 밀폐 용기, 그리고 즉석 조리식품의 용기로 널리 사용됩니다.

폴리프로필렌의 안정성은 의료용 고분자 시장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의료 장비나 의료 부품, 포장 용품과 같은 분야에서 주로 폴리프로필렌이 사용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주사기 몸체를 만들거나 엑스레이(X-ray),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의료기기, 혈액백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또 약을 포장하는 포장지나 의료 기구를 포장하는 소재로도 사용됩니다. 의료용 제품에 사용하는 고분자는 폴리프로필렌을 비롯해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염화비닐(PVC)이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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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프로필렌으로 지폐도 만든다?!

한 지폐는 흔히 종이로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우리나라 지폐는 종이보다는 질긴 ‘면 섬유’로 만듭니다. 한편 다른 나라에 가면 다른 재질의 지폐를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가장 가벼운 플라스틱인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 지폐도 있습니다. 이를 폴리머 지폐라고 합니다. 최초의 폴리머 지폐는 1988년 호주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폴리머 지폐가 면으로 만든 지폐보다 좋은 이유는 청결성, 안전성, 내구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폴리프로필렌은 수분 흡수율이 낮아 세균이 잘 번식하지 않기 때문에 면으로 된 지폐보다 깨끗함을 유지하기 좋습니다. 또한 내구성이 강한 폴리프로필렌의 장점을 이어받아 여러 번 접히고 휘어져도 찢기지 않습니다. 지폐 안에 투명한 창을 만들거나 복제를 어렵게 만들고, 보안을 강화해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폴리머 지폐는 영국과 캐나다, 브라질, 파라과이, 베트남 등 47개국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활 속에 마주치는 그 밖의 폴리프로필렌

폴리프로필렌은 생활 속 이곳저곳에서 폴리에틸렌과 함께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흔히 마시는 생수병이나 페트병의 ‘병’ 부분은 폴리에스터로 만든 PET가 원료이지만 페트병을 감싸고 있는 라벨지는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 필름입니다. 폴리프로필렌이 필름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이유는 다른 플라스틱보다 투명도가 높고 광택이 나며 내열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또한 폴리에틸렌보다 단단해 치약 뚜껑이나 병뚜껑과 같은 재질에도 폴리프로필렌이 많이 사용됩니다.

이외에도 각종 소비재의 포장재, 전자제품 내부 케이스나 용기와 같은 다양한 산업 분야의 플라스틱 부품, 생활 경첩과 같은 특수 장치 및 직물을 포함해 다양한 응용 분야가 있습니다. 덕분에 4대 범용 합성수지 중에서 폴리프로필렌은 독보적인 생산량을 뽐냅니다. 2018년 기준 국내 폴리프로필렌 생산량은 4,324천 톤, 폴리에틸렌(LDPE, L-LDPE, HDPE를 모두 합쳐)은 4,145천 톤보다 조금 더 많으며 PS는 579천 톤 PVC는 1,576천 톤 생산됐습니다
폴리프로필렌은 그 자체만으로도 산업에 적합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복합수지’로서 다른 재료들과 섞여 성능이 좋아지기도 하여 활용도가 높습니다. 폴리프로필렌에 고무를 넣으면 부드러운 성질을 갖고, 유리섬유를 추가하면 단단한 성질을 갖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GS칼텍스는 1988년 폴리프로필렌을 중합해 수지 사업에 진출한 이후, 폴리프로필렌을 기반으로 한 복합수지를 자동차와 가전에 적용하며 국내 폴리프로필렌(PP)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었던 ‘PP’라는 두 글자가 이제 좀 더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으신가요?

앞으로 언제 어디서든 폴리프로필렌을 마주치게 된다면, 이제는 강하면서도 안전하고 노벨화학상까지 받은 플라스틱이라는 걸 한 번 더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상 <에너지 라이프 폴리프로필렌> 편, I am your Energy GS칼텍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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