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2025년 가장 주목할 10대 미래 기술(Breakthrough Technologies)을 발표했습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1899년 미국 MIT에서 창간된 과학 기술 전문지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기술 비즈니스 매체입니다. 매년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기술들을 선정하여 발표하는데요. 올해는 어떤 기술이 주목 받았을까요? 미래의 변화를 이끌 2025년 10대 혁신 기술을 소개합니다.
올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10대 기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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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미래 기술을 선정할 때 몇 가지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성과가 있는지, 획기적 치료 기술이라면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는지, 그리고 산업 기술이 시범 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해 상용화 시점을 예상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 선정된 10대 기술들은 ‘혁신성’뿐만 아니라 현시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고, 가까운 미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기술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올해는 인공지능의 효율을 높이고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는 기술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2025년 10대 미래 기술로는 ‘소형 언어모델’, ‘베라 루빈 천문대’, ‘장기지속형 HIV 예방제’, ‘생성형 AI 검색’, ‘소 트림 감소제’, ‘청정 항공유’, ‘고속학습 로봇’, ‘효과적인 줄기세포 치료’, ‘로보택시’, ‘녹색철강’이 선정됐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주목해야 할 기술은 기후 위기 대응 기술입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분석에 의하면, 올해는 기후 변화 대응의 시급성에 대한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에는 국제 탄소 시장의 출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의 재설정 등 기후 위기와 관련된 다양한 정치적∙경제적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10대 기술 중 다른 분야의 기술들은 상용화까지 3~5년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후 관련 기술은 이미 상용화되었거나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기술의 적용과 그로 인한 변화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7년 사용 의무화로 선택 아닌 필수가 된 청정 항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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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총 배출량의 4%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024년 전 세계 항공기가 사용한 약 3,800억 리터의 제트연료 가운데 화석연료가 아닌 청정연료의 비중은 0.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청정연료의 상용화를 논하기엔 다소 이른 시점처럼 보일 수도 있죠.
그렇지만 비즈니스 영역을 비롯해 관련 업계에서는 재활용 원료로 만든 청정 항공유가 개발 단계를 지나 양산 단계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옥수수, 사탕수수,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등을 원료로 생산하는 지속가능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는 기존 비행기에도 바로 적용이 가능해 항공 탈탄소화의 주요 해법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국제항공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2027년부터 모든 국제 항공기에 SAF 1% 의무 혼합 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미 전 세계적으로 19개 국가에서 기후 위기 대응 차원에서 SAF 급유 상용 운항을 시행 중입니다. 또한 유럽과 영국에서는 올해 1월부터 SAF 2% 의무화를 시작했죠.
또한, 글로벌 SAF 수요도 2022년 24만 톤에서 2030년 1,835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SAF 의무 사용 비율은 2050년에 70%까지 증가할 예정이며, SAF 수요도 이에 상응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새로운 산업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SA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 1위 항공유 수출 국가인 우리나라도 정유·항공업계, 유관기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국내 SAF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비전과 종합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GS칼텍스 역시 청정 항공유 상업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Neste)의 Neat SAF(100% SAF)를 공급받아 일반 항공유와 혼합하여 제조한 ‘CORSIA SAF’는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상업적 규모로 판매하는 데 성공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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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지속가능성보고서 핵심 분석 (1) 환경편: 에너지 기업이 그리는 저탄소 사회는? 📌GS칼텍스, CORSIA 인증 지속가능항공유 일본 상업 수출 첫 성공 📌[에너지식백과] 에너지 전환 성공을 향한 차세대 연료, 바이오퓨얼✨ |
탄소 중립 시대를 위한 새로운 철강, 녹색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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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철강 업계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기반 제철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녹색 철강의 상용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스웨덴의 신생 기업 ‘스테그라(Stegra)’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스테그라는 그린수소를 활용한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철광석을 직경 10~12㎜ 크기의 펠릿 형태로 가공한 후, 수소와 반응시켜 산소를 제거하고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수증기는 물로 변환한 뒤,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기분해를 거쳐 다시 수소와 산소로 전환됩니다. 이를 통해 사용된 수소를 재활용하며, 보다 효율적인 친환경 공정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재 스테그라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제철소를 건설 중이며, 이러한 그린 제철 기술이 철강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스테그라의 생산량은 연간 450만 톤에 불과하지만, 탄소 배출이 없는 철강 생산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외에도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주목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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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발 중인 상당수의 최신 기술들이 ‘인공지능’과 연관되었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삶과 인공지능의 연관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 관련 기술 역시 놓치고 지나갈 수 없죠. 이번에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주목한 인공지능 관련 기술은 총 3가지로 생성형 AI 검색, 소형 언어모델, 고속학습 로봇입니다.
먼저 생성형 AI 검색은 질문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온라인상에서 관련 정보를 자세히 분석해 핵심 내용을 요약해 검색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구글이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만든 ‘에이아이 개요’(AI Overviews)와 오픈AI의 ‘서치GPT’가 대표적인데요. 생성형 AI 검색은 사용자의 웹사이트 방문 비율을 낮추기 때문에 온라인 광고 시장에도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둘째는 효율성이 뛰어난 소형 언어모델(SLM, Small Language Model)1입니다. 지금까지 출시된 생성형 AI는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학습하는 거대 언어모델에 기반했지만, 활용 범위가 넓은 만큼, 대량의 전력 소비가 불가피했죠. 반면 제한된 작업 수행만을 목표로 필수 데이터만 학습하는 SLM은 소량의 전력 소모만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 특정 목표 수행을 위한 내장형 AI로 활용하기에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속학습 로봇입니다.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로봇의 학습 능력이 향상되었고, 이는 데이터 학습뿐만 아니라 동작 훈련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이미 로봇 학습 방식은 기존의 정의를 재정의할 정도로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으며, 이는 향후 가사도우미 로봇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며, 시장이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도 변화합니다. 트렌드를 읽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기술이 어떤 배경 속에서 발전해 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오늘날 기후 기술이 주목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CES 2025부터 다보스포럼까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기술이 주요 의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2025년 10대 미래 기술에서도 ‘기후 기술’이 중요한 한 축을 차지했다는 점은 이 분야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이 기술들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 그리고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SLM (small Language Model):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파라미터를 가진 언어 모델로, 특정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보다 빠르고 경량화된 성능을 목표로 한다
참고 자료 :
1) 2025년 생활 바꿀 혁신 기술 10가지…소 트림 감소제도 있다
2) MIT 테크놀로지 리뷰 – 기후 변화 대응의 성패 가를 2025년
3) 2027년부터 SAF 1% 내외 혼합 급유 의무화
4) ‘탄소 주범’ 철강, 수소를 만나 오명 벗는다