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했던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실패했을 때 자기 비관에 빠져 우울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번에는 실패했지만 다음엔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응원하며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상황을 마주했을 때 자동적으로 생각하게 결론을 내버리는 고정관념을 자동사고(automatic thoughts)라고 하는데요. 어떤 사건에 당면했거나 어떤 자극을 받았을 때 반사적으로 떠오른 생각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개인마다 상황에 따른 자동사고가 다르게 작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각자 다르기 때문입니다. 인지 치료의 창시자 아론 벡(AronT. Beck)은 그것을 스키마(schema)라 칭했습니다. 사람은 각자 타고난 유전적 기질이 다르고 성장 과정이 다릅니다. 형제가 없는 외동일 수도 있고, 형제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가족이 사랑이 넘치고 애정 표현을 잘할 수도 있고,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에 서툴 수도, 기질이 외향적일 수도 있고 내향적일 수도 있죠. 이처럼 경우의 수가 많으니 사람마다 관점, 즉 스키마는 다를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사고 패턴이 만들어지고 이러한 사고 패턴은 습관이 되는 것입니다.
부정적 사고와 긍정적 사고도 ‘습관’이다?
심리학과 뇌과학에서는 행복한 마음도 불행한 마음도 습관이라고 말합니다. 내가 평소 비관적인 사람이라면, 내가 평생 동안 만들어온 스키마가 그렇게 부정적 자동 사고를 하도록 만들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비합리적인 믿음에 익숙해진 사람은 몇 번 실패한 경험 때문에 ‘해도 안 되는 사람’, ‘원래 못하는 사람’으로 자신을 일반화합니다. 이러한 부정적 자동사고는 방치하면 우울증과 불안증을 유발할 수도 있죠. 최근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부정적 사고를 장기간 반복하면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커진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와 반대로 긍정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사소한 행동이 습관이 되도록 반복하면 뇌는 바뀝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으면 뇌가 활성화되면서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고, 이러한 감정이 지속될 수록 스트레스로 인한 통증과 불쾌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완화되죠. 또한 우울하고 슬픈 감정, 좌절과 실패가 무조건 행복과 반하는 것이 아니라, 뇌는 실수와 실패하는 과정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부정 감정을 슬기롭게 조율할 때 우리는 행복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러한 긍정적 사고는 뇌와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진정한 에너지가 되며, 부정을 또 다른 긍정으로 창조하는 균형 잡힌 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긍정적 사고, 정말 우리 삶을 바꿀 수 있을까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바버라 프레데릭슨(Babara Frederickson)교수는 긍정 감정의 효용에 대한 더 구체적인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이를 통해 긍정적인 감정이 사회 적응능력 향상, 갈등 조절 능력 향상, 근력과 심혈관계 건강 증진, 심리적·지적·사회적인 능력 모두를 더욱 확장시킨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처럼 긍정적 감정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속도를 높이고, 새로운 관계를 쉽게 형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또한 창의력·기획력을 증가시키며, 미래 지향적인 인지 기능을 향상시켜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회복탄력성’ 은 최근 시시 때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신건강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개념인데요. 당장 앞에 놓인 현실적인 어려움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더 큰 가능성과 기회를 보며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의미합니다. 긍정적 사고를 꾸준히 습관화한다면 실패와 좌절을 겪은 뒤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하게 성장할 수 있죠. 이는 문제 해결 능력으로도 이어져 추후 또 다른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긍정적 감정은 품격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죠. 인간의 도덕성을 연구하는 뉴욕대학교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 사회심리학자) 교수는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은 도덕적이고 선한 행동을 하고 싶은 욕구를 증가시켜서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품격 있는 사람이 되도록 이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부정에서 긍정으로! 회복탄력성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
고통스러운 순간에 과도하게 자기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너그럽게 스스로를 이해하고 돌보는 것을 자기자비(Self-compassion)라고 합니다. 우리는 자비심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배웠지만, 긍정적인 사고를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게 가장 먼저 베풀어야 합니다. 자신을 위로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며 자존감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자존감이 높아지면 뇌가 건강해지고, 건강한 뇌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작은 불안과 걱정은 이겨낼 수 있도록 하죠.
뇌가 긍정적 사고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우리 뇌는 여행, 산책, 운동을 할 때 큰 행복을 느낍니다. 이 세 가지 중에서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운동을 통해 혈액을 뇌에 공급해주면 뇌는 최적의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뇌과학의 권위자인 존 메디나 박사는 “몸을 움직여야 뇌를 움직여서 뇌기능을 발달시킬 수 있다” 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뇌과학자들은 주 2회 20~30분만으로도 뇌를 단련하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운동을 하면 혈액의 흐름이 좋아지고,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내며 우리 몸속 조직에 영양분이 더 많이 공급됩니다. 이렇게 신체 활동성을 높이는 일은 모두 뇌에게 도움을 주며 뇌 성장호르몬, BDNF(뇌유래 신경영양인자), 엔도르핀, 엔케팔린 등을 분비하여 기분이 좋아지도록 만들면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줍니다.
운동과 더불어 또 다른 훈련 방법은 바로 언어 치유입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을 고쳐기 위해 평소에 하는 말 습관을 바꿔보는 겁니다. “괜찮아. 나니까 여기까지 온 거야. 다음엔 잘할 거야!” 등 긍정의 말을 반복해 소리 내어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저 말뿐 인 것 같지만 사실 그 문장을 읽다 보면 우리의 마음도 저절로 움직이고, 긍정적 감정과 정보가 함께 편도체에 저장되면서 뇌의 회로가 바뀌어 긍정적 사고를 습관화할 수 있습니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대단한 행복감에 한 번 압도되는 것보다 소소하지만 잠시 설레게 하는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는 것이 훨씬 좋다는 말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나의 일상을 잘 살펴보고 감사한 일을 찾아보고 작은 행복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와 명예, 권력을 다 가지고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행복은 환경과 타인이 주는 게 아니라, 행복을 발견하는 눈이 밝아야만 누릴 수 있죠. 행복을 창조하는 방법 중 하나가 ‘긍정적 사고’ 인만큼 삶의 의미를 발견하며 품격 있게 살아가고 싶다면, 어떤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생각, 긍정적인 감정을 선택하는 습관을 키워야 보길 바랍니다.
※ 본 콘텐츠는 힐링캠퍼스 더공감 학장 박상미님의 기고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