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 미술관과 명화를 소개하는 2019 GS칼텍스 캘린더 3월 이야기입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낳은 미술관
독일의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州], 라인 강 연안에 위치한 도시 쾰른에는 발라프 리하르츠 미술관(Wallraff-Richartz Museum)이 있습니다. 쾰른 하면 600년에 걸쳐 지어진 로마 카톨릭 교회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쾰른 대성당’이 가장 먼저 떠오를 텐데요. 대성당 참사 회원이자 철학자였던 페르디난트 프란츠 발라프가 작품을 기증하고, 쾰른의 거부 상인 J.H. 리하르츠의 기부금으로 고딕 교회를 개조하여 1854년 독일의 대표적 고전 미술관으로서 개관되었습니다.
기술과 자본에 매혹된 파리를 기록하다
발라프 리하르츠 미술관에서는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귀스타브 카유보트(Gustave Caillebotte, 1848~1894)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는 20대 초반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던 이력이 있지만, 그림에 뜻을 두고 에꼴 데 보자르에 입학했습니다. 그러나 살롱에 출품한 그림이 거부당하자 학교를 그만두고 자신만의 커리큘럼으로 그림 공부를 합니다. 카유보트는 주로 파리 중심가에 있는 건물과 오스만의 재개발 정책에 의해 정비된 파리 거리, 기술과 자본에 매혹된 부르주아의 거리를 마치 카메라로 기록하듯 그려냈습니다. 그림 창작도 법률 공부하듯 학구적인 자세로 이어갔습니다.
가난한 인상주의 화가들을 지원하다
카유보트는 그런 조건을 활용해, 당시 반항적인 젊은 화가들로 치부되며 아카데미와 살롱의 기성 화단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던 르누아르•모네•드가 등 인상파 화가들을 위한 전시회를 기획하거나, 전시회에 걸린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적극 구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난한 화가들을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소장한 작품들을 미술관에 기증함으로써, 현재의 미술 애호가들이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풍성하게 경험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파리 북부의 외곽도시, 쥬느빌리에의 넘치는 빛을 담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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