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천, 슬기로운 여행법

GS칼텍스 -

1940년 이래로 전 세계 누적 탄소 배출량에서 항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입니다. 항공기는 다른 이동 수단 대비 탄소를 많이 배출하지만, 일상에서 필수적인 교통수단인 만큼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시도되고 있는데요. 그중 SAF(지속 가능 항공유)는 기존의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 가까이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저탄소 여행을 위한 유력한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GS칼텍스가 최초로 바이오 항공유 공급망을 구축하여 대한항공과 실증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상용화를 위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장거리 여행 시, 개인의 노력 또한 수반이 되어야 하는데요. 장거리 여행의 탄소 배출 현황과 탄소 저감을 위한 새 시대 여행법에 대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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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찬스’라고 하면 누구나 귀가 솔깃해진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니까 말이다. 라스트 찬스 여행도 있다. 기후변화로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빙하, 산호초 지대를 방문하는 것이다. 매년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고 기꺼이 비행기에 오른다. 한편, 정반대로 기후변화 때문에 여행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확히 말하면 비행기 여행을 하지 않기로 한 사람들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된 ‘노 플라이(no-fly)’ 운동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비행기를 타지 않는 운동이다. 기후 위기는 사람들의 여행 행태를 극단으로 양분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비행기가 배출하는 탄소 문제가 있다.


비행기를 많이 탈수록 탄소 배출량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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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이래 전 세계가 배출한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항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 정도다. 항공기는 다른 어떤 이동 수단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데, 승객 1명이 1km를 이동할 때 자동차가 146.6g CO2e, 버스가 37.5g CO2e, 기차가 5.4g CO2e을 배출한다면 항공기는 394.5g CO2e을 배출한다. 항공기의 여객 킬로(passenger km) 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자동차의 2.7배, 기차의 70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항공기 이용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우리나라만 해도 2023년 해외로 떠난 여행자 수가 전년 대비 약 2.5배 증가한 2천 3백만 명이었다. 해외로 떠나는 인구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특히 여가를 위한 여행이 업무상 출장보다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비행기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묘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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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부문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프랑스는 기차로 2시간 반 안에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대해서는 비행기를 타지 못하도록 했고, 이에 따라 파리(오를리)와 보르도, 낭트, 리옹을 잇는 단거리 항공노선이 폐쇄되었다. 업계에 큰 화제를 몰고 온 만큼 그 효과도 컸을까? 그렇지는 않았다. 단거리 노선 폐쇄 조치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항공 부문 총배출량 대비 0.8%에 불과했고, 99%의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항공료에 탄소세를 붙여 비행기 이용 가격을 높이는 방법도 시도되었다. 독일과 벨기에는 단거리 항공편에 대해 항공세를 신설해 국내 노선을 포함한 단거리 항공 수요를 줄이고자 했다. 그러나 이 조치는 장기적으로 업계의 탄소 중립 역량을 저하한다는 우려를 낳았다. 게다가 탄소세를 통해 항공료를 인상하는 방법은 예전부터 저소득층의 항공 이용 접근성을 떨어뜨려 불평등을 심화하고, 관광업에 의존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수많은 지역 커뮤니티를 위태롭게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 세계 인구 가운데 10명 중 1명이 관광업에 종사하며, 글로벌 GDP의 10%가 관광산업에서 나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공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과 늘어나는 해외여행 수요, 글로벌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고려할 때 가장 이상적인 방안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가격 접근성도 높은 지속 가능한 항공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불가능하기만 한 일은 아니다. 최근 항공 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ustainable Aviation Fuel, 이하 SAF)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탄소 여행을 위한 가장 유력한 옵션, 바이오 항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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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란 재생 가능하거나 폐기물을 원료로 생산된 항공연료로, 전 수명주기 동안 기존의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 가까이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AF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물 소비량, 식량 생산과의 경쟁 회피, 산림 벌채 금지 등의 지속 가능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SAF는 주원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이오 항공유로, 식물성 기름,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폐기물, 농림업 잔여물, 목적 재배 작물 등의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한다. 그 외 도시 고형 폐기물, 산업 폐가스, 대기 중 포집된 탄소를 원료로 하는 SAF도 있다.

글로벌 항공 업계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선언하고, 각국 정부가 SAF 보급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제공함에 따라, SAF 시장 규모도 2023년 13억 달러에서 2032년 416억 달러로 증가하며 앞으로 10년 내 3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는 122개 공항이 SAF를 공급하고 있으며, 공급계약 규모는 530억 리터 정도다. 그러나 2030년 무렵에는 SAF 수요가 1,200만 톤 규모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SAF는 바이오 항공유로 이는 향후에도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바이오 항공유는 항공 부문의 중장기적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가장 유력한 온실가스 감축 수단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 국제민간항공의 평화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국제연합(UN)의 전문기구

현재 글로벌 SAF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은 모두 해외 기업들이다. 향후 글로벌 항공유 시장이 SAF 중심으로 재편된다면, 국내 기업들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국내에서는 GS칼텍스가 최초로 바이오 항공유 공급망을 구축하여 대한항공과 실증 사업을 추진하였다.

바이오 항공유가 항공 부문 탄소중립을 위한 완벽한 대안은 아닐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원료 공급이 제한적이라 대규모 스케일업이 어렵고 생산비용이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전기 비행기, 수소 비행기를 운항하기 위한 기술은 아직 없다. 업계에서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유일한 중단기적 대안이 바이오 항공유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슬기로운 저탄소 여행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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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수의 항공사가 바이오 항공유를 사용하고 있다. KLM과 에어프랑스는 항공유의 1%를 SAF로 대체했다. 아직은 SAF의 가격이 높은 편에 속해 1%밖에 되지 않지만, 두 항공사는 2030년까지 SAF 비율을 10%로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아직은 10%에 불과하지만, SAF가 주 항공연료로 부상하는 것은 확실한 미래이다.

하드웨어를 못 바꾸면 소프트웨어라도 바꾸는 게 옳다. 올여름 해외여행 계획을 앞두고 있다면, 여행지에서 관광할 때만큼은 탄소를 덜 배출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이 여행하면서 배출하는 탄소를 제한하기 위한 강력한 제도로서 각 여행자에게 연간 탄소 허용량을 부과하는  ‘탄소여권’의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저탄소 여행을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는 수없이 많다. 거꾸로 말하면 하나의 만능비법은 없다는 소리다. 무지개가 여러 가지 빛깔로 만들어지듯이, 저탄소 여행 역시 숙소 선택부터 방문지, 이동수단, 먹거리와 즐길거리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섬세하게 조정하고 믹스할 필요가 있다. 예로, 여행지 선택 전, 항공권 구입 사이트에서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이 낮은 비행편을 선택할 수 있다. 탄소 배출 집계 요소에는 출발지와 목적지 등의 이동 경로뿐 아니라 항공기 기종과 등급별 좌석 수도 포함된다. 연비가 좋은 항공기의 탄소 배출량이 더 낮고,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좌석의 탄소 배출량이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구글 맵스를 활용해 교통량과 도로 경사도 등 여러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소 배출량이 가장 낮은 경로도 확인 가능하다. 친환경 숙소에는 녹색 잎 모양의 에코 인증 태그를 표시해주는 숙박 플랫폼도 많아지고 있다.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태양광 에너지나 친환경 농산물을 활용하는 등 조금 더 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숙박 업소를 예약할 수도 있다. 개인의 의지만 있다면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한 다양한 실천 방법이 존재한다. 지속가능한 여행을 실현하려면 저탄소 비행기가 필요하지만, 저탄소 비행기만으로 지속가능한 여행을 실현할 수는 없다. 항공기의 탄소감축은 과학기술의 영역이지만, 지속가능한 여행을 실현하는 것은 결심과 실천의 영역이다.

※ 본 콘텐츠는 한빛나라 기후사회연구소 소장 기고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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